가수의 꿈을 이룬 오두리가 기적의 대가로 세상에서 소멸했다.
기적을 선사한 택시 드라이버(김병옥)와 약속된 선택의 날을 하루 남겨놓은 오두리(정지소) 앞에 쌍둥이 동생 쟈넷(김해숙)이 나타났다. 쪽지 한 장 남겨놓고 사라졌던 동생을 늘 걱정했던 오두리는 “대체 어디 갔다가 온 거야.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라고 소리치며 쟈넷을 와락 끌어안았다.
쟈넷은 “난 언제나 언니 편이야. 나 다시 받아줘서 고마워.”라며 평생을 괴로워했던 죄책감을 털어냈다. 오두리는 “에밀리가 쏘아 올린 공 오두리가 확실하게 마무리할 테니 지켜봐 줘.”를 약속하며 50년 만에 동생과 화해했다.
걸그룹 데뷔 쇼케이스 무대를 앞둔 오두리는 멤버들과 구호를 외치며 긴장을 풀었다. 무대에 오르는 순간 오두리는 택시 드라이버에게 붙들렸고 “시간이 다 됐습니다. 마음을 정하셨습니까?”라는 선택을 강요받았다.
눈부신 조명과 환호성이 가득한 무대를 눈앞에 두고 오두리는 50년 전 이뤘어야 할 꿈의 무대를 상상했다. 결심을 굳힌 오두리는 택시 드라이버를 똑바로 바라봤고 “저는 이만 못다 핀 꽃피우러 갈게요.”라는 말을 남긴 채 무대로 향했다.
평생의 꿈을 이룬 오두리는 남은 시간 동안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조용히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고마운 사람들에게 전할 편지들을 모두 작성한 뒤 평화로운 놀이터에서 봄날을 만끽하던 정지소는 미련 없는 표정과 함께 소멸했다.
KBS 2TV 수목드라마 ‘수상한 그녀’(연출 박용순, 극본 허승민)는 칠십 대 할머니가 하루아침에 스무 살 오두리가 된 뒤 젊은 시절 이루지 못했던 꿈을 위해 가수에 도전하며 인생 2회차 전성기를 즐기는 로맨스 음악 성장 드라마다.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했으며 원작보다 더 풍성해진 캐릭터와 스토리로 재미와 감동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