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 역사상 최초의 천막 동안거를 담아낸 힐링 다큐 <아홉 스님>이 스님들이 인간 한계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지켜온 엄격한 규칙, ‘청규 7항’을 공개해 화제를 모은다.
영화 <아홉 스님>은 한국 불교 역사상 최초의 천막 동안거, 정진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불사 않는 아홉 스님들의 극한 수행기를 담아낸 밀착 다큐로 지난 겨울, 살을 에는 강추위 속 아홉 스님들이 90일간 지켜온 수행 규칙인 ‘청규 7항’을 공개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안거(安居)란 참선정진을 위해 스님들이 한곳에 모여 외출을 금한 채 수행에만 전념하는 불교 수행법으로 추운 겨울에 진행되는 안거를 동안거(冬安居)라 이른다. 영화 <아홉 스님> 속에는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천막 안’이라는 수행 장소와 아홉 스님들이 지켜야 할 일곱 가지 엄격한 규율 ‘청규 7항’이 더해진 한국 불교 사상 최초의 특별한 천막 동안거가 그려진다. 이는 단순한 90일 천막 기거를 넘어, 모든 욕구를 닫고 참선정진해야 하는 전무후무한 도전의 시간을 예고하고 있어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홉 스님들이 실천한 천막결사 ‘청규 7항’은 천막 동안거가 인간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욕구들마저 제한한 수행이었음을 엿볼 수 있게 해 지난 수행의 어려움을 짐작케 한다.
먼저 ‘청규 7항’의 첫 번째 조항 ‘하루 14시간 이상 정진한다’에서는 평화와 화합에 의의를 두고 있는 동안거인 만큼 주어진 날들을 온전히 정진에만 쓰고자 하는 스님들의 남다른 각오가 엿보인다. 다음으로 ‘공양은 하루 한 끼, 옷은 단 한 벌, 양치만 허용하고 삭발과 목욕 불가, 외부인과 접촉을 금하고 천막을 벗어날 수 없으며 묵언한다’는 조항들은 스님들이 90일 동안 인간이 가진 욕구를 철저하게 닫아야만 했던 인고의 시간들을 보여주며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음을 예상케 한다. 마지막으로 ‘규약을 어길 시 조계종 승적에서 제외한다’는 규칙에는 쉽지 않은 도전에 정면으로 맞선 스님들의 용맹하고도 단단한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제 동안거에 들어가기 전, 아홉 스님들은 승적 제외에 동의한다는 각서와 제적원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마치 배수진을 친 듯한 담대함으로 한치의 물러남도 없이 수행에 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마지막 조항에 대해 호산 스님은 “승려증이 박탈되는 것은 주민등록증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고 전한 바 있어, 승적 제외에 대한 무게감을 드러냄과 동시에 천막 동안거에 임한 스님들의 굳은 결의를 보여준다.
이처럼 평화와 화합이라는 세계 공통적인 가치를 이룩하기 위해 용맹정진하는 아홉 스님들의 수행 여정기 <아홉 스님>은 5월 27일 개봉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