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의 속삭임, 바람의 냄새, 고요한 소란들이 마음을 깨우는 그곳, 자연의 시간을 오롯이 간직한 채 수많은 생명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숲!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어 있는 모습이 ‘쉬다’는 뜻의 한자 ‘휴(休)’가 되듯 사람들은 숲에서 저마다 ‘쉼’의 시간을 찾는다. 인생의 쉼표를 찾아 숲으로 떠난 사람들이 발견한 맛의 느낌표! 숲의 생명력 가득한 맛의 낙원으로 떠나는 시간!
오늘은 쉼 없이 걸어온 최불암 선생이 14년 만에 첫 휴가를 떠나고 아내인 배우 김민자 씨가 내레이터로 참여해 숲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김민자 씨는 <한국인의 밥상> 100회 특집에 최불암 선생과 동행하였고 2021년 10주년 특집에 후배 배우 김혜수 씨와 함께 출연, <한국인의 밥상>의 특별한 여정을 함께 해왔다.
해발 1,466m의 정선 두위봉은 봄나물인 어수리가 여름에서야 나기 시작할 만큼 산이 높다. 두위봉을 제집처럼 오르내리며 사는 30년 차 약초꾼 이형설 씨와 동료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험한 길을 누비다 나무 위에서 ‘말굽버섯’을 발견하기도 하고, 산더덕 중에서도 향이 좋은 홍더덕을 손에 넣기도 한다. 여기에 ‘심봤다’ 소리가 절로 나는 큼직한 산삼까지, 두위봉 숲은 온갖 귀한 것들을 품은 보물 창고다.
전라북도 순창군, 밤나무가 우거진 작은 숲에서 가을이면 밤 줍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는 이민선 씨, 김석균 씨 부부. 흙집을 짓는 건축가 부부는 8년 전 동네 야산에 흙과 왕겨 등 자연 재료로 오두막과 트리하우스를 짓고,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쉼터이자 놀이터를 만들었다. 여럿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만들고, 누구나 머물 수 있는 곳이라 해서 이름도 ‘모두의 숲’이다. 이 숲에선 수도도 전기도 가스도 없다. 대신 옹달샘을 만들고, 땅을 파고, 나무를 줍는 사람의 수고가 뒤따른다.
전라남도 구례군의 피아골. 해발 800m가 넘는 깊숙한 산골짜기에서 40년 넘게 고향의 옛집을 지키며 사는 부부가 있다. 밤에는 산메기 낚시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낮에는 초피열매를 따느라 산을 누비며 사는 남편 이정운 씨. 어린 시절 매일 누비며 살던 그 숲의 냄새가 그리워 다시 고향에 돌아왔다. 도시에 살고 싶었다는 아내 박재숙 씨는 지리산 남자를 만나 적응하며 사는 동안 그새 산사람이 다 됐다. 고향의 숲을 지키는 고목처럼 살아가는 부부의 추억과 그리움이 담긴 산중 밥상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