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걸그룹 아이즈원으로 데뷔한 조유리가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로 글로벌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했다. 만삭의 임부지만 '222번'을 달고 죽음의 게임 라운드를 이어간다. 그곳에서 '333'번의 이명기(임시완)를 만난다. 뱃속 아이의 아빠이다. 조유리를 만나 '오징어게임'과 아이돌의 꿈에 대해 들어보았다. 인터뷰 하는 중에 ‘부산 사투리’가 조금 남아있었다.
Q. 오디션을 거치고 ‘오징어게임’에 합류했다.
▶조유리: “오디션 합격한 게 꿈만 같았다. 저 같은 신인배우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지다니. 인생에 몇 안 되는 기회가 될 것 같았다. 매번 오디션을 볼 때마다 절대 후회하지 말자며 열심히 준비했다.”
Q. 오디션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는지.
▶조유리: “오디션을 여러 번 봤었다. 1차를 보고나서 연락이 없기에 떨어진 줄 알았다. 슬퍼하다가 2차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두 배로 더 열심히 연습했다. 3차에서 감독님 앞에서 오디션을 하게 되었다. 긴장하였다.” (준희 역할로 오디션 본 것인가?) “4차 오디션 때부터 감독님이 염두에 두신 것 같았다. 대본을 받아보니 조유리 옆에 ‘준희’로 되어있었다. 처음 오디션 볼 때는 오디션용 대본이랑 자유연기를 보여주었고, 2차 때는 시즌1과 2의 대본 발췌본이랑 다른 작품 발췌본이었다. 많은 대본을 보면서 오디션을 했다.” (준희 말고, 세미나 영미 역은 생각해 보지 않았는지?) “준희 역할 아니면 떨어지지 않았을까. 세미와 영미는 딱 맞는 배우를 생각해 놓았기에.” * 세미는 원지안이, 영미는 김시은이 연기했다 *
Q. 오디션 볼 때 황동혁 감독은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
▶조유리: “다른 말없이 '잘 하네요' 하시더라. 그냥 다시 안 볼 사람처럼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너무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좋았지만 왠지 안 볼 것 같이 말하는 것 같았다.”
Q. 아이돌 가수로 활동하다가 연기를 하게 되었는데, 연기자의 꿈은 언제부터 가졌는지.
▶조유리: “가수를 하기 전부터 연기에 대한 꿈이 있었다. 고등학교 연극부에서 우연히 시작하게 되었는데 너무 재밌었고, 흥미를 갖게 되었다. 아이돌 데뷔를 먼저 하게 되었지만 연기에 대한 갈증은 있었다.” (윤가이가 응원해 줬는데) “언니는 고등학교 연극반에서 저의 연기 선배이자 스승이었다. 그때부터 좋아했는데 지금까지 인연이 이어오고 있다. <오징어게임> 촬영하면서도 자주 만났다. 처음 공개되는 날 거의 생중계로 문자 보내주더라. ‘감정 좋다’, ‘멋있다’라며 피드백을 주었다. 지금도 잘 지내고 있는 언니이다.”
Q. 대선배들과 연기를 펼쳤다.
▶조유리: “완전 ‘얼음’이었다. 선배님 볼 때 마다 긴장이 되었다. 원래 이렇게 떨리나 싶어서 회식할 때 옆 선배에게 물어보았다. 박성훈 선배가 ‘나도 지금 떨려’라고 하시더라. 그게 긴장 푸는 데 도움이 되었다.”
Q. 연기가 재밌는 이유는?
▶조유리: “제가 살아보지 못한, 겪어보지 못한 인물을 내가 대신 살아보는 것이다. 그게 흥미롭다. 다른 성격을 연기한다는 게 재밌다. 제 안에 없는 것이 아니라, 분명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Q. 첫 촬영은 어떤 장면이었나?
▶조유리: “숙소에서 일어나서는 ‘여기가 어디지’ 하는. 멀리서 찍힌 장면이다. 그 숙소도 처음 보았기에 더 긴장되었다. 그 감정이 잘 묻어날 수 있었던 것 같다. 두렵고, 무섭고, 무언의 압박감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였다.”
