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2000)와 <무뢰한>(2015)의 오승욱 감독이 2024년대에 새 작품을 내놓았다. 전도연, 임지연, 그리고 지창욱, 김준한이 광기에 가까운 열연을 펼치는 느와르 풍의 <리볼버>이다. 31일(수) 오후,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리볼버>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영화는 거대한 범죄행각을 감추기 위해 모든 죄를 혼자 뒤집어쓰고 형기를 채운 전직 비리경찰 하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입막음의 대가로 받기로 한 돈을 받지 못하자, 악착같이 ‘거대조직’에 돌진하는 범죄물이다. 영화상영이 끝난 뒤 오승욱 감독과 전도연, 임지연, 지창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이어졌다.
오승욱 감독은 전도연이 연기한 하수영에 대해 “하수영이 출소했을 때 아무도 그의 존재를 몰랐다. 투명인간이나 다름없던 하수영이 자신의 피와 뼈, 육체를 찾으면서 마지막에는 보이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 비리 경찰이고 범죄자지만 손에 쥔 총으로 살인을 하지는 않는다. 나락으로는 안 떨어졌으니 그것만 해도 하수영의 승리”라고 작품으로 설명했다.
‘복수’보다는 ‘응당한 대가’를 받으려고 직진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전도연은 "넷플릭스 '길복순'을 촬영한 후 '리볼버'를 찍어서 특별히 무술 연습을 따로 하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허명행 무술감독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촬영했다"고 밝혔다. ‘무뢰한’에 이어 9년 만에 오승욱 감독과 작업한 것에 대해 "이 영화에는 '무뢰한'의 무드가 묻어있는 것 같다. '무뢰한'의 김혜경은 감정이 드러난다면, 이번에는 다른 방식으로 그 인물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창욱은 약속이나 책임과는 거리가 먼 미치광이 광기의 인물 앤디를 연기한다. ”앤디는 시나리오에 공백이 많은 캐릭터이다. 현장에서 감독님의 디렉션을 받고 동료들과 함께 연기하면서 독특하고 새로운 느낌의 장면이 탄생한 것 같다.“며 ”대사의 70%가 욕이었다. 앤디가 갖고 있는 자격지심을 표현하는데 그런 대사처리가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효과적일 것 같아서 더 과하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지연은 하수영의 출소하는 날 교도소로 찾아온 의문의 여인 정 마담을 연기한다. <글로리>의 박연진과 <마당이 있는 집>의 추상은 캐릭터를 오가며 끝까지 그 정체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만든다. ”색채가 강한 인물인데 그 이중적인 매력을 잘 살리려고 노력했다. 전작들에서는 (공연한 여배우와)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했다면 이번에는 '배트맨과 로빈'처럼 환상의 파트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잘 어울렸던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리볼버>는 그야말로 배우들의 ‘미친 연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준한은 과거의 동료지만 지금은 비리경찰의 표상이나 다름없는 형사 신동호로, 김종수는 앤디가 저지른 모든 어이없는 일들을 뒷단에서 은밀하게 수습하는 조직의 카리스마 넘치는 본부장으로, 정만식은 경찰과 거대조직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유흥업소 조 사장으로 분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리볼버>에는 이들 외에 이정재, 정재영, 전혜진이 짧은 분량이지만 임팩트한 모습을 보여주며 특별출연의 힘을 보여준다. 오승욱 감독은 "제작사 사나이픽처스의 한재덕 대표가 한 배우의 출연을 제안했는데 일정상 힘들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 때 이정재 배우가 그야말로 뜬금없이 자기가 하겠다고 해서 기적처럼 이 영화를 찍게 되었다. 정재영과는 오래된 술친구인데 전도연 배우와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적이 있어 기대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오승욱 감독의 집념과 사나이픽처스의 DNA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영화 <리볼버>는 8월 7일 개봉한다.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사나이픽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