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2만여 개 빙하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단순히 기후변화 때문일까? 다른 원인은 없을까? 빙하가 남긴 ‘지문’을 찾아다니며 과거 빙하가 무슨 일을 벌였는지 추적해 가는 ‘빙하 탐정’. 스웨덴 빙하학자 레나 하칸손 교수가 프리젠터를 맡아 전 세계 빙하가 남긴 흔적들을 토대로 빙하의 생성과 역사, 그리고 사라지고 있는 빙하가 보내는 마지막 경고 신호를 풀어낸다. 다큐 인사이트 <빙하의 시그널>은 지난 3월부터 방송되고 있는 KBS 대기획 <빙하>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10월 3일 밤 9시 40분, KBS 1TV에서 방영된다.
캐나다 최북단의 섬, 엘즈미어(Ellesmere Island). 섬의 절반이 빙하와 얼음으로 덮여 있는 이곳에 ‘비버 연못(beaver pond)’이 있다. 빙하가 녹은 곳에서 많은 비버 화석이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비버 연못 주위에서는 비버뿐 아니라 원시의 곰, 말, 사향노루 등 수많은 동식물의 화석이 발견됐다. 특히 곰의 화석에는 당분으로 인한 충치의 흔적도 있다. 300만 년 전 지구촌 최북단의 섬은 온대성 기후로 풍부한 생태계가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현대 문명의 상징인 뉴욕에도 과거 빙하의 흔적이 있다. 맨해튼 공원 곳곳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미아석’ 바위들은 1만 5천 년 전 빙하가 만들어놓은 작품이다. 3,000m 높이의 위스콘신 빙하가 기반암을 닦아놓지 않았다면 뉴욕이란 도시가 세워질 수 없었을 것이다.
■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빙하기, 밀란코비치 사이클
지구는 24억 년 전, 전체가 눈과 얼음으로 덮힌 휴로니안 눈덩이지구를 시작으로 세 번의 눈덩이지구 시대를 거쳐 260만 년 전부터 안정적 궤도에 올랐다. 이때부터 주기적으로 빙하기와 간빙기를 맞이하는데 이를 해석한 사람이 세르비아의 과학자 밀란코비치다.
밀란코비치 주기설(Milankovitch Cycles)에 따르면, 지구의 공전궤도는 10만 년에서 41만 년 주기로 원형에서 타원형으로 바뀌고, 자전축은 4만 1천 년 주기로 22.1°에서 24.5°로 변화한다. 또한 팽이처럼 도는 세차운동은 2만 3천 년 주기로 일어난다. 결국 지구는 공전 궤도의 이심률, 자전축의 경사 변화, 그리고 세차운동이라는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빙하기와 간빙기를 겪고 있다.
수천 년에 걸쳐 서서히 상승해야 할 온도가 불과 100여 년 만에 1.5도 가까이 오르고 2035년부터는 여름에 북극 해빙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 빙하가 다 사라지는 날, 인류는 어떤 모습일까. 빙하와 함께 출현하고 진화해 온 인류가 결국 기후 재앙을 초래한 가해자이자 동시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전한다.
KBS제작진은 UHD 초고화질 영상에 실제로 눈으로 보는 듯한 HDR 기술을 적용해 남북극을 비롯한 전 세계 빙하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KBS 대기획 <빙하> 시리즈는 미국 텔리상, ABU T4P상 등 다수의 국제상 수상과 해외 영화제 상영으로 국내외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빙하> 시리즈의 완결편, <빙하의 시그널>은 10월 3일 밤 9시 40분, KBS 1TV에서 방송한다. 다시 보기는 KBS 홈페이지와 OTT 웨이브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