Q. ‘딱지치기’ 게임을 무사히 통과했는데.
▶조유리: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다. 대본 연습할 때부터 각자 주어진 게임을 틈틈이 연습해달라는 주문이 있었다. 연습을 많이 했는데 현장에서 딱지를 넘기지 못했다. ‘이건 CG로 하면 되니 긴장하지 말라’고 했다. 아무리 해도 안 되었다. ‘잘 할 수 있었는데..’ 이병헌 선배님은 팽이를 너무 잘 돌리시더라. 원래는 실패해야하는 것인데 어떻게 던져도 팽이가 돌아갔다. 뒤로 잘못 넘겨도 팽이가 돌더라. 그렇게 팽이가 도는 것을 보면서 절망적인 표정을 짓는 것이다. 그 장면 찍을 때 다들 차가운 바닥에 넘어졌는데 언제 이런 대배우들이랑 그러겠는가. 모든 게 재밌었다.”
Q. 이병헌 배우는 아재개그를 한다. 그때 준희 표정이 ‘찐’이다.
▶조유리: “그 대사는 애드리브가 아니었다. 그 영상 보고 뿌듯했다. 내 표정이 그렇게 ‘찐 연기’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 기쁘다. 아재개그를 듣고 당황하는 아이의 연기를 한 것이니 그런 반응을 듣고 ’아, 목적달성!‘ 하며 기뻤다. 누가 봐도 아재개그인데 준희가 웃을까? 떨떠름해 하는, 재미없다는 것을 나름대로 해석한 것이다.”
Q. 만삭의 임산부라는 것을 밝히는 것이 게임에서 유리했을까. 인간성을 믿는 캐릭터여서 그런가.
▶조유리: “배가 불러있으니 이야기를 안 해도 알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보다는 기훈(이정재)이 있으니까. 기훈이 인간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기훈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이 팀에 끼워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해봤다. 여기서 나가자’고 이야기할 때, 이 사람은 이 게임의 잔인성을 잘 알고, 목숨 걸고 저러는구나 생각했었다.”
Q. 게임에서 명기(임시완)를 챙겨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도 그에게 마음이 남아 있는 것인가.
▶조유리: “명기에게 조금씩 마음이 열리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게임장에서 아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 감정이든 안 좋은 감정이든 마음이 갈 것이다. 그 사람이 애 아빠이고, 잠적했던 전 남자친구였다면, 그리고 지금까지 자기 목숨을 몇 번 구해줬다고 생각하니. 그리고 저를 잡는 분위기이다 보니 마음이 점점 열리고 있는 쪽이라고 해석하는 게 맞는 것 같다.”
Q. 명기는 ‘전’ 여친이 아니고 ‘현’ 여친이라고 말하는데.
▶조유리: “그건 명기가 할 법한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옳은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명기는 여기서 나가서 잘해보자며 계속 ‘나가자, 나가자’ 말하는 입장이다. 명기가 그렇게 생각하니 준희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명기를 은연 중에 믿고 싶었던 것인가?) “그런 것 같다. 명기가 마치 손톱 밑의 거스러미 같이 자꾸 신경 쓰이고, 아프고, 눈에 밟히는 느낌이다.”
Q.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게임 촬영에서 NG는 나지 않았는지.
▶조유리: “움직여서 NG가 나지는 않았다. 실제 해보니 가만히 서 있는 게 엄청나게 어렵다. 중심잡기가 어렵고, 촬영까지 하고 있으니. 실제 노래를 켜놓고 진짜 ‘오징어게임’하는 것처럼 엄청 긴장하고 찍었다. 무섭다는 감정이 절로 들었다.”
Q. 해외 팬들의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조유리: “제가 노래 부르는 콘서트 영상을 가져와서는 ‘인상도 좋은데 노래요’라는 코멘트를 남겨주신 분이 있다. 뿌듯하고 기분 좋았다. 많은 분들이 그 영상을 봐주셨더라. 배우로 보여주는 첫 모습을 좋아해주셨고, 그래서 노래하는 영상도 좋아해 주시나보다.”
Q. 임시완 배우도 아이돌 출신이다. 현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주로 나눴는지.
▶조유리: “현장에서 아이돌 시절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 드라마에 대해 나눠야할 이야기가 많아서. 캐릭터 이야기 많이 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라 같은 조언 보다는 옆에서 선배 모습을 보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신을 준비하며 연습을 많이 한다. 혼자 하거나 같이 해보자면서. 그런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았다. 같이 찍는 신이 많았고, 촬영장에서 많이 챙겨주셨다. 식사할 때도. 모든 순간을 잘 챙겨주셨다. 내가 선배가 되면 시완 선배처럼 후배들을 챙겨줘야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Q. 베테랑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하는 작품에서 배운 게 많은 텐데.
