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라는 이름으로’ 특별한 두 가족을 만나본다
‘엄마로 살아간다는 건, 천국을 등에 업고 지옥 불을 건너는 것.’이라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육아는 두렵고도 가슴 벅찬 일이다. 하지만 그 무게를 기꺼이 짊어진 부모가 있다. 그래서 ‘부모’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일지 모른다.
첫 편은 딸 넷을 둔 딸 부잣집 엄마, 향희 씨가 일곱 손주를 위해 출장 육아를 떠나는 이야기, 두 번째 가족은 다운증후군 딸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이유를 찾아가는 ‘우리 집에 노을이 왔다’ 편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자식을 위해 3년째 출장 육아 중인 엄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기 울음소리 듣기 어렵다는 저출산 시대, 경상남도 창원에서 소문난 딸 부잣집 윤향희(57), 김환(61) 씨 부부의 사정은 좀 다르다. 첫째 다해(36), 둘째 은혜 (34), 셋째 슬기(32), 넷째 혜지(27)는 어릴 적부터 우애 좋게 잘 자랐고, 첫째부터 셋째까지 부모에게 기대지 않고 착하고 성실한 사윗감을 만나 결혼해 향희 씨 부부에게 기쁨을 줬다. 다만 한 가지, 결혼 후 몇 년이 흘러도 손주 소식이 없어서 사돈 보기도 민망하여 내심 속이 탔단다. 그런데 3년 사이 딸 부잣집 엄마가 쌍둥이 부자 할머니가 됐다. 무슨 사연일까?
딸 넷 낳고 시어머니 눈치 보랴, 집안일 하랴 제대로 된 산후조리를 못 해본 향희 씨. 나중에 내 딸들은 책임지고 산후조리 시켜주겠다 마음먹었다. 어릴 때부터 넷이서 똘똘 뭉쳐 자란 덕에, 아이는 기본 둘을 낳겠다던 딸들에게서 드디어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둘째 은혜 씨가 결혼 7년 만에 인공수정으로 쌍둥이를 임신한 것이다. 엄마 향희 씨는 창원 집에서 부산 둘째네로 출장 육아를 떠났다. 귀여운 쌍둥이는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 조카 사랑은 자식 사랑으로 이어져, 1년 뒤 큰딸 다해 씨도 결혼 10년 만에 인공수정 한 번에 쌍둥이를 낳았다. 그야말로 겹쌍둥이! 쌍둥이 할머니에게 걸려 온 셋째 딸의 전화 한 통. "엄마, 아기집이 세 개야!" 연천 군인인 슬기 씨. 여수에 있는 남편과 주말부부로 지내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언니들처럼 인공수정을 했는데, 세쌍둥이였다. 부산 육아 출장을 마친 지 100일 만에 여수에서 장기 출장 중인 향희 씨, 3년 만에 손주가 일곱. 그 덕에 행복은 7배지만, 육아 난이도도 7배다.
쌍둥이 육아를 두 번이나 했지만, 둘과 셋은 또 다른 이야기. 여수 삼둥이 육아는 또 다르다. 씻는 것부터 재우는 것까지 일대일로 전담, 이른둥이로 태어나 한껏 걱정했지만, 씩씩한 군인 엄마 슬기와 육아에 뛰어든 사위 덕에 쑥쑥 자라 올해 3월 어린이집 등원을 시작했다. 드디어 엄마 향희 씨도 출장 육아 끝, 손주와 딸들에게 아내를 양보하고 홀아비 아닌 홀아비 생활 중인 김환 씨. 싱크대 만드는 건 꼼꼼하지만 집안일은 빵점, 아내 손길이 시급하다.
창원집에 돌아온 육아의 달인 향희 씨는 집 안팎 쓸고 닦고, 남편과 싱크대 출장까지 다닌다. 한편, 오랜만에 육아 해방을 즐기던 향희 씨에게 큰딸로부터 SOS가 왔다. 쌍둥이 손녀가 발을 다치고, 큰딸도 병원에 가야 하니 도와달라는 것. 그런데 큰딸이 향하는 병원은 바로 산부인과? 8월이면 또 8번째 손주가 태어난다니, 향희 씨 또 장기 출장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 오고 있다.
이른 나이에 결혼해 딸 넷을 키우며 인생의 행복을 만끽한 향희 씨, 그 딸들이 결혼해 또 줄줄이 쌍둥이를 낳았다. 알 수 없는 인생이라지만 갑자기 찾아온 일곱 손주들. 고된 육아에 쩔쩔매면서도, 자식 얼굴 보며, 그 시름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가족들. 그렇게 부모라는 이름으로 가슴 벅차게 살아간다.
[사진=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