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서울아트하우스영화제가 오는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CGV아트하우스 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대구아카데미, 광화문 씨네큐브, 에무시네마에서 개최된다. 수입·배급사 엠엔엠인터내셔널(이마붑·임동영 대표)이 새롭게 런칭한 서울아트하우스영화제는 ‘가장 아트하우스 답게’라는 슬로건으로, 예술 극장을 기리며 전 세계 영화 창작자들과 관객을 극장으로 손짓하는 영화제다.
제1회 서울아트하우스영화제는 ▲포커스 인 ▲올해의 시네아스트 ▲아이콘 ▲프로그래머 초이스 등 총 6개의 섹션, 16개 작품(장편 11, 중단편 5)으로 프로그램 구성돼 있다. 영화 토크 행사와 포스터 굿즈 이벤트 등 현장 이벤트가 마련돼 있다.
올해 영화제 '포커스 인' 섹션에선 <엠파이어>(브루노 뒤몽), <세컨드 액트>(캉탱 뒤피에 감독), <알레고리, 잇츠 낫 미>(레오스 카락스·알리체 로르바케르·JR 감독),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해>(호나스 트루에바 감독) 작품을 서울 프리미어로 만난다. 특히 올해 칸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한 <세컨드 액트>는 한국에서 처음 상영한다. 캉탱 뒤피에 감독은 <디어 스킨>, <믿거나 말거나, 진짜야> 등 전작을 통해 독특한 연출로 전 세계 영화제에서 호평 받고 있으며, 한국의 시네필들도 기대하는 이름이다. 뱅상 랭동, 레아 세두 등 유명 배우들의 재기가 돋보인다.
브루노 뒤몽 감독의 <엠파이어>는 올해 가장 다양한 감상이 나온 작품 중 하나로 우주와 광선검이 나오는 SF 영화이다. 영화는 인간과 권력 구조에 질문을 던지며 구축한 공간 안에서의 감정적 충돌을 포착한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알레고리, 잇츠 낫 미>는 알리체 로르바케르·JR 감독의 <알레고리>와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잇츠 낫 미>가 합쳐진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출연한다. <알레고리>는 도시의 동굴을 탈출하려는 소년의 여정을 동화적으로 그린 작품이며,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예술 감독으로 출연하며 소년에게 귀속말을 건넨다. <잇츠 낫 미>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에세이 영화로 감독 자신의 40년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며 정치적 변곡점 그리고 예술에 질문을 던진다. 과도한 이미지와 사운드로 둘러싸인 초연결 시대, 거장 감독이 제시하는 실마리를 만날 수 있다.
스페인 신예 호나스 트루에바 감독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해>는 15년을 함께한 연인이 헤어지길 결심하고 이별 축하 파티를 연다는 단순할 것 같은 플롯을 가진 작품이다. 이는 곧 전혀 다른 조짐과 양상으로 변모하는데, 감독의 연출적 야심을 살필 수 있는 영화다. 환절기에 보기 좋은 작품으로 영화제가 열리는 11월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올해 칸영화제 감독주간으로 상영되었으며 '유럽최고영화상'을 수상했다.
제1회 서울아트하우스영화제 ‘올해의 시네아스트’는 빅토르 에리세 감독이 선정되었다. 스페인 거장 빅토르 에리세 감독은 50년 반 세기 동안, 단 4편의 장편 영화를 선보였다. 올해 개봉한 신작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는 31년 만의 작품으로, ‘영화의 기적’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벌집의 정령>부터 신작<클로즈 유어 아이즈>까지 50년, 거장의 시간을 경험해본다.
양인모 서울아트하우스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빅토르 에리세 감독은 현실과 영화의 경계, 특히 스크린의 은막을 일깨우며 신화적인 영화를 만들어낸 감독이다. 가장 아트하우스적인 영화 창작자로 그의 작품을 통해 영화, 영화관의 비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1회 아트하우스영화제가 제일 먼저 찾은 이름이다"고 말했다.
‘아이콘’ 섹션에선 올해 8월 세상을 떠난 배우 알랭 들롱을 조명한다. 알랭 들롱은 시대의 아이콘이자 문제적 삶, 화려한 이미지에 반하는 어두운 빈곤의 그림자가 서린 독특한 양명성을 가진 배우다. 영화사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을 그의 얼굴을 기리며, 프렌치 느와르 전성기를 이끌었던 두 작품 <지하실의 멜로디>, <조이 하우스>를 만난다.
2024년은 <라탈랑트>가 세상에 공개된 지 90년, 장 비고 감독의 90주기이다. 시적 리얼리즘 선구자로 알려진 장 비고 감독은 한국의 아트하우스에서도 자주 조명한 창작자다. 제1회 서울아트하우스영화제를 통해 그가 남긴 네 편의 전 작품을 만나며 영화의 미래를 꿈꿨던 감독과 대화를 청해 본다. 올해 ‘프로그래머 초이스’는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믹의 지름길>이다. 시원하게 시선을 돌려 1845년 미국 서부 개척 시대 오리건 트레일 세 가족의 여정을 함께한다. 아트하우스 영화 플랫폼 ‘콜렉리오 라이브러리 섹션’에선 브루노 뒤몽 감독의 <휴머니티>, <하테비치>를 만난다. <휴머니티>는 1999년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여우주연상·남우주연상 3관왕을 한 작품으로 뒤몽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어린 소녀의 살해 사건 수사를 맡은 형사를 중심으로 인간의 고립과 딜레마를 다룬 작품이다. <하테비치>(2009)는 수녀원에서 쫓겨난 여성이 겪는 종교, 내면적 갈등을 통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엠엔엠인터내셔널 이마붑 대표는 “서울아트하우스영화제는 무엇보다 극장과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제다. 아트하우스는 전 세계 낯선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메신저다. 또 국내 수입이 된 작품이라도 개봉 전에 아트하우스 관객들을 먼저 만나면 영화 배급과 홍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