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가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교제살인’을 집중 조명한다. KBS는 27일(화)과 30일(금), <시사기획 창>과 <추적60분>을 통해 교제살인의 실태를 심층 취재한 내용을 방송할 예정이다.
오늘(27일) 방송되는 <시사기획 창>에서는 ‘죽어서야 헤어졌다'가 시청자를 찾는다.
'안전 이별'. 여성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검색어다. 올해 초부터 연인에 의한 '교제살인' 사건이 부쩍 언론에 많이 등장했다.
수능 만점자 의대생의 강남역 교제살인, 연인을 살해하고 연인의 어머니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김레아 사건, 교제 관계에 있던 60대 여성과 그 딸을 살해한 박학선 사건 등 올 상반기에만 10건에 가까운 교제 사건이 발생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최소 49명의 여성이 연인에게 살해당했다는 충격적인 추산(한국여성의전화)까지 나오고 있다.
불안감이 높아진 여성들이 사귀던 남성과 헤어지기 위해서 이젠 안전한 이별 방법까지 찾아야 하는 사회가 됐다. 정말 안전한 이별 방법이라는 게 있을까?
도대체 무엇이 잘못됐고, 왜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되는 것이며, 막을 수는 있는 것일까? KBS <시사기획 창>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만났고, 판결문을 뒤졌고,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 74건의 죽음 '교제살인'... 은밀한 폭력의 흔적을 쫓다
연인 혹은 전 연인에 의한 죽음. 이들 죽음을 KBS는 '교제살인'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혼인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가정 내 폭력과 구분되고 사귀는 사이에서 생긴 일이라는 점에서 일방적인 스토킹 범죄와도 다르다.
국가는 이들 죽음에 대해 공식적 통계를 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시사기획창>은 직접 교제살인 실태를 파악해보기로 했다. 판결문 검색 서비스에서 연인, 살인, 교제, 치사 등 다양한 검색어 조합을 통해 300여 건의 판결문을 확보하고, 일일이 내용을 확인해 연인 관계에서 일어난 사망 사건만을 추렸다.
2021년부터 최근까지 3년 반 동안 모두 74건의 교제살인 사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살인이 발생한 장소와 살해방법, 피해자 성별과 나이 등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교제살인의 양태를 꼼꼼히 짚어봤다.
이제 이 오랜 폭력의 굴레를 끊어내기 위해 온 사회가 응답해야 할 때입니다. 입법, 사법, 행정은 물론이고 온 사회가 나서야 한다.
한편, 30일 방송되는 <추적60분> ‘헤어질 결심, 그 후 – 2024 교제살인 보고서’에서는 피해자와 생존자, 그리고 가해자까지 구체적인 ‘교제살인’ 사례 분석을 통해 2024년 벌어지고 있는 ‘교제살인’의 양상과 대책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