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한강 작가, ‘색’으로 연결한 ‘삶과 죽음’의 의미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는 한강 작가. 특별히 한림원이 시상평을 남긴 작품이 소설집 <흰>이다. “슬픔의 색을 통해 작품 전체가 연결되는 구성으로 이 작품은 일종의 세속적 기도서에 가깝다”라는 인상적인 말을 남긴 것이다.
그동안 한강 작가는 ‘색’을 변화시키며 다양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흰>은 그 정점에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는 상황. 색을 책의 제목으로 정한 작품 <흰>을 통해 작가의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고자 한강 작가의 흰 특집을 준비했다.
보통 ‘흰’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깨끗하거나 하얀색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작가에게 ‘흰’은 하얀색과는 다른 것이며 ‘죽음’을 떠오르게 만드는 색이다. 소설 속 나에게 있던 언니는 흰 배내옷을 입고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흰 강보에 싸여 죽음을 맞이했다. 이렇게 언니의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색인 ‘흰’. 작가는 흰을 통해 여린 것들의 죽음을 떠올렸다.
이후 외국의 낯선 ‘흰 도시’에 머물면서 다시 ‘흰’을 떠올리게 된다. 히틀러에 의해 ‘흰 눈’이 쌓인 것처럼 파괴된 도시에서 사람들의 상처와 아픔을 떠올리고, 더 나아가 민족이 총살되었던 벽 앞에서 애도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진정으로 애도하지 못했던 한국 역사의 아픔까지 바라보게 된다.
푸른색과 붉은색에 이어 ‘흰’까지 나아간 한강 작가의 ‘색’.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그녀의 작품을 읽고 싶지만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를 때, 방송을 통해 <흰>에 담긴 작가의 생각과 언어를 알아보면 그녀의 작품 세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BS <지식채널e> '흰, 흰 것들, 흰' 편은 12월 4일 (수) 밤 12시 55분, EBS 1TV에서 방송되며, E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