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목) 오후, 강원도 춘천시 공지천 청소년푸른쉼터에서 2024 춘천영화제(이사장 박기복) 개막식이 성료되었다.
배우 강소라의 사회로 열린 개막식에서 박기복 이사장은 “강원도의 다른 지역 영화제와 함께, ‘강원도 영화의 힘’을 만들어내겠다”며, 춘천영화제가 “작지만 강한 영화제”가 되길 원하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내빈을 대표해 축사를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백창석 부시장은 춘천영화제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한국단편경쟁 부문 심사위원 소개가 있었다. 무대에 오른 임오정 감독은 “15편의 작품이 지닌 진심을 고스란히 읽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고, 정하담 배우는 “독립영화에 출연한 지 10년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가장 기뻤던 경험은 영화제에 초청되고 상영될 때였다. 마치 내가 출연한 영화를 본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작품을 보고 심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이성규 영화상’ 시상이었다. “한국의 독립예술영화를 사랑해달라”고 당부했던 고 이성규 감독(1963~2013)의 헌신과 열정을 기리는 ‘이성규 영화상’은 작년 이성규 감독의 10주기를 맞이해 제정되었고 첫 수상자로 이마리오 감독을 선정했다. 올해의 수상자는 문정현 감독이다. <할매꽃>(2007) <용산>(2010) <경계>(2014) <붕괴>(2014) 등의 작품을 통해 사적이면서도 사회적이며 역사적인 테마를 다뤄온 문정현 감독은 긴 세월 동안 묵묵히 동료 감독들을 지원하고 협업했던 다큐멘터리스트였다.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이성규 감독의 동생인 이인규(춘천문화재단 공연기획팀) 씨는 고인을 떠올리며 울컥하는 감정에 두세 차례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형에 대해 회고하며,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치열한 창작 정신을 잇는 후배 독립영화인을 응원하기 위한” 이성규 영화상의 두 번째 수상자로 문정현 감독을 축하했다. 무대에 오른 문정현 감독은 10여 년 전 부산 해운대 바닷가에서 이성규 감독과 나누었던 추억을 이야기했다. “독립영화가 지켜야 할 정신에 대해 역설하시던 모습이 여전히 생생하다”며, “하늘의 별이 되어 크게 웃으실, 그리고 진지하게 응원하실 감독님을 떠올리며, 독립영화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다잡게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영화제 개막작은 <빛과 몸>이었다. 춘천시영상산업지원센터 지원작인 이 작품은, 춘천을 대표하는 예술가인 유진규 마이미스트와 장권호 감독이 함께 작업한 연작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이른바 ‘마임과 마음’ 3부작으로, 장권호 감독은 <요선>(2022)을 시작으로 두 번째 작품인 <빛과 몸>을 올해 내놓았고, 차기작 <빈손>으로 3부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10년 전 단편을 만들며 춘천과 인연을 맺은 장권호 감독은, 유진규 마이미스트의 퍼포먼스에 영감을 얻어 그것을 기반으로 꾸준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개막작을 소개하기 위해 장권호 감독과 함께 무대에 오른 주연 배우 차지원은 <빛과 몸>에 대해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해 묻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2024 춘천영화제는 6월 23일까지 4일 동안의 일정을 이어갈 예정으로, 메가박스 남춘천에선 영화 상영이, 공지천 청소년푸른쉼터에선 춘천시영상산업지원센터와 함께하는 야외 상영 프로그램 ‘춘천씨네파크’와 다양한 장르의 버스킹 공연을 만날 수 있는 ‘봄봄 라이브’가 이어진다. 입장권은 영화제 홈페이지 혹은 현장 구매를 통해 구입 가능하며, ‘봄봄 라이브’ 일정과 관객과의 대화 참여 게스트 등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2024 춘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