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개봉된 <언더워터>(원제:The Shallows)는 2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 세계 1억 달러 이상의 흥행수익을 올린 가성비 최고의 여름무비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죠스> 이후 50년 동안 수많은 해상호러, 상어등장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이 영화는 손꼽을 만큼 재밌고, 스릴 넘치는 작품이다.
서핑 마니아인 의대생 낸시(블레이크 라이블리)는 멕시코 해안의 보석 같은 서핑 장소를 발견한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아름다움이 가득한 해변, 에메랄드 빛 바다, 유혹하는 파도. 낸시는 파도와 바람에 흠뻑 취해 혼자 서핑을 즐기다 무언가가 부딪치고, 바다 속으로 내동댕이쳐진다. 상어의 습격을 받은 것이다. 겨우 암초 위로 기어 올라간다. 저 멀리 해변이 빤히 보인다. 소리치면 들릴 듯하지만 아무도 없다. 만조가 되어 물이 차오르고 상어는 암초 주위를 계속 맴돈다. 상어에게 물린 허벅지의 상처는 아려오고, 만조의 바닷물은 높아진다. 상처 입은 갈매기 한 마리만이 곁에 머문다. 낸시는 살아서 이 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 멋모르고 파도에 뛰어드는 또 다른 서퍼가 상어의 공격을 받는 것을 속수무책 바라볼 수밖에 없다.
‘언더 워터’는 상어 한 마리, 갈매기 한 마리, 그리고 배우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모든 것을 한 영화이다. 파라다이스 같은 숨겨진 바다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의 서핑과 함께 불청객 상어가 찾아오고, 그 좁디좁은 암초 위에서 필사의 사투를 펼쳐야하는 인간의 절박함이 시종 영화의 긴장감을 이끈다. 자움 콜렛 세라 감독은 아름다운 자연과 자연의 무서움, 그리고 그 속에 던져진 인간의 운명을 욕심 부리지 않고 탄탄하게 그려낸다. 상영시간이 86분밖에 되지 않는다!
서퍼 낸시가 인적이 드문 이곳을 찾은 이유는 힐링을 위해서였다. 최근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 그 엄마가 자신을 임신하고 있을 때 이곳을 찾았었단다. 관객은 그런 곁가지 이야기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을 것이다. 바다 속 무서운 상어는 사람의 그런 사연을 알 리 없겠지만, 그런 풍광을 찾은 사람에게는 모든 사연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배우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데드풀’의 주인공 라이언 레이놀즈의 아내이다.
이 영화의 원제는 ‘얕은 곳’을 뜻하는 ‘Shallows‘이다. 2016년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언더 워터>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하필이면 다음 주 <언더워터>(원제: Underwater)라는 작품이 개봉한다. 이 영화는 해저 11킬로의 한 시추시설을 배경으로 한 심해 스릴러이다.
서핑이 인상적으로 등장하는 영화로는 <폭풍 속으로>와 기타노 다케시가 감독한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가 있다. <언더 워터>는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고,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폭풍 속으로>는 왓챠에서,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는 웨이브(개별구매)에서 만나볼 수 있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