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환 배우는 형사로 나온 작품이 많을까, 악당으로 나온 작품이 많을까. 오늘(30일) 17회에서 최종회 20회까지 막판 스퍼트를 올릴 디즈니플러스 [강매강]에서는 형사로 나온다. ‘강매강’은 ‘강력하지는 않지만 매력적인 강력반’의 줄임말이다. 김동욱, 서현우, 박세완, 이승우와 함께 전국 꼴지의 검거율을 자랑하는 송원서 강력2팀 형사이다. 참, 김동욱은 초엘리트 반장이다. 은근히 웃기고, 괜히 다 보게 되는 ‘강매강’에서 ‘무중력’이라는 독특한 이름으로 무한 매력을 발휘하고 있는 박지환 배우를 만나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들어보았다. <우씨왕후> 후반부와 맞물러 이 작품을 찍었고, 지금 [탁류] 찍고 있단다. 끝?
Q. 요즘 대세가 확실한 것 같다. 액션과 코미디, 정극을 오가며 캐릭터를 연기할 때 톤 잡기가 어렵지 않나.
▶박지환: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에버랜드에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로봇 박람회 가는 것 같다. ‘우와~’했다가. ‘으악!’하는 느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현장에 가면 분위기가 조성되어있으니 그 안에 흠뻑 빠져들면 된다. 잘 할 수 있는 것만 할 수 있는가. 서로 믿고 가는 것이다.”
Q. 송원서 강력팀의 팀워크가 끈끈하다. 어떤 사전 준비과정을 거쳤는지.
▶박지환: “시작하기 전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눴다. 다짐의 시간이다. 서로 대본도 바꿔 읽어보면서 합을 맞춘다. 문제가 있으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자고, 서로 도와주자고 뜻을 모았다. 리허설하면서 이 장면에서는 내가 주인공이 아니지만 저 캐릭터에 몰아주자고 뜻을 모으기도 했다.”
Q. 코미디 연기를 할 때 특별히 어려운 지점은 있는지.
▶박지환: “특별히 어렵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려운 것이 있으면 상대방의 능력에 기댄다. 작은 생각들을 모아 함께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둘이 만나면 더 좋아 보이는 것 같다. 코미디는 어렵다고 말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연기란 것은 제각각이니. 경험이 없는 사람도 빛나 보일 때도 있다. 달리기를 예를 들면, 이상한 포즈를 하며 뛰어 결승전에 온다면? 비록 6등을 해도 관심을 받는다. 그렇게 이상해도 관심 받는 것이 연기인 것 같다. 짬뽕 만드는 데 짬짬이 나오는 것처럼. 그걸 받아들이는 것이 연기라고 생각한다.”
Q. 송원서 5인방은 각자의 서사가 있다. 누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나.
▶박지환: “다들 매력적인데, 장면마다 다르다. 그 사람이 미치도록 사랑스럽고 좋아 보일 때도 있고, 너무나 곱고 소중하게 생각될 때도 있다. 박세완의 모습은 처음 보는 것이다. 그런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 정말 ‘쾌’스러운 배우이다. 유쾌, 상쾌, 통쾌였다. 가물치 같았다. 에너지가. 배우들이 서로를 완벽하게 신뢰했다. 자신이 더 잘 났다는 사람은 없었다. 서로가 한데 어울리는 신기한 현장이었다.”
Q. 악역과 형사 중 어떤 역할이 좋은가.
▶박지환: “역시 도망 다니는 것보다는 잡으러 가는 것이 좋다. 활기차게 잡으러 가면 되니까.
진지한 역할이 오면, 그 때는 또 그렇게 즐겁게 연기를 할 것이다.“
Q. 시트콤의 재미는? 애드리브는 어느 정도였나.
▶박지환: “<거침없이 하이킥>을 본 적은 없지만 그게 재밌었다는 것은 알잖은가. 대본 보면서 신박했다. 진짜 재밌었다. 계속 킥킥대며 봤었다. 리허설 하면서 서로 더 많은 걸 넣어보거나 빼보기도 했다. 감독과 배우들이 진짜 많은 이야기했다. 건강하게 소통을 많이 했다.”
