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아시아 최대규모의 ‘국제방송영상콘텐츠마켓 2020’ (BCWW 2020)이 지난 7일, 온라인 방식으로 개막되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콘텐츠, 뉴노멀 시대를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 BCWW에서는 국내외 방송산업관계자들에게 포스트코로나와 뉴미디어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인사이트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해 줄 다양할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오늘(9일) 낮에는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플랫폼 진출의 성과를 알아보는 <한국 콘텐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라이브 패널토론회가 열렸다. 서정민 기자(한겨레신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한류콘텐츠 제작사를 대표하여 윤신애 대표(스튜디오329)와 장혁재 대표(컴퍼니상상)가 참석했다. 윤신애 대표는 <개와 늑대의 시간> 등 지상파TV 드라마를 제작했었고, 유튜브 오리지널(프리미엄) <탑 매니지먼트>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을 제작했다. 장혁재 대표는 SBS에서
● 윤신애 대표,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 커뮤니케이션"
지상파TV드라마에 비해 파격적인 소재와 내용의 <인간수업>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윤신애 대표는 “파격적인 소재를 두고 어떻게 접근했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다. 제작자들은 모두 같은 고민이다. 플랫폼이 정해졌고, 대본이 너무 좋았다. 유튜브 프리미엄(톱 매니지먼트)을 하면서 글로벌하게 접근해보자고 생각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을 함께 했던 김진민 감독과의 호흡도 잘 맞았다”며 “넷플릭스와 협업에서 차이가 있다면 제작 과정을 디테일하게 갖고 간다는 것이다. 촬영한 영상을 공유하는 시스템도 있었다. 처음 기획한 것을 그대로 유지하는지 체크하는 시스템이 잘 되어있다. 그래서 결과물만을 갖고 황당해 하는 그런 과정이 없다. 그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했다는 것이 지상파와의 차이점이라면 차이점 같다.”고 밝혔다.
장혁재 대표는 예능 콘텐츠로 글로벌 플랫폼에 진출한 경험을 공유했다. “<범인의 바로 너> 같은 경우는 해외 시청자도 쉽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 드라마타이징 형식이 보기가 쉽다. 추리방식은 전 세계에서 통하는 장르이니 이 둘을 결합시키고 싶었다.”며 “50명 이상의 프로페셔널한 연기자들에게 대사와 설정을 주고 캐릭터를 만들었다. 어떤 타이밍에 들어올지는 각자 결정해야한다. 당황하기도 하고 실수도 있었지만 그런 리얼함을 재미있게 생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투게더>는 처음부터 넷플릭스를 통한 글로벌 시청자를 생각하고 만든 프로그램이다. 국적과 문화적 배경이 다른 두 출연자가 함께 여행하면서 미션을 수행하고, 팬을 만난는 예느을 한국에서만 만들기는 쉽지 않다. 글로벌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예능에 이승기와 대만의 류이호가 잘 소화해 주었다.”
두 사람은 글로벌 플랫폼과 작업한 소감도 밝혔다.
윤 대표는 “좋은 기회였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유튜브 프리미엄과 작업할 때는 K팝에 대한 콘텐츠를 기대했었다. 전 세계 시장에 어필한다고 생각했고 원작IP를 갖고 있었다. 요즘은 K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를 찾고 있는 것 같다. 넷플릭스는 <인간수업>처럼 독특한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 지금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도 살펴보면 모두 컬러가 다양하고, 컨셉이 명확한 것들이다.”
● 장혁재 대표 "좋은 콘텐츠의 조건"
장혁재 대표는 “중국 플랫폼과 작업할 때 느낀 것은 어디든 비슷하다는 것이다. 중국시장은 이미 한국 포맷에 익숙하다. 물론 현지화 문제가 있다. 어떻게 중국 현지에 맞는 것을 만들 것인가. 이게 중국에서의 성공요인 같다. 현지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한국에서 만들 때의 노하우를 결합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글로벌OTT라고 따로 전략이 있는 게 아니다. 좋은 콘텐츠는 어디서든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한다.”
향후 고민에 대해서도 밝혔다. 장 대표는 “예능 콘텐츠의 퀄리티를 고민해야할 시기인 것 가다. 숏 폼에 대한 생각도 해야 한다. 60분, 90분이 아니라 다양한 길이의 콘텐츠를 생각해야한다. 현지화에 대한 고민도 계속해야한다.”고 밝혔다.
윤신애 대표는 “우리 회사는 처음부터 독특한 것을 하자고 생각했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처음 갖고 있던 아이디어를 끝까지 밀고 갈 작가를 찾고 있다. 작은 회사지만 공모전도 열고, 참신한 아이피도 찾고 있다. 작가가 유니크한 각본을 썼을 경우 ‘스튜디오329’에 줘보자라는 회사가 되고 싶다.”
한편 이날 온라인 랜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글로벌OTT 쏠림 현상에 대한 국내플랫폼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윤 대표는 “플랫폼은 국내에도 많다. 지상파도 있고, 종편도 있고, 오티티들도 각자 오리지널을 만들고 있다. 넷플릭스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여전히 방송사가 가지는 메리트가 있다. OTT는 타깃을 세분화하여 꽂는 것이라면 방송사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여주는 것을 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은 혼재되어 있다. 타기팅은 확실히 분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장혁재 대표 역시 “좋은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이 많이 생겼다. 글로벌업체에만 몰리지는 않을 것이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청자들에게는 더 좋은 상황이 된 셈이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타깃화된 콘텐츠를 만들 기회를 가진다. 더 재미있고, 길이도 다양하고, 포맷도 다양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장혁재 대표는 “리얼 버라이어티라고 기본은 스토리가 깔려있어야 한다. 그 점에서는 글로벌이나 한국이나 별 차이가 없다. 잘 만든 이야기는 국경을 넘어 반응한다.”고 다시 한 번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날 <한국 콘텐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패널 토론회는 막을 내렸다. (KBS미디어 박재환)
[사진 = BCWW 행사현장/ 유튜브캡쳐,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 - '투게더'/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