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완주, 시골살이 결심 6개월 만에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는 부부. 주말이면 답답한 서울을 도망치듯 탈출했고,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살아야겠다 마음먹었다. 은퇴하고 먼저 내려가, 시골살이하고 계신 어머니의 제안으로 어머니 동네의 폐가에 가까운 집을 보러 갔다. 어머니가 말하길 집도 낮고,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집이라고 했다. 그런데 딸 슬비 씨는 집 풍경의 한눈에 반해, 다른 집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고.
그렇게 40일 만에 공사해 주겠다는 업체를 만났고, 촌집 고치기는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싶었다. 철거 중에 대들보가 부러졌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지만, 상량문을 보고 100년이 넘은 집임을 확인하고, 슬비 씨는 나무 기둥과 서까래를 무조건 살리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딱 이사 3일 만에 아파트가 그리워졌다고. 이유는 100년 된 나무 기둥 안에서 흰개미를 발견한 것. 악명 높은 흰개미는 나무를 갉아 먹고 살며, 특히 목조주택에는 치명적이라는 것. 이후로 부부는 흰개미 박사가 되어, 흰개미 떼 박멸하는 데 성공한 듯하다. 부부는 매일 자연과 함께하는 미래를 상상하며 이 과정을 모두 견뎠다고. 그리고 상상은 현실이 되어, 이제는 매일 집에서 촌캉스 하는 느낌이란다.
어린 시절, 매주 주말마다 할머니 댁에 가서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고 놀았다는 손자 병훈 씨. 할머니 집에 갈 때마다 할머니는 손자 병훈 씨를 위해 오일장에서 늘 새 옷을 사다 준비 해놓으셨다. 할머니와 추억이 가득한 손자 병훈 씨는 ‘우리 할매랑 같이 살려고’ 할머니 집과 가까운 김해로 귀향을 결심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떠났고, 70년 동안 할머니가 살았던 할매 집만이 남았다. 이곳에서 할머니와 쌓은 추억만큼은 오래도록 남겨두고 싶었던 까닭에 할매 집 고치기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그런데 웬걸 내 땅을 내 땅이라 부르지 못했던 사연이 있었다고... 이유는 내 땅이지만, 서류상으론 남의 땅이라 되어있었던 것. 도장 받으러 다니느라 집 고치기도 전에 반년이 지났다고.
그래도 온 가족이 총출동하여 할머니의 집을 고쳤다. 오래된 담장도 다시 쌓고, 디딤돌을 깔아 마당도 정리했다. 그중 가장 신경 써서 고치고 싶었던 것은 할머니가 쓰던 방 앞 나무문. 이유는 할머니는 늘 그 자리에 계셨기에, 거실이 좁아지더라도, 문을 새로 짜는 비용보다 더 비싸더라도... 그 문만은 꼭 남겨주고 싶었다고. 할머니는 떠났지만, 할매가 쓰던 그릇, 할매가 쓰던 옷장, 할매가 쓰던 방은 그대로다. 할머니 바라기 손자가 고친 할머니와의 추억이 그대로 남은 할매 집을 만나본다.
[사진=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