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로. 예술의 군주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함께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3대 거장, 라파엘로 산치오의 생애와 그림을 다룬 최초의 영화 <라파엘로. 예술의 군주>가 내일(29일) 극장에서 개봉된다.
라파엘로 서거 5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최초의 영화 <라파엘로. 예술의 군주>는 1483년 이탈리아 두칼레 궁전 근처에서 태어난 라파엘로가 어린시절 화가인 아버지의 공방에서 캔버스와 물감, 붓을 가지고 놀고 있을 때 그의 아버지는 “세상의 많은 것들이 인간의 이름을 영원하게 만드는데 가장 먼저 문학이 있고 시와 역사 그리고 조각과 그림이 있다. 넌 미래에 날개를 펴고 하늘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이 자신의 길을 인도해 주었다고 한다. 라파엘로는 어린시절 우르비노에서 미술에 관심을 보이다 청년이 되어 피렌체에서 본격적인 화가의 길로 들어선다. 그리고 로마에서 절정기를 살다가 37세의 짧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다.
이처럼 그의 드라마틱한 삶의 과정을 남녀 배우들이 출연해 뛰어난 연기로 재미를 안겨주고 유명미술사가들이 등장해 아름다운 프레스코화인 “성모와 아기 예수“ 등 라파엘로의 예술 세계를 깊이 있는 해설로 들려준다. 특히 미켈란젤로의 제자였으나 훗날 라파엘로의 찬미자로 잘 알려진 예술가 바사리가 미술가들의 생애를 기록한 책에서 라파엘로의 재능을 알아본 그의 아버지가 당대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인 페루지노에게 훈련받도록 했다는 사실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어린 시절 피렌체에서 레오나르도에게 영감을 얻은 라파엘로는 미켈란젤로에게 관심을 돌리고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에서 해부학적 영웅주의를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와 경쟁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렇게 미켈란젤로를 상대로 도전을 준비하고 있을 때 교황 율리우스 2세는 1508년 두 명의 예술가를 부른다. 피렌체 출신의 미켈란젤로는 교황으로부터 시스티나 경당의 천장을 그려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그리고 겨우 25살밖에 되지 않은 우르비노 출신의 라파엘로는 교황의 개인 방이 될 유서 깊은 사도 궁전의 중심부에 있는 훗날 라파엘로의 방으로 명칭 된 이곳에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라파엘로는 10년 동안 거의 쉬지 않고 일하며 탄생한 그림이 바로 자신의 최고 작품으로 손 꼽히는 '아테네 학당’이다.
라파엘로. 예술의 군주
‘아테네 학당’은 고대의 위대한 사상가들을 한데 모은 것으로 유명하다. 손을 대지와 평행하게 뻗고 있는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 세계를 중시하는 그의 철학을 나타내고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플라톤은 관념 세계를 논하며 소크라테스와 디오게네스를 비롯해 신들의 존재를 부정했던 무신론자 에피쿠로스도 그리고 라파엘로와 교황 율리우스 2세도 '아테네 학당'에 등장한다 '아테네 학당'의 밑그림에는 헤라클레이토스라는 '생각에 잠긴' 인물이 없었는데 미켈란젤로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프레스코화 작업에서 추가됐다고 한다.
이렇듯 강렬하고 장엄한 '아테네 학당'을 본 교황은 이전에 관여했던 다른 예술가들을 모두 해고하고 라파엘로에게 교황의 방 전체를 장식하는 일을 맡겼다고 한다. 이외에도 ‘성모대관’, ‘오색 방울새의 성모’, ‘그리스도의 변용’ 등 엄선된 50개의 작품이 생생하게 스크린에 펼쳐진다.
라파엘로. 예술의 군주
● 대중에게 단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바티칸 로지아’
<라파엘로. 예술의 군주>는 일반인에게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바티칸 박물관 라파엘로의 방과 연결되는 복도공간인 ‘바티칸 로지아’를 촬영했는데 이 매혹적인 장소는 교황에게 아름다운 도시인 로마를 바라보면서 걸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고 한다. 고대, 자연, 종교사가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며 아치형 채광창에 프레스코화 한 꽃 장식과 동물은 자연을 포함한 라파엘로의 광범위한 관심사를 보여준다. 저명한 르네상스의 작가 발다사레 카스틸리오네는 "이것은 현대인이 지금까지 생산한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라파엘로. 예술의 군주>에는 ‘바티칸 로지아’ 만큼 아주 중요한 그림들이 소개되는데 그것은 바로 레오10세 교황이 1515년 라파엘로에게 성경의 ‘사도행전’에 나오는 성 베드로와 사도 바울의 삶과 기적을 담은 10점의 그림이다. 라파엘로가 디자인한 그림을 브뤼셀의 직조공 피터르판 앨스트가 태피스트리를 만들었는데 완성된 태피스트리는 높이가 5미터였고 모두 합친 길이가 42미터일 정도로 장대했다. 그중 7점은 시스티나 경당에 설치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술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라파엘로. 예술의 군주>는 라파엘로 서거 5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대작 답게 총 20개의 장소와 50점 이상의 걸작들을 최첨단 4K 장비로 촬영하였으며 헬리콥터 및 드론을 동원하는 등 다양한 영상으로 구현되어 대형 스크린에서 봐야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뛰어나며 오는 5월 29일 개봉될 예정이다.
[사진=일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