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고 아름다운 문경을 배경으로, 근래 보기 드문 힐링과 휴식을 전하며 시네마 테라피를 선사할 영화 ‘문경’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12일 오후,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문경> 언론시사회에는 신동일 감독과 류아벨, 조재경, 최수민 배우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영화 ‘문경’은 쉼 없이 달려오다 번아웃된 직장인 문경이 충동적으로 떠난 경북 문경에서 만행 중인 비구니 스님 가은과 떠돌이 강아지 길순을 만나 2박 3일 동안 특별한 동행을 이어가는 이야기다.
신동일 감독은 “고향인 문경을 배경으로 그간 시도해본 적 없는 여성과 여성의 관계를 다루어 보고자 했다”면서 “소박한 이야기 안에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넘어 인간과 동물의 관계, 나아가 환경까지 범 지구적으로 시선을 확장하고자 했다”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신동일 감독은 “특히 좋아하는 재즈가수 웅산 씨가 문경 출신이고 한때 비구니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영화에 비구니 스님을 등장시키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평소 불교에 대해 아는 게 적어서, 정토불교대학에서 1년간 배우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번아웃된 직장인으로 문경으로 충동적인 여행을 떠난 문경 역으로 분한 류아벨은 “우리가 사는 이야기 같은 점이 좋았다”고 작품에 출연한 이유를 말했다. 본인의 역할에 대해서 “문경이 그런 사람인 것 같다. 특별한 위로의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아이 같다”면서 “문경이는 예쁜 말, 좋은 말을 잘 못하지만, 누군가의 옆에 있는 그런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옆에 같이 살고 있다’ 그런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떠돌이 개 ‘길순’을 연기한 복순이의 연기가 너무 훌륭했다. 호흡이 너무 잘 맞았다”고 해 좌중에 웃음을 안겼다.
문경에서 수행자들이 부처님 법을 따르기 위해 행하는 모든 선한 행위인 만행 중인 비구니 스님 가은 역으로 스크린 데뷔한 조재경은 “관객들에게 위로가 되는 영화에 출연하고 싶었다”면서 “‘문경’ 자체가 ‘괜찮다’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고 애정을 표했다.
배우 차태현의 어머니이자 55년 차 성우인 최수민은 문경과 가은 스님과 길순까지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유랑 할매 역으로 연기 도전에 나섰다. “연기는 완전 신인이라 얼마나 덜덜 떨면서 했는지 모른다”면서 “제 아들 (차)태현이가 출연하는 영화 시사회에 갔을 때 ‘우리 아들 너무 잘해’ 그랬었는데, 이번엔 우리 아들이 제가 출연하는 영화를 보고 ‘엄마 너무 잘해’ 그럴까 싶어서 약간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찍을 땐, 맨 처음에는 잘못한 것만 생각나고 그랬는데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니까 그림 같은 영화고, 위로 받을 수 있는 영화구나 생각했다”며 “완성된 영화를 보니 깊이감이 느껴졌다. 한국 영화가 너무 훌륭한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동일 감독은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 “당시 영화를 찍기 전에 이태원 참사를 보며 분노와 슬픔을 느꼈다”면서 “예술하는 사람으로서 외면할 수 없었다. 영화를 찍기 전이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사회적 참사에 대한 슬픔이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났으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든 이태원이든 우리가 공감하고 반성해야 할 게 없을까 리서치를 하다가, 가은이 사회적 참사의 생존자로 밝혀졌을 때 관객이 세월호 참사나 이태원 참사의 비극성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자극과 도파민으로 중독된 세상에 ‘문경’은 관객들에게 위로와 힐링을 전하며 바쁜 일상 속 저마다의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잠시 쉬어갈 틈을 선사한다. 8월 28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사진=비아신픽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