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비대면 온라인 콘서트 ‘BTS 맵 오브 더 소울 원’이 전 세계 팬들의 영혼에 음악이라는 언어를 새겼다.
방탄소년단(BTS: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10일(오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온라인 콘서트 ‘BTS 맵 오브 더 소울 원’ (BTS MAP OF THE SOUL ON:E)을 개최했다. 라이브 생중계로 진행된 이 콘서트는 지난 6월 14일 열린 첫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The Live' 이후 오랜만에 찾아온 콘서트로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모습이 담긴 VCR 영상이 지나간 후 공개된 콘서트는 팬들의 화려한 함성과 함께 채워지며 웅장한 서막을 알렸다. 그 시작은 ‘MAP OF THE SOUL : 7’ 앨범의 타이틀곡인 ‘ON’과 함께였다. 마칭 밴드와 함께하는 격한 안무와 인상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곡으로 전 세계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뒤이어 현실의 부조리를 비판하고 목소리를 담은 ‘N.O'가 이어지며 방탄소년단이 지닌 '칼군무' 실력이 빛나는 무대가 연출됐다.
격렬한 댄스 브레이크, 그리고 이어진 곡 ‘We are Bulletproof Pt2’의 무대가 끝난 후 숨 고를 새도 없이 RM은 단독 인트로곡 ‘Persona’ 무대에 등장했으며 화려한 랩 스킬을 선보였다. 이 곡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자문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진중한 곡으로 RM이 평소에 지닌 깊은 생각을 보여주는 곡이기도 하다.
이후 RM의 강렬한 기세를 이어 받아 전 멤버들이 등장하며 데뷔 시절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히트곡 ‘상남자’ 무대를 선보였으며 이는 팬들에게 데뷔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
이렇듯 콘서트의 초반부는 BTS가 현재까지 선보였던 음악들 중 터프한 매력이 담긴 곡들로 구성됐다. 오프닝 곡이었던 ‘ON’부터 폐건물이 배경인 세트에서 격동적인 안무로 시작된 ‘Dionysus(디오니소스)’, 어두운 매력을 뿜어내는 ‘Black Swan’까지. 그중에서도 슈가의 솔로곡인 ‘Shadow’ 무대는 글로벌 슈퍼 스타인 자신을 따라다니는 그림자를 표현하며 휴대전화 카메라로 슈가를 찍는 수많은 백댄서들의 모습, 이들을 떼어내려 하지만 그러지 못한 채 섞여버리는 모습이 담긴 무대 구성이 돋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또다른 VCR 영상 화면이 지나간 후 래퍼라인, 그리고 보컬라인 각각의 무대가 시작됐다. 슈가, RM, 제이홉으로 구성된 래퍼라인 유닛곡인 ‘욱(UGH)’는 방탄소년단을 저격하는 헤이터들을 향한 디스곡으로 멤버들이 복싱 링으로 보이는 무대에서 고대 중국풍 비트에 맞춰 각자 사이다 같이 통쾌한 가사를 내뱉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어 보컬라인의 유닛곡인 '00:00(Zero O' Clock)'또한 앞선 무대와는 대조적이지만 진한 여운을 남겼다. 오늘이 끝나고 내일이 시작되는 0시를 소재로 오늘이 고단해도 새로운 내일이 있다는 의미의 위로를 하는 곡으로, 진, 지민, 정국, 뷔는 서정적인 매력을 선보였다. 하얀색 수트를 입은 귀공자의 모습으로 등장한 그들은 열창을 이어나갔다.
이후 이어진 멤버들의 솔로곡 또한 저마다의 매력을 뽐냈다. 젖은 머리에 가죽 재킷을 입고 등장한 정국은 ‘시차’를 부르며 어릴 적 힘들었던 연습생 생활을 거쳐 성인이 된 현재까지 느낀 솔직한 감정을 가사를 통해 들려줬다. 또한 지민은 솔로곡 ‘Filter’를 능글맞게 부르며 마네킹과 마치 밀당을 하는 듯한 춤사위를 보여줬다. 특히 무대 중반부에서 선글라스를 끼며 펑키한 춤을 추는 장면은 코로나에 지친 팬들을 당장 남미 국가로 여행을 떠나게 만들어주는 듯한 흥겨움을 선사했다.
