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영화 산업의 현 주소를 되짚어보는 긴급진단 토론회가 열렸다.
2020년 코로나 시대의 영화산업을 진단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2020한국영화산업 긴급진단 공동 토론회’가 지난 10월 28일(수)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아트나인에서 열렸다. (주최: (사)영화수입배급사협회(KBDF), (사)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 후원 :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영화 제작, 수입, 유통(CP, MCP)사를 비롯하여 IPTV, OTT플랫폼사 등 영화산업을 구성하는 각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4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1부, 디지털유통에대한현황점검 - 함께 갑시다 OTT라는 주제로 한국일보 라제기 영화 전문 기자의 사회, 최광래 대표(JNC미디어그룹)의 발제, 강문경 차장(㈜홈초이스), 김정석 대표((사)한국영화디지털유통협회), 조영각 센터장(인디그라운드) (가나다 순)이 패널로 참석했다.
2부는 코로나 시대 위기의 한국영화산업 긴급 진단을 주제로 장영엽 편집장(씨네21) 사회, 김현수 본부장(영화진흥위원회 정책사업본부)의 발제, 권지원 대표(리틀빅픽쳐스), 이정세 본부장(메가박스 영화사업본부), 장원석 대표(BA엔터테인먼트), 조성진 담당(CJ CGV 전략지원) (가나다 순)이 패널로 참석하여 진행됐다.
1부 사회를 맡은 라제기 기자는 디지털 유통 시장과 OTT 등 인터넷 VOD 시장의 매출이 증가함과 동시에 영화 유통 시장이 급변하면서 제작, 투자, 배급, 수입, 상영, 유통 등 모든 분야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코로나 19로 어려운 시기에 영화 산업 전체가 공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향을 모색하고자 이 자리가 마련되었음을 언급했다.
이를 위해 1부에서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OTT 영화 정산 방식 및 기타 이슈를 짚어보고, 2부에서는 위기에 처한 영화 산업 전반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 1부 발제를 담당한 최광래 대표는 현 시기 영화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미래에 대한 염려나 준비 없이 과거를 지나왔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 분석하며 이에 대한 세 가지 화두를 던졌다.
첫 번째 질문은 우리가 정당한 가격을 받고 있는지 였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월정액 가입자들의 관람 시간을 매출액으로 산출하여 OTT사가 콘텐츠 매출의 50%를 확보한 후 남은 매출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판권사가 받는 영화 한 편당 매출은 약 100원 정도다. 즉, OTT 가입자가 증가해도 판권사의 매출은 미미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북미에서 ‘트롤’과 ‘뮬란’이 OTT를 통해 편당 가격 19.99불(한화 약 2만 4천원), 29.99불(한화 약 3만 6천원)로 극장이 아닌 디지털 최초개봉 방식으로 관객과 만났다. TVOD 서비스만으로 제작비를 회수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로 인한 극장 셧다운 상황에 대한 반전의 계기가 됐다.
두 번째 토의 주제는 홀드백이었다. 현재 IPTV 홀드백은 KT, LG의 경우 PVOD+6주 후, SK BTV는 PVOD+1주에 월정액 서비스인 오션(Ocean)에 편성한다. 물론, 배급/유통사(CP사)와 협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편성이다. 대형 스튜디오 영화를 배급하는 직배사와 국내 중소 유통사의 홀드백 기준이 완전히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직배사 영화는 PVOD+12개월 이후 선택적으로 월정액 서비스에 편성되고 있으며, 각각의 모든 영화에 가격을 책정하여 MG+RS로 진행한다.
다른 IPTV사와 달리 편법적으로 홀드백을 파괴한 SK BTV의 PVOD+1주 후 월정액 서비스(오션) 편성은 곧 TVOD의 매출 감소를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3주간의 극장 동시서비스 이후, 적어도 1년 정도의 TVOD 서비스를 진행한 후, 월정액 서비스에 포함시키는 게 맞다.
세 번째는 현 시대를 위기를 기회로 바꿀 방법에 대한 모색이었다. 미국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미 존재하고 있던 OTT를 TVOD의 정당한 가격과 홀드백을 기준으로 활성화시키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영화 콘텐츠의 정당한 가격과 홀드백을 통해 상생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1차적으로 극장 동시/최초 개봉 TVOD 가격을 극장보다 높게 책정해야 한다. OTT는 여러 명이 시청 가능하다는 점에서 극장과 같은 가격으로 진행했을 경우 단순히 매출 감소를 가져올 뿐 아니라 극장을 죽이는 길이 될 수 있다. 2차로, SVOD로 가기까지 최소 1년의 홀드백을 보장해야 한다. 미국 직배사와 달리 국내 유통사 및 제공자들의 컨텐츠에만 빠른 홀드백을 적용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며, 콘텐츠 제공자들의 매출 감소의 원인이기 때문에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이에 대해 ㈜홈초이스에서 콘텐츠 유통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강문경 차장은 “앞의 홀드백이 무너지면 뒤의 시장도 같이 무너진다는 것을 서로 인지하고 윈도우 정책에 대해 함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디그라운드 조영각 센터장은 “과연 IPTV 서비스라던가 OTT에 독립/예술영화의 다양성이 포함되어 있는가? 다른 영화들과 같은 곳에서 서비스됨으로서 관객들의 선택성/자율성이 확보되고 있는 게 맞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김정석 대표는 “협의체나 협의 테이블을 꾸려서 꾸준히 얘기해야 한다”며,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 영진위와 문체부에서 고민해 주기를 당부했다. (KBS미디어 정지은)
[사진= 영화수입배급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