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더욱더 바쁜 사람들이 있다. 천혜의 자연을 품은 영산도 사람들은 1년에 26일 정도만 만날 수 있는 자연산 홍합 채취로 분주한데, 한편, 가을 보물을 만나기 위해 해발 1000m 고지를 마다치 않는 사람들도 있다. 말벌과 독사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연산 가을 버섯을 사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들의 하루를 만나본다.
전남 목포에서 흑산도까지 쾌속선으로 2시간, 흑산도에서 다시 배를 타고 동쪽으로 4km 거리를 가야 다다를 수 있는 섬, 영산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인 영산도는 아름다운 절경만큼이나 귀한 보물을 가득 품고 있는데, 전복, 돌미역, 거북손, 성게 등 다양한 자연산 해산물이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귀한 해산물은 초가을에만 만날 수 있는 자연산 홍합이다. 갯바위에 붙어 자라는 자연산 홍합을 만날 수 있는 건 1년에 딱 36일뿐이다. 한 달에 단 세 번, 날이 좋으면 그나마 여섯 번 정도만 채취할 수 있다. 그것도 갯바위가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단 2시간 정도만 채취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자연산 홍합의 멸종을 막기 위한 영산도 주민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한다. 2시간이라고는 하지만 험한 갯바위에 올라서서 험한 파도와 싸우며 오로지 몸으로 버티며 창 하나로 채취해야 하는 사람들의 고군분투 현장을 따라가 본다.
● 고지 1000m 산속, 가을 야생버섯을 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약초꾼들
이맘때 또 하나의 보물을 얻기 위해 산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해발 1000m 이상의 산을 넘나들며 가을 버섯을 찾아 산행을 나서는 사람들. 야생버섯은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는 지금 이 시기에 맛이 가장 좋고 영양도 풍부하다고 한다. 가을 버섯을 채취하기 위해 높고 험한 산을 등반하는 것은 필수이다. 이른 새벽부터 하루 10시간이 넘게 산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하는데. 귀한 가을 버섯을 만나기 위해 땀 범벅은 물론 말벌이나 독사와의 만남도 불사해야 한다. 오랜 산행 끝에 드디어 만난 버섯은 송이버섯, 능이와 함께 가을에 채취하는 야생버섯 중 으뜸인 보라싸리버섯! 싸리 빗자루 모양이 비슷하다고 해서 이름이 지어진 버섯으로 높은 산에서 한 줄로 쭉 자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라싸리버섯과 함께 가을에만 만날 수 있는 주황빛 꾀꼬리버섯과 까만색 까치버섯도 만날 수 있었는데, 거칠고 험한 산행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건 자연이 선사하는 귀한 보물 덕분! 귀한 가을 야생버섯을 선사하기 위해 애쓰는 약초꾼들의 일상을 따라가 본다.
[사진=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