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가수를 닮는다. 자신의 노래 속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웃는 얼굴과 기타 하나로 사람들을 사로잡은 가수 송창식. 송창식은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창밖에는 비 오고요>, <피리 부는 사나이>, <고래사냥>,<왜 불러>,<사랑이야>,<우리는>, <담배 가게 아가씨> 등 많은 곡을 히트시키며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였다. 시대를 초월한 음악을 만든 <마스터 송창식>의 음악 세계를 만나 본다.
78세의 송창식은 여전히 기타 연습과 발성 연습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는 “하루도 빼놓으면 안 돼요. 다른 사람들이 보면 이 나이에 왜 이렇게 할까, 싶겠지만, 반복해서 연습하는 수밖에 없어요”라며 이유를 전한다.
어린 시절 지독히 가난했던 송창식. 레슨비가 없어 예고 성악과를 중퇴하고, 혼자 공부를 시작했다. 잠잘 곳도 없던 그에게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 쎄시봉. 쎄시봉에서 대중가요를 처음 접한 송창식은 밤낮없이 악보를 따라 그리며 공부했다. 이에 조영남은 “청아한 음색. 거지 같은 옷으로 무대에 서도 창식이는 제일 박수를 많이 받았어요”라며 ‘가수 송창식’을 회상한다. 양희은 또한 “남다른 외로움 남다른 어려움 또는 잠잘 곳과 밥 먹을 것을 걱정하는 그 젊은 가슴이 본인이 그런 걸 알기 때문에 남의 아픔도 쉬 읽혔을 테고”라며 “그런 것이 많은 아름다운 노래를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라고 전했다.
# 가수에서 예술가로, 송창식의 음악철학의 시작
쎄시봉에서 사랑받던 트윈폴리오가 해체된 후, 송창식만의 진짜 음악이 시작되었다. 첫 자작곡 <창밖에는 비 오고요> 송창식이 손수 나무를 잘라 만들었던 첫 기타를 모티브로 쓴 <나의 기타 이야기> 등 그가 겪은 인생의 경험들은 송창식 음악의 자양분이 되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은 무엇인가, 한국 사람에게 가장 잘 맞는 음악이란 무엇인가 고민에 빠진 송창식. 그의 음악은 한 번 더 도약한다. 이에 영화감독 박찬욱은 “제 기억에는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노래가 나왔을 때 그때 좀 충격을 받았어요”라며 “그저 노래를 잘하는 사람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예술가였구나! 그때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라고 극찬한다.
남과 다른 나만의 음악을 고집해 온 송창식. 송창식의 노래는 지금까지도 후배 가수들에게 리메이크되며 사랑받고 있다. 그는 “언제 어떻게 진짜 소리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나는 지금 문득 곡을 써서 또 발표할 것 같은 기분이에요. 내가 70~80살이 된 가사가 속에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막 하고 싶다니까?”라며 설렌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송창식의 음악철학과 인생 이야기를 담은 다큐 인사이트 <마스터 송창식>은 4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사진=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