▶조유리: “상대배우와 호흡하는 법을 익혔다. <미미쿠스> 할 때 충분히 배운 것 같은데 이번에 더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촬영하면서 내가 (연기적으로) 성장했구나 느꼈다. 연기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어떤 자세여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강하늘 선배가 촬영장에 들어올 때마다 마치 전구가 켜지는 것처럼 밝아진다. 아주 높은 톤으로, 아주 쾌활하게 인사한다. 현장에선 이렇게 해야 되구나. 리스펙하게 되었다.”
Q. 적극적으로 한 번 더 찍자고 그랬다는데.
▶조유리: “찍으면서 후회하지 않고 싶어서 그랬다. 마음에 찜찜함이 남아서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그랬다. 그러면 감독님이 한 번 더 찍었다. 그러고는 ‘전에 걸로 O.K~’하셨다. 그런 것도 배웠다. 다들 오케이하면 오케이구나. 이런 것도 받아들일 주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Q. 테이크를 많이 간 장면은 어떤 것인가.
▶조유리: “감정이 많이 들어간 장면인데 시즌3에 나올 것이다. ‘시즌2’에서는 아무래도 화장실에서 우는 신, 그리고 명기랑 처음 만나서 싸우는 장면이다. ‘꼴 좋네’하는 신에서 대사가 길다. 그 장면을 가장 많이 찍었다.” (촬영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는지?) “거의 시간 순서대로 찍었다.”
Q. 준희는 어떤 아이인가. 전사에 대해 생각해 봤는지.
▶조유리: “이 친구가 꾸밀 줄 모르는 친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염색을 했었는데 사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머리가 그런 모습이다. 피어싱도 했을 것이다. 아마 알바를 하다가 명기를 만났을 것 같고, 유튜브를 해보려고 하지 않았을까. 그런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준희가 그런 것에 관심이 없지는 않았을 것 같다. 남자친구가 하는 건 다 해보 싶지 않았을까.”
Q. 어마어마한 출연료를 받았다는 루머가 있다.
▶조유리: “만져본 적도 없는 금액이라 놀랐다. 기사를 보고 ‘이런 것도 다 있네’하고 웃었다. 아마 ‘오징어게임’이라서 그런 기사가 믿을 수 있는 것 같다. 이 작품이 모든 걸 믿게 만들구나. 울어야 될지 웃어야 될지 모르겠다. 해명은 해야할 것 같다.”
Q.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조유리: “연기에 대한 재미가 붙었고, 더 다양한 작품을 찍고 싶다. 작품을 찍으면서 이렇게 맞춰 나가구나 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오징어 게임> 촬영현장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앞으로 액션 영화를 해보고 싶다. 액션 연기에 자신이 있는 건 아니지만 드라마든 영화든 액션, 스릴러 장르를 좋아한다. <오징어게임> 시즌1도 엄청 좋아해서 몇 번을 보았다. 그래서 합류하게 된 것 같다.”
Q. ‘시즌1’의 정호연 같이 할리우드 진출이 된다면? 준비를 하고 있는지.
▶조유리: “하하. 그것과 관련 없이 영어공부는 아이돌 때부터 했었다. 지난달에 LA에 가서 <오징어게임> 홍보를 위한 인터뷰를 했었다. 내가 말을 할 수 있을까. 조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말짱 도루묵이더라. 그래도 조금 들리는 것이 나름 발전했구나 싶었다.”
Q. 가수 활동과 연기자 활동의 밸런스는?
▶조유리: “고민은 없다. 가수도, 연기자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간단명료하다. 하반기에, 아니면 더 빨리 앨범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 기대해 주세요.”
Q. 아이즈원 멤버들은 <오징어 게임> 공개 후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
▶조유리: “오디션 합격하고 나서 다들 기뻐해 주었다. (장)원영이도 기뻐해주면서 ‘언니, 정말 진짜 대단해. 언니 멋있어’해 주었다.(목소리를 흉내 내서 웃음이 터짐) 채연 언니도 유진, 혜인도. 다들 축하해 주었다.”
"(최)예나 언니는 예지몽까지 꿨다. '오징어 게임2' 오디션 합격하고 캐스팅 기사가 뜨기 하루 전에 ‘나 꿈 꿨는데 네가 임신을 하고 울고 있더라. 걱정이 되어 검색해봤는데 그게 합격 운이다.’고 했다. 그때는 내가 어떤 캐릭터인지 말하지 않았는데 아주 놀랐다. 언니가 신기가 있는 모양이다.“
Q. 시즌2를 끝내고, 시즌3에 대한 기대평을 미리 한다면?
▶조유리: “시즌3에서는 살아남은 캐릭터들이 자신만의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스토리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니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