Q. 무중력 캐릭터는 어떻게 완성되었나.
▶박지환: “‘무중력’ 이름은 그냥 대본에 나와 있었다. 그는 복싱이 힘들어서 운동을 그만 둔 인물이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촌 같은 남자. 나쁘진 않은 삼촌이다. 이런 코미디는 병맛, B급 드라마이다. 우리가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니. 준비는 완벽하게, 마음은 라이트하게 가져야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가 있다.”
Q. 본인이 대세라는 것을 인식하는지.
▶박지환: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진짜 기사도 안 찾아본다. 밖에 나갈 때도 모자 쓰고, 안경 쓰고, 마스크 쓴다. 잘 안 돌아다닌다. 런닝하다가 혹시 절 알아보고 ‘어~’하면서 후다닥 달려간다. 감사하지만.”
Q. 이달 초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된 작품 중에 이동휘 주연의 <메소드 연기>에서 놀라운 특별출연을 했다.
▶박지환: “시사회장에서 이동휘 배우를 만났는데 배우로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다. 독립영화를 하려는데 걱정이 있는 모양이었다. 차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슬퍼보였다. ‘너 진심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래서 큰 힘은 안 되지만 내가 도울 수 있으면 도와줄게 한 것이다. 얼마 뒤에 시나리오가 왔는데 내가 어떤 역할인지 알겠더라. 그래서 스타일을 꾸몄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제가 시나리오를 보고 느끼는 감정을 설명해줬고, 이동휘도, 감독도 받아들였다. 그 작품에서는 초반에 내가 판을 잘 깔아줘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막연하게 미국 TV쇼에서 볼 수 있는 과장된 느낌, 불쾌감을 주는 인물을 연기한 것이다.”
Q. 본인 연기에 대해 모니터링을 안 하는 이유가 있는지.
▶박지환: “오래된 습관이다. 확인을 잘 안한다. 테이크를 다시 하면 좋은 느낌이 안 나오더라. 물론 그렇게 해야 할 신도 있지만. 내가 어떤 신에서 잘 못했다고 생각이 들어도 그게 상대배우에게는 최고의 신일 때가 있다. 그것에 맞는 신의 연기를 해야 한다. 나는 만드는 사람이지 보는 사람이 아니다. 결과는 관객 분들의 몫이다. 저는 최선을 다해 쏟아냈는데 ‘쏟아낸 게 그거야?’하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Q. 삶이 심플한 편인가?
▶박지환: “심플한 것은 아니고. 원래 그렇다. 집에 들어가면 배터리가 탁 꺼져버리는 타입이다. 라디오 듣거나 유튜브 본다. 역사프로그램, 다큐 본다. <한국기행> 좋아한다. 출연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자연, 문화재 이야기 해주는 것을 많이 본다. ‘백자’ 이야기할 때 왜 난 안목이 없을까하면서 공부한다. ‘진선미’에 관한 책을 읽으면 작품을 할 때 연기가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 내면을 채운다는 거창함이 아니라, 알고 싶은 것이다.“
Q SNL코리아에 출연했을 때 이야기를 하자면.
▶박지환: “분장실에서 한 시간을 울었다. 하려며 제대로 하는 것을 좋아한다. 핑계 대는 것, 변명조의 말을 싫어한다. 품의 없고 천박한, 괴짜 같은 연기도 해야 한다. 나중에 깨끗하게 비워낼 수 있다. ‘최선을 다해, 과장되게 하는 거야!’라고 생각했다. 그 때 처음으로 매니저에게 청심환을 사오라고 했을 정도이다. 다행히 SNL크루가 최선을 다해 도와주더라. 이 사람들 말을 잘 들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최선을 다하고 나니 눈물이 나더라. 울면서 집에 갔다. 좋은 경험이었다. 그 다음 날부터 새 살이 돋는 경험을 했다. 자신감도 생기고.”
“다음엔 <탁류>로 또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박지환 배우가 무중력 형사로 나오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강매강>은 20부작이다. 30일, 17/18/19/20부가 방송된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