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PD로그'
PD가 직접 체험하는 신개념 리얼 노동 다큐멘터리 EBS [PD로그]. 28일 방송에서는 EBS 이동윤 PD가 장례지도사에 도전하는 이야기가 공개될 예정이다.
천만 관객을 몰고 온 영화 <파묘>에서 배우 유해진 역의 모티브가 된 실제 인물, 유재철 장례지도사. 그를 따라 현실의 파묘 현장을 체험하기 위해 이동윤 PD가 경기도의 한 공원묘지를 찾는다. 산소 관리가 힘들어 파묘, 즉 묘지 개장을 통해 유골을 화장하고 수목장으로 모시려 한다는 의뢰인 가족. 할아버지, 할머니가 함께 묻혀계신다는 산소 앞에 술과 음식을 차려 파묘제를 지내면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다. 약 1m 깊이의 땅을 오직 삽질만으로 파내야 하는 일. 육체적 노동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무엇보다 이PD를 두려움에 떨게 한 것이 있었으니, 무덤 안에서 온전한 유골이 나올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파고 파고 또 파고,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도 금세 땀범벅이 된 이PD. 약 2시간에 걸친 삽질 끝에 처음으로 땅속에서 드러난 건 썩지 않은 수의. 과연 유재철 베테랑과 이PD는 고인의 유골을 잘 수습해 무사히 화장장까지 모셔다드릴 수 있었을까?
2006년 故 최규하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여러 대통령의 장례를 담당했다는 유재철 베테랑. 이에 ‘대통령의 염장이’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염장이란 고인을 염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장례지도사란 말이 생겨나기 전 많이 불렸던 이름. 이에 이PD도 초보 염장이로서 염하는 일에 참여하기 위해 한 장례식장에 도착한다. 이날 담당하게 된 고인은 어렸을 적 출가한 스님. 무연고인데다가 왕래 없는 사찰에서 홀로 수행 중 돌아가신 걸로 추정되어 사망 후 발견이 늦어졌다고. 그래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 처음 겪어보는 냄새와 분위기, 그리고 고인의 모습에 초보 염장이 이PD는 결국 견디지 못하고 입관실 밖으로 뛰쳐 나가버리는데. 다행히 베테랑과 다른 동료 장례지도사들에 의해 염은 순조롭게 끝나고 이PD는 베테랑을 따라 다비 준비에 들어간다. ‘다비’란 불에 태운다는 뜻으로 승려를 화장하는 불교의 전통 장례. 다비에 필요한 나무 쌓기부터 만장 만들기, 그리고 화장 후 유골 수습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한 이PD. 문득 죽음에 관해 생각이 많아졌단다.
EBS 'PD로그'
수많은 형태의 죽음을 목도하는 직업, 장례지도사.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잘 죽는 법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는데. 함께 다비 준비를 돕던 16년 경력의 김영철 장례지도사는 ‘우리는 태어난 그 순간부터 죽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라 말한다. 단지 가는 날이 다를 뿐, 누구든 갈 때는 가야 하는 게 바로 인간. 그래서 유재철 베테랑은 ‘평소에도 잘 죽는 연습을 해두는 게 좋다.’고 한다. 시간의 유한함을 알면서도 평생 살 것처럼 오늘을 보내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보게 됐다는 이PD. 사실 장례지도사로서 보낸 5일 동안 허망한 느낌이 든 적도 있었다는데. 죽기 위해 사는 우리는 어떤 삶을, 또 어떤 마지막을 그려야 할까? 그리고 유재철 베테랑이 그리는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PD가 하나의 직업을 오롯이 겪으며 진정한 노동의 가치를 찾아가는 신개념 리얼 노동 다큐멘터리 . 파묘부터 염, 그리고 다비까지 장례지도사의 세계가 공개되는 ‘’파묘요~‘ 염장이가 된 이PD’ 편은 10월 28일(월) 밤 9시 55분에 EBS 1TV에서 방송되며, E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사진=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