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탄생><만추> 등 섬세한 감성과 탁월한 연출력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김태용 감독이 <원더랜드>를 통해 또 한 번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내 눈길을 끈다.
김태용 감독의 2006년 연출작 <가족의 탄생>은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관계를 유쾌하고 담백하게 풀어내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작품으로, 오늘날까지 회자되며 가족영화의 바이블로 평가받고 있다. 평생 접점 하나 없었던 타인과 어느 순간 밥상을 공유하며 ‘식구’(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로 거듭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혈연’이 아닌 ‘인연’의 중요성과 공동체로서의 ‘가족’의 의미를 곱씹게 만들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배우들의 호연과 김태용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더해져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김태용 감독이 5일 개봉하는 영화 <원더랜드>에서 더욱 다양하고 확장된 형태의 ‘가족’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킨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
평소 자주 이용하던 영상통화에서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은 김태용 감독은 ‘원더랜드’라는 가상의 서비스를 관객들이 가까운 일상처럼 받아들이고 자신의 모습을 투영할 수 있도록 ‘원더랜드’ 서비스로 연결된 각기 다른 캐릭터들을 구상했다.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직접 서비스를 의뢰한 싱글맘(탕웨이)부터 하나뿐인 가족이자 사고로 목숨을 잃은 손자(탕준상)의 복원을 신청한 할머니(성병숙), 어린 시절 부모님을 여의고 ‘원더랜드’를 적극 활용하는 ‘원더랜드’의 수석 플래너(정유미)와 의뢰받은 서비스에서 우연히 가족의 비밀을 발견하게 되는 신입 플래너(최우식)까지. 더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등장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여기에 <가족의 탄생>이 ‘밥상’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가깝고도 먼 존재인 가족의 의미를 들여다봤다면 <원더랜드>는 함께한 ‘시간’을 중심으로 멀리 있지만 가까운 존재,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어린 시절부터 ‘원더랜드’ 서비스로 AI 부모님과 교감해온 ‘해리’(정유미)가 화면 너머의 엄마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새로운 가족의 형태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삶과 죽음 사이, 누구나 겪는 가족과의 이별이 주는 슬픔과 그리움, 혼란의 감정을 가상의 영상통화 서비스를 통해 위로받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김태용 감독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 오래도록 남을 진한 여운을 선사한다.
지금 이 순간 우리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 <원더랜드>는 6월 5일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