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더욱 화제가 된 넷플릭스 무비 [전,란]이 서울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일반 구독자를 맞을 채비를 마쳤다.
1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JW매리어트 동대문 그랜드볼룸에서는 내일(11일) 공개되는 <전,란>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정성일 배우와 김상만 감독이 참석하였다.
영화 <전, 란>은 임진왜란을 ‘코’ 앞에 둔 조선 선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양인 집안 출신이지만 노비로 전락하여 조선최고 무신 집안에서 매를 대신 맞는 노비로 들어간 ‘천영’과 그 무관집 자제 ‘종려’를 중심으로 비극적 조선 신분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김상만 감독은 “‘전,란’을 통해 시대상을 관통하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제목은 전쟁(戰)의 참상과 그 뒤에 나타나는 혼란(亂)을 이야기한다.”며 “최고 무신 집안의 종려와 그의 종복인 천영이 전쟁이라는 환란을 겪고 다시 만나는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강동원은 신분은 미천하지만 최고의 검술 실력을 가진 천영을 연기한다. 어릴 때부터 종려의 무예 훈련 단짝이었지만 난세를 맞아 면천(免賤)을 얻어내기 위해, 자유의 몸이 되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물이다. “시나리오를 너무 재밌게 읽었다. 기존의 인물구도와 달랐다. 각자의 사연이 많이 녹아져 있다. 보통 주인공 한 사람 위주로 흘러가는데 <전,란>에서는 많이 이야기가 있다. 정통사극이면서 모던한 지점도 있었다.”고 밝혔다. 파격적인 분장에 대해서는 “천영은 천민의 삶을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처음으로 노비 역할을 맡아 좋았다.”고 덧붙였다
박정민은 어릴 때부터 노비 천영의 도움으로 무예를 익히는 양반집 도련님을 연기한다. 천영의 덕택으로 무과 장원급제의 어사화를 쓰고 왕이 하사한 ‘청의신검’(靑衣神劍)을 손에 쥐게 되지만 왜란의 혼란기에 천영이 자신의 일가족을 모두 살해했다고 오해하고 복수를 다짐한다.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 인물의 감정이 쉽지 않지만 도전하고 싶었다.”면서“<전,란>에서 제가 양반이다.”고 강조했다.
차승원은 사극 사상 역대급 분노유발자인 ‘선조’를 연기하다. 임진왜란이 터지자 백성을 버리고 궁을 버리고, 제 살 길만을 찾는 못난 왕을 연기한다.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군주이지만 본인보다 나은 사람에게 콤플렉스를 가진, 질투와 시기를 숨기지 못하는 우리네와 같은 인물이 아닐까 생각했다.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캐릭터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김신록은 왜란의 한복판에서 꺾이지 않는 굳센 의지를 가진 의병 범동을 연기한다. 천민 출신 의병인 범동은 적에게도, 신분제도에도 꺾이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지닌 인물이다. “범동은 일자무식의 천민 출신이다. 자기가 잘 쓰는 농기구인 도리깨를 개량하여 무기로 사용한다. 액션 연기를 위해 액션스쿨에서 열심히 연습했다.”고 밝혔다.
범동 역할은 처음에는 남자배우로 설계되었었다고. 김 감독은 “<지옥>에 나오는 김신록 배우를 보고 매료되었다. 그리고 왜란 당시 여자 의병의 존재와 승병의 역할이 있었다. 그래서 기꺼이 김신록 배우를 캐스팅한 것이다.”고 밝혔다.
정성일 배우는 왜군 선봉장 겐신을 맡아 <더 글로리> 이후 다시 한 번 넷플릭스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겐신은 전쟁 속에서 자신의 무(武)에 관심이 많은 인물이다. 예전에 <쌍화점>할 때 1년 정도 검을 배운 적이 있어 그게 도움이 되었다. 이번엔 양손으로 검을 쓰는 액션이라 손 연결에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전,란>에서는 검술 액션이 자주 펼쳐진다. 이와 관련하여 감독은 “캐릭터마다 검과 검술을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 천영은 긴 리치를 활용해 어느 방향으로 날아들지 모르는 수직적 느낌, 점프신 등을 보여주려고 했다. 종려의 검은 무겁다. 실제로도 무거웠다. 그 무게감, 육중함을 회전함과 동시에 부딪히는 느낌을 주려 했다. 왜군인 겐신은 쌍칼을 유려하게 쓴다. 각기 다른 검술로 서로에게 강렬하게 맞서는 이들을 스타일리시 하게 그리려고 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미술감독 출신으로 영화의 미장센도 꼼꼼하다. "세종로는 그 시절 육조(六曹)거리였다. 당시의 풍경을 잘 담고 싶었다. 임진왜란 전후의 풍족함과 참혹함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처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역사를 기반을 두면서도 정통액션의 재미가 있다”(강동원), “등장인물의 의상에도 메타포가 있다. 인물의 감정이 매력적이다”(박정민), “190개 나라에서 공개되는데, 나라는 다르지만 담고 있는 시대상에서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 것 같다”(차승원),“한국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았다. 그런 미장센을 보는 재미도 있다”(김신록), “몇 번을 봐도 재밌다. 두 번째 볼 때 감독님의 숨은 연출을 찾을 수 있었다”(정성일)라고 밝힌 넷플릭스 무비 '전, 란'은 내일(1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