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빌딩, 숨 막히는 영업부 사무실을 배경으로 인턴사원의 대반전 복수극을 그린 영화 <오피스>(2015)로 주목받은 홍원찬 감독이 5년 만에 신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돌아온다. 다분히 종교적인 느낌을 주는 제목을 단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왕년의 프로페셔널 킬러 황정민과 인정사정없는 일본 야쿠자 사이코 이정재가 사생결단 싸우는 하드보일드 액션물이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는 영화 상영에 이어 홍원찬 감독과 배우 이정재, 박정민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신작 <교섭>을 찍기 위해 요르단에 체류 중인 황정민은 화상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장르적 특성에 집중했다”고 말문을 연 홍원찬 감독은 “장르영화라는 것은 결국 익숙한 이야기를 어떻게 변주해 전달하는지가 관건이다. 성에 갇힌 공주를 구하는 이야기의 원형을 큰 틀에서 따르고, 이 영화만의 스타일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황정민과 이정재의 만남은 <신세계>(2013)의 브라더 액션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정재는 ”둘이 같이 나오면 아무래도 비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장면이 멋있고, 정교하게 찍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홍원찬 감독도 “(신세계에서의) 황정민 배우의 엘리베이터 신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이번 영화와 비교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런 갇힌 장소가 반복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것에 괘념치 않고 우리 영화에 맞는 신이라면 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에서도 좁은 공간을 활용한 액션이 다수 등장한다)
홍 감독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제목에 대해 “황정민이 연기하는 인남은 기존의 느와르 작품에 많이 등장하는 캐릭터 성격을 가졌다. 나락으로 떨어진 인물이 누군가를 구하면서 본인도 구원을 얻게 되는 캐릭터다. 이를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제목을 찾다 보니 주기도문 마지막 구절에 착안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정재는 자신이 연기한 ‘레이’의 액션에 대해 “우리 영화만의 확실한 액션 스타일이 있는 것 같다”며 “여태 했던 캐릭터 중에서 제일 어렵고 힘들었던 캐릭터 중 하나였다. 캐릭터를 과하게 치장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왠지 이 캐릭터는 좀 더 경계선 끝까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성전환 수술을 하기 위해 태국 클럽에서 노래를 하고 있는 유이라는 인물을 연기한다. 황정민의 태국 현지가이드 역할을 떠맡게 된 박정민은 이번 영화에서도 발군의 캐릭터 해석력을 보여준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었고, 두 선배가 출연하고, 홍원찬 감독과 좋은 기억도 있어서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작품을 하기로 하고 나서, 캐릭터 이해 과정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를 연구할 때 매우 조심스러웠고, 고민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박정민은 홍원찬 감독의 데뷔작 <오피스>에서 영업부 직원으로 출연했었다.
마지막으로 이정재는 “코로나 때문에 극장에 많이 와주시라는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정확한 절차에 의해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구축됐다고 생각한다. 우리 영화를 흥미롭게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건강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15세관람가’를 받은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8월 5일 개봉된다. (KBS미디어 박재환)
[사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시사회현장/ CJ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