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4일 개막식과 개막작품 [러브 라이즈 블리딩] 상영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영화제 이틀째를 맞은 오늘(5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 9층 문화홀에서는 올해 BIFAN '배우 특별전' 주인공으로 선택된 손예진 배우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모은영 프로그래머의 사회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정지영 조직위원장의 소개로 시작되었다.
손예진은 “제가 벌써 특별전을 할 나이와 역량이 되는 배우인가 싶었다. 뭔가 너무 영광스러운 자리이다. 존경하는 선배들의 뒤를 이어 이런 자리를 갖게 되어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예진은 배우의 길을 걸어온 소회도 밝혔다. “연기를 시작했을 때, 20대 나이의 여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는 한정적이었다. <클래식>이나 <내 머리 속의 지우개> 같이 슬프고 가련한 작품이 많았다. 그 속에서 이미지에 국한되고 싶지 않아서 이전과 다른 캐릭터를 욕심냈고 다르게 보여주고 싶었다. 한계를 정하고 싶지 않았기에 몸부림쳤다고 말하는 것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결혼과 출산을 한 뒤 챕터2를 준비한다고 밝혔다. “2년 동안 개인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이때에 부천영화제에서 특별전을 만들어줘서 과거를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저는 가장 행복한 건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요즘에는 아이가 이유식을 잘 먹어도 행복하다. 오늘 하루 무사히 끝났다는 게 행복을 느낀다. 육아는 힘들지만 그만큼 다른 세상의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손예진 배우의 리즈 시절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손 배우는 “보통 리즈라면 외모를 생각하지 않는가. ‘클래식’이나 ‘내 머릿속의 지우개’ 때의 영상을 보면 내 모습이 너무 풋풋하고 예뻤더라. 그때는 내가 예쁘다는 생각을 못 했다. 과거 영상을 볼 때마다 이런 눈빛과 표정이었구나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예의 눈웃음을 살짝 지었다.
이어 “지금 다시는 그 눈빛과 모습, 20대의 풋풋함을 할 수 없다. 왜 그때 예뻤던 걸 왜 즐기지 못했을까 싶다. 지금은 더 중요한 건 아름답게 나이 들고 싶다. 누구나 20대 때는 자신들만의 리즈를 가지고 있다. 그건 절대 영원할 수 없다. 그때를 즐기고 나이 들고 나의 모습을 책임질 수 있는 얼굴을 가지고 싶다. 그게 제 목표가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20년 이상이 눈 깜작할 사이에 지나갔다. 나이를 먹고, 필모가 쌓였고, 이런 배우가 된 것 같다. 저를 객관화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이런 자리를 빌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치열하게 열심히 달려왔구나 싶다. 그 속에서 운이 좋게 평가를 받은 것 같다. 나를 채찍질하며 20년을 달려온 보람이 있는, 의미 있는 삶이었다. 이제는 스스로 채찍질만 하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다. 여유를 가지고, 넓게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BIFAN은 2017년부터 한국 영화의 현재를 이끄는 동시대 대표 배우를 선정해 ‘배우 특별전’을 진행해 오고 있다. 전도연•정우성•김혜수•설경구•최민식에 이어 올해의 ‘배우 특별전’ 주인공은 바로 손예진이다.
‘독.보.적. 손예진’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오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배우 기념 책자 발간, 메가 토크와 사진전 등 다채로운 행사로 그의 23년 연기 세계를 조명한다.
BIFAN 모은영 프로그래머는 “손예진 배우는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여러 장르를 망라하며 정형성을 탈피,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한 독보적인 매력의 21세기 대표 배우”라고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 “작품과 장르를 가리지 않는 열연으로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온 그의 깊이 있는 연기 세계를 함께 발견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올해 ‘배우 특별전’ 주인공으로 손예진을 선정한 제28회 BIFAN은 14일까지 부천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