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듯 보이지만 서로에게 너무나 특별한 엄마와 아들, 그들에게 닥친 시련 속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가족의 따뜻한 사랑과 자신을 희생하며 자식을 지키려는 애절한 엄마의 사랑을 그린 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가 지난 14일(일) 폐막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상영되었다.
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가 지난 5일(금), 9일(화) 이틀간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영화 상영 후 이영국 감독을 비롯한 배우 김정난, 박지훈, 김보영, 김이경, 김기두가 참석,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는 엄마 미연과 국숫집을 운영하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던 기훈이 어느 날 엄마의 병이 발견되고 연락이 끊긴 동생 지은과 재회하는 과정 속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담아낸 가족 감동 드라마.
지난 7월 5일(금) 경기도 부천시 오정아트홀에서 진행된 <세상 참 예쁜 오드리>의 GV에서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본 배우 김정난은 눈물을 흘리며 첫 소감을 말했다. “사실 이 작품을 찍기 직전 17년 키운 고양이가 하늘나라로 떠났다. 그때 멘탈이 정상이 아니어서 사실은 (이 영화를) 안 하려고 했었다”며 “이렇게 어려운 역할을 제가 할 수 있을까, 과연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계속 저 자신한테 의심이 들어서 하면서도 너무 불안하고 두려웠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엄마 오미연 역으로 열연을 펼쳤던 그녀는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 제 주변에서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신 분을 본 적이 없다. 증상이 어떤 줄도 모르고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다큐도 많이 찾아보며 많이 연구하고 배우려고 노력했고 어렵게 작품을 끝냈다”며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 저희 아버지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셨다. 물론 아직 사람을 못 알아보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거기에 파킨슨병도 같이 오셨다”고 밝혀 좌중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곧이어 “처음 고백하는 건데, 나는 아버지와 애증의 관계다. 우리 아버지가 워낙 부모님께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신 분이라서 자식을 사랑하는 법을 모르신다. 그래서 부모님임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편에 용서할 수 없는 부분들이 늘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다시 보니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고 말하며 눈물을 감추지 못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이영국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 기획하고 생각할 때부터 어느 한 엄마의 얘기로 맞춘 것도 아니었고, 또 한 가족의 얘기로 맞춘 것도 아니었다.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알츠하이머라는 병은 우리가 함께 공존할 수밖에 없는 병이다. 그 병을 가지고 같이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는 가족의 얘기와 그리고 그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엄마를 그리고 싶어서 이 영화를 처음 시작하게 됐다. 제목처럼 참 예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미연의 아들 기훈 역을 맡은 배우 박지훈은 “이 영화는 말 그대로 너무 예쁜 작품이다. 촬영하던 때가 너무 추웠는데, 어머니 혹은 형 누나 동생들이랑 찍으면서 마음만은 너무 따뜻해졌다. 또 스스로를 그렇게 강압적으로까지 몰아가며 어머니를 지키려는 기훈이가 너무 이해됐고, 이런 이야기의 영화를 제가 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벅찬 소감을 말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관객에게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만든 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는 올 가을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