진과 뷔는 귀여우면서도 가슴 뭉클해지는 무대를 선보였다. 진은 솔로곡 ‘Moon’ 무대에서 어린 왕자를 표현하는 장미가 심어진 행성으로 꾸며진 세트 위에서 왕자처럼 턱시도를 입고 등장했다. “네 곁에 있어줄게”라는 달콤한 가사와 함께 감미로운 미성을 들려준 그는 여우 가면을 쓴 백댄서들과 어우러지며 가슴 따뜻해지는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뷔는 솔로곡 ‘Inner Child’를 부르며 회전목마를 타는 어린 아이와 자신의 모습을 교차시켰다. 자신에게 과거엔 힘들었을지라도 저 은하수를 보며 더 빛날거라고 말하는 위로가 담긴 곡이다. 뷔가 열창을 이어나갈 때 전광판이 콘서트를 비대면으로 감상하고 있는 관객들의 모습들로 채워지는 장면은 팝가수로서의 정상에 오른 뷔의 현재 모습을 더욱 부각시키며 감동을 일으켰다.
제이홉은 ‘Ego’라는 솔로곡과 함께 슈퍼카 위에 올라탄 모습으로 등장했다. 신나는 리듬에 맞춰 댄스를 이어나가는 그의 자신감이 넘쳐나는 무대였다. 방탄소년단이 발매한 앨범들의 아웃트로 곡들 중 유일한 솔로 아웃트로 곡으로 마지막에는 모든 멤버들이 와서 함께 춤을 추며 곡에 담긴 흥을 더했다.
이어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무대를 시작한 멤버들은 우산을 주고받으며 노래를 이어 나가는 마치 강동원의 우산 등장 신을 무색하게 만드는 꽃미모로 팬들의 함성을 고조시켰다. 곡이 끝난 후 토크가 이어졌으며 그들은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만들어준 세 곡으로 마무리한다고 말하며 ‘DNA’와 ‘쩔어’, ‘No More Dream’의 무대를 이어갔다.
하지만 무대가 끝났음에도 공연장은 팬들이 외치는 앵콜이라는 함성으로 가득 채워졌고, 카메라에 비치던 아미봉의 보랏빛 불은 다시 켜지기 시작하며 멤버들은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현재 방탄소년단이 정상에 오르기까지 큰 동력이 되어줬던 노래들인 ‘Butterfly’, ‘Run’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저마다 아미봉을 든 멤버들은 전광판에 비친 팬들의 얼굴을 비추고 인사하며 노래를 이어나갔다. 다같이 ‘런 런 런!’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뛰는 듯한 장난스러운 모션을 보였고 팬들과 함께 노래를 이어나갔다. 이어 빌보드 차트 1위라는 기적을 일궈낸 곡 ‘Dynamite’의 무대에서는 긴장된 모습을 떨쳐버리고 진정으로 무대를 즐기며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지막 앵콜 무대가 끝난 후 멤버들은 각자의 소감을 남겼다. 제이홉은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서 우리 모습을 직접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으며 뷔는 “코로나가 빨리 끝날 줄 알았는데 이게 오래 가니 언제 아미들을 볼 수 있을지 불안해졌다. 힘든 아미분들도 힘을 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며 팬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중에서도 지민의 소감은 특별했다. 벅차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던 그는 눈물을 흘리며 “무대에 서고 싶고 팬들과 소통하고 싶은데 왜 내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사실이 가장 힘들었다. 앵콜 때 멤버들이 너무 즐겁게 뛰어놀 때 너무 울컥했다. 그래서 집중을 못했던 것 같은데. 여러분들을 이렇게 보게 되어서 행복하다”며 그간의 심정을 토로했다.
이날 진행된 콘서트는 BTS 팬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남겼다. 중간 중간 등장한 VCR 영상은 무대와 무대를 이어주며 BTS가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걸어왔던 음악의 길과 보여줬던 색깔들을 멋지게 담아냈다.
화려한 CG 또한 무대 구현에 한 몫했다. 진이 솔로곡 ‘Moon’을 부를 때 주위에 행성 모양의 CG가 깔려 따스한 색감을 더하고, 히트곡 ‘쩔어’를 부를 때 앨리베이터가 올라가는 뒤의 전광판 디스플레이 또한, 격동감을 더하며 무대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더불어 마지막 앵콜 무대에서 전광판에 띄워진 팬들의 모습이 그려진 박스들이 공중에 떠다니는 장면들은 방탄소년단을 응원하는 모든 이들의 응원이 담겨 더 큰 감동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BTS 맵 오브 더 소울 원’ 2회차 콘서트는 내일(11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오늘(10일) 콘서트를 마치며 “우리의 언어는 음악”이라고 말했던 RM의 메시지처럼, 그들의 언어가 전 세계 팬들을 한 데 모아 코로나를 물리치는 희대의 언택트 콘서트를 다시금 일궈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BS미디어 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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