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휴전선 철책을 바라보며 군 복무 중인 북한병사 규남(이제훈)은 제대를 앞두고 더 이상 발 붙일 데 없을 것 같은 북을 떠나 휴전선을 넘기로 마음먹는다. 매일 전우들이 잠든 밤이면 내무반을 몰래 빠져나와 DMZ에 들어가 탈출경로를 꼼꼼히 체크한다. 지뢰가 어디에 묻혔는지 파악해서 지도를 만든다. 그런데, 오래 전부터 규남의 수상한 행동에 낌새를 차린 홍사빈이 함께 가자고 한다. 이들이 철조망을 넘으려는 순간, '날카로우며 우아하게 생긴' 보위부 소좌 현상(구교환)이 등장한다. 이제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탈주와 추적, 어쩌면 처형의 긴박한 달음박질이 펼쳐진다. 휴전선 이북, 군사분계선 위쪽 북한군 지역에서 말이다. 내달 3일 개봉하는 영화 <탈주>이다. 개봉을 앞두고 17일(월) 오후,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탈주>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종필 감독과 배우 이제훈, 구교환이 참석하여 영화에 이야기를 펼쳤다.
이제훈은 목숨을 걸고 사선을 넘으려는 규남을 연기한다.”탈출 과정에서 늪에 빠지기도 한다. 진짜 늪이면 죽는다. 그 순간에는 지푸라기라도 짚는 심정으로 탈출해야 하기에 그런 마음으로 장면을 찍었다. 그래서 더욱 그 장면을 응원하면서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교환은 복잡한 내면심리를 보여주는 보위부 고급장교를 연기한다. “셈을 하고 다가가지 않았다. 규남 역을 함께 해주신 이제훈 배우와 감독님이 디렉션을 날카롭게 꽂아 주셔서 잘 다가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극중에서 유난히 외모관리에 신경을 쓰는 북한 장교를 연기한 것에 대해 “온전히 감독님의 디렉션이었다. 그런 점들이 이종필 감독의 세계 안에서는 다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보습 관리라는 캐릭터의 톤을 더 올리고 싶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탈주>에는 이솜과 송강이 등장한다. 이들의 역할에 대해 이종필 감독은 ”이솜 배우는 먼저 하겠다고 하셔서 감사하게 찍었다. 찍으면서 좋았다"고 말했고, “송강은 현상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드는 인물이다. 현상이 가진 과거의 내적 욕망을 드러낼 수 있는 팅커벨 같은 존재이다. 관습적으로 여성 캐릭터를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러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짧은데 임팩트가 있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구교환은 ”규남과 현상의 전사가 있는데, 스핀오프나 프리퀄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을 정도다.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밝혀, 작품에서 나오지 않은 그들의 입대 전 청춘의 한 때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다.
이종필 감독은 북한군 부대를 배경으로한 것에 대해 “만약 대한민국의 캐릭터가 나오면 남북관계, 이데올로기, 휴머니즘 이야기가 될 것이다. 나는 그냥 같은 생김새의 사람이 있는 북한을 배경으로 해서 인간자체의 근원적인 이야기를 다뤄보고 싶었다.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꿈을 꾼 듯, 북한에 온 듯한 감정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악몽으로 시작되는 짜릿한 꿈으로 연결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자기 의지로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근원적인 욕망을 에두르지 않고 직진하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는 이종필 감독의 영화 <탈주>는 7월 3일 개봉한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