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개봉하는 영화 <해야 할 일>(감독: 박홍준)이 언론시사회를 갖고 개봉을 준비 중이다.
지난 10일 오후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해야 할 일>의 언론 시사회와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홍준 감독과 배우 장성범, 서석규, 김도영, 장리우, 이노아가 참석했다.
영화 <해야 할 일>은 구조조정으로 동료들을 잘라내야 하는 인상팀 강준희 대리와 인사팀의 리얼 현실 드라마로 동료를 해고 해야만 하는 인사팀의 시선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노동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개봉에 앞서 영화제를 통해 소개되며 현실에 바탕을 둔 탄탄한 드라마구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전개로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한국영화감독조합 플러스엠상, 부산독립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서울독립영화제 장편경쟁 최우수작품상,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장성범), 부산독립영화제 최우수연기상(김도영),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김도영)을 수상했다.
박홍준 감독은 실제 조선소 인사팀 4년 근무 경험을 토대로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벌어진 일들을 축소나 과장 없이 사실적으로 작품에 담았다. “4년 반 정도 근무했다. 그때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극화한 셈”이라며 “2016년 말로 기억한다.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자는 시민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상황이었다. 때마침 내가 몸담고 있던 조선 사업이 힘들어지기도 했다. 스스로 ‘나는 올바른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했고, 그때 마음가짐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영화는 해고당하는 사람들이 회사와 한판 싸움을 벌이는 내용이 많았다. 그러면 너무 평면적이어서 시점을 바꿔 인사팀의 이야기로 다른 시각에서 같이 고민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정리해고, 구조조정이라는 상황 자체에서 오는 힘이 커서 극적으로 표현한다면 오히려 너무 자극적으로 다가갈 거로 생각했다”며 덤덤한 기조를 유지하려 했다고 전했다.
특정 등장인물로 설정하지 않은 이유에 관해서는 “정리 해고는 이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면서 “악역이기만 하던 인사팀을 오히려 주인공으로 설정, 작금의 노동 현실을 다른 시각으로 고민하고 싶었다”며 “아직 노동에 관한 언급이 금기시되면서 희망퇴직이나 정리 해고는 당연한 일이고 쉬운 일로 받아들여지는 대한민국에서 과연 이대로 괜찮은지를 함께 나눠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해고 대상자가 정해야 하는 현실에 갈등하는 강준희 대리 역의 장성범 배우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강조했다. “그간 연기만 했을 뿐, 아르바이트조차 몇 번의 경험밖에 없기 때문에 무언가 아는 척을 하지 않으려 했다”면서, 연기할 때 “어떤 척을 하지 말 것”을 가장 우선시한다고 전했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라 내 욕심으로 채워 넣기보다 준희를 보며 관객이 어떤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다면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연기 방향을 말했다.
영화 <해야 할 일>은 전국 11개 지역 20개의 독립예술영화전용관에서 상영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며 응원하고 있다. 인사팀장 역할로 연기상 2관왕을 기록한 김도영 배우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다. GV를 투어하면서 진짜 감정이 맞았나 싶었는데 그때 촬영 마음을 회상하는 게 쉽지 않더라. 1년 전 영화를 촬영하며 행복했다. 개봉 앞두고 시사회를 한다는 것 자체도 너무 감사한 일”이라며 “사실적으로 감독님이 연기 해주길 바랐고, 제가 좋아하는 게 사실적인 연기다. 또 언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겠나 싶어서 제 욕심을 담아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독립예술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장리우 배우는 인사팀의 홍일점 손 대리 역을 맡았다. “영화 <카트>에서 계산원으로 촬영한 적이 있다”면서 “<카트>는 여자들끼리 했는데, <해야 할 일>에서는 남자들 사이에 여자 한 명이었다. 마지막을 향해 갈 때 대리가 처한 현실이 이해가 되었고 이해한 대로 연기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준희의 여자 친구 홍재이 역의 이노아 배우는 본인의 역할을 “메인 서사의 인물은 아니지만 주인공의 예비신부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로 설명하며 “역할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매력적으로 살릴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준희를 위로하는 사람으로 그가 진실을 말하기까지 기다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거를 보고 ‘아, 이게 내가 이 영화에서 해야 할 일이겠구나’를 깨달았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마지막에 배우 김향기가 목소리로 특별 출연한다. 박 감독은 "20대 배우 목소리가 필요했고 김향기가 명필름과 작업 중인 영화가 있어 부탁했고 흔쾌히 응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을 담은 영화 <해야 할 일>은 9월 25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사진=명필름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