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개봉된 독립영화 <69세>의 임선애 감독이 내달 열리는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박남옥상’을 수상한다.
영화 ‘69세’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69세 효정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햇빛으로 걸어나가 참으로 살아가는 결심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어느 한국 영화에서도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장년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으로서, 노인으로서, 사회에서 약자가 감내해야 할 시선과 편견에 대한 화두를 던져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연출을 맡은 임선애 감독은 놀라운 완성도를 선보여 올해의 데뷔작으로 주목 받았고 “사회가 외면하는 이야기를 용기 있게 풀어낸 주옥 같은 작품”라는 평을 얻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박남옥상’은 한국 최초의 여성감독인 박남옥 감독을 기리는 상이다.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선정위원회(김은실, 배주연, 변재란, 이숙경, 정재은)는 만장일치로 임선애 감독을 올해 ‘박남옥상’에 선정함에 있어 “나이 든 여성이 경험한 성폭력을 다뤘다는 의미에서 큰 지지를 보내고 싶다. 영화는 사건의 인과관계를 파헤치는 과도한 지나침에 의존하기보다는 노인 여성이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려는 시간이 오롯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선애 감독은 그간 20여 년을 영화 현장의 스태프로 열정을 다했다. 분명 영화의 길을 포기할 수도 있었을 것이며, 자신의 영화를 만들 수 없을 거라고 좌절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마침내 자신이 선택하고 책임지는 이야기로 관객과 만났다. 오랜 시간을 견디고 숙고해온 임선애 감독의 또렷한 선택이 박남옥 감독님의 선택을 떠올리게 한다.”라고 선정 소감을 덧붙였다.
임선애 감독은 "영화 ‘69세’는 성폭력 문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노인 여성의 이야기다. 낯설고 어려워 관심 받지 못했던 이야기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피치&캐치]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되었는데 이런 뜻 깊은 상을 주셔서 감격스럽다. ‘박남옥상’의 의미와 무게감을 늘 생각하며, 계속 정진하겠다."라고 남다른 수상 소감을 밝혔다.
임순례 감독(2008), 김미정 감독(2017), 박찬옥 감독(2018), 장혜영 감독(2019) 뒤를 이어 올해 ‘박남옥상’ 수상자로 선정된 임선애 감독에게는 상금 500만 원과 트로피가 수여되며 시상식은 오는 9월 10일(목)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에서 열린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