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춘천영화제(이사장 박기복)가 4일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23일(일) 오후 5시 춘천 공지천 청소년푸른쉼터에서 이정희 아나운서의 사회로 시작된 폐막식은 김형석 운영위원장의 결산 보고를 통해 올해 영화제의 성과를 되새겼다. 작년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취지 속에 새롭게 정비된 춘천영화제는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총 62편의 다양한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상영했다.
2024 춘천영화제는 작년에 비해 규모가 약간 축소되었다. 행사 기간은 하루가 줄어 4일이었고, 영화 상영은 36회에서 31회로, 공연은 19회에서 14회로 조정되었으며 상영 편수도 52편으로 10편이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관객 규모는 오히려 늘어났고, 약 2,000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아 객석을 채웠다.
공지천 청소년푸른쉼터에서 이뤄진 공연과 ‘춘천씨네파크’ 야외 상영 프로그램도, 폭염과 우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여기에 체험 이벤트와 개폐막식 참석 인원 등을 합하면 약 4,500명 정도의 연인원을 동원했다. 결산 보고 후 이대범 조직위원장이 단상에 올라 영화제 개최에 힘쓴 사람들을 치하하며, “작은 영화제이지만 로컬리티를 지켜 가려 하며, 한국영화를 위한 작은 토양이 되겠다”는 다짐과 함께 축사를 마무리했다.
이어진 시상식에선 박찬우 감독의 <아무 잘못 없는>이 심사위원대상(상금 700만원)을, 이이다 감독의 <디-데이, 프라이데이>와 정보라 감독 <육 년과 여섯 번>이 심사위원상(상금 400만원)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의 확고한 지지를 받은 <아무 잘못 없는>의 박찬우 감독은 “이 작품을 하면서 많은 우려가 있었다. 단편에서 감당할 수 있는 서사일지, 러닝타임이 너무 긴 건 아닐지, 걱정이 되었다. 헌신적인 스태프와 배우들의 노력이 있어서 가능했던 영화다. 그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더 열심히 영화를 찍는 사람이 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가족 안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이야기와 캐릭터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 등이 탄탄하게 결합된 작품이었다.
<디-데이, 프라이데이>의 이이다 감독은 “시상식에서 상 받는 것이 처음이다. 개인적인 마음으로 시작한 영화였는데, 함께 작업한 스태프들과, 극장의 관객들을 만나면서, 세대를 이을 수 있는 영화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깨달음이 영화가 지닌 마법 아닌가 싶다”고 이야기했다. 1980년대 광주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역사적 사건과 개인의 성장기를 결합한 방식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육 년과 여섯 번>의 정보라 감독은 “나를 꺼내 주시고 인정해 주셔서 감사하다. 저는 언제나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이젠 제가 작업을 하고 있어도, 일없이 논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런 작은 인정을 받는 것 같아 기쁘다”며 감격을 전했다. 지극히 사적인 경험을 다양한 스타일을 통해 드러낸 이 작품은 춘천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을 가졌는데,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되었다. 시상식을 마친 후 박기복 이사장의 폐막 선언으로 막을 내린 춘천영화제는 내년을 기약했다.
한편 춘천영화제는 7월엔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강원특별자치도 인권센터 등과 함께 ‘차근차근 상영전’을 통해 다시 관객을 찾아갈 예정이며, 현재는 강원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와 ‘다행희야’ 공모전을 진행중이다.
[사진=춘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