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
한국 영화사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고전 영화 4편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됐다. 국가유산청은 <낙동강>(1952, 전창근), <돈>(1958, 김소동), <하녀>(1960, 김기영), <성춘향>(1961, 신상옥)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등록 예고된 영화는 한국 영화의 전환점이 된 작품들로 평가받는다.
<낙동강>(1952, 전창근)은 한국전쟁 시기에 제작된 이 작품은 영상과 음향이 온전히 보존된 유일한 영화로, 윤이상의 관현악곡 <낙동강의 시>를 최초로 담았다. 전쟁 시기 문화예술인들의 역량이 결집된 결과물로 역사적·문화적 의미가 크다.
돈 - 성춘향
<돈>(1958, 김소동)은 산업화 시기 농촌의 현실을 비극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하녀>(1960, 김기영)는 가족 붕괴와 공포를 기괴한 미장센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김기영 감독 영화 세계의 원형이자 한국 영화사의 걸작으로 인정받는다.
<성춘향>(1961, 신상옥)은 한국 최초의 컬러 시네마스코프 영화로, 당시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제8회 아시아 영화제 출품작으로, 일본 6개 도시에서 개봉하며 한국 영화 산업의 도약을 알린 작품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이들 작품의 디지털화 및 복원 작업을 통해 원본 필름의 가치를 보존하고 있다. 특히 <하녀>는 2008년 복원 작업 후 칸 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성춘향> 역시 복원 과정을 거쳐 2021년 고화질로 공개되었다.
이번 등록은 고전영화가 단순한 대중예술을 넘어, 시대를 기록하는 문화유산임을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기존 국가등록문화유산 8편에 이어 이번에 등록될 4편을 포함, 총 12편의 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이번 등록을 통해 훼손 위기에 처한 과거 필름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한국 영화사가 담고 있는 역사적·문화적 의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제공=한국영상자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