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원더풀 월드> 속 김남주와 차은우가 '복수의 대상'과 '연민의 대상'을 오가는 입체적 관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직접 처단한 은수현이 그날에 얽힌 미스터리한 비밀을 파헤쳐 가는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로, 6년 만에 돌아온 '드라마 퀸' 김남주(은수현 역)와 전례 없는 연기 변신을 꾀한 차은우(권선율 역)의 만남으로 첫 공개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공개 이후에는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미스터리, 믿고 보는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 열전 등을 토대로 화제성과 흥행력을 모두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극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김남주와 차은우의 독특한 관계성과 그 속에서 폭발하는 케미스트리가 <원더풀 월드>의 식지 않는 인기를 견인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공개된 <원더풀 월드> 속 김남주와 차은우의 미공개 스틸은 그야말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두 주인공의 투 샷을 담아내며 흥미를 자극한다. 차은우는 마치 한겨울 서릿발같이 싸늘한 눈빛으로 김남주를 노려 보다가도 또 다른 스틸 속에서는 김남주의 옷소매를 붙잡고 힘없이 고개를 떨구기도 한다. 또한 차은우를 바라보는 김남주의 눈빛에는 단호함과 측은함이 공존해 눈길을 끈다. 이처럼 살벌함과 먹먹함이 공존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원더풀 월드> 속 수현과 선율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높인다.
극 중 수현은 자신의 어린 아들을 살해한 인면수심의 가해자를 직접 처단한 뒤 살인 전과자가 된 인물. 수현은 수감 시절 동료였던 형자(강애심 분)의 부탁을 받고, 출소 후 형자의 범죄로 인해 일가족 모두를 잃은 '펜션 방화 사건 피해자'를 찾아가 대신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 이로 인해 인연을 맺게 된 이가 바로 선율이었고, 가족을 잃고 거친 삶을 전전하는 선율에게 마음이 쓰인 수현은 선율의 보호자를 자처한다. 이에 수현이 내미는 손을 밀쳐내기 바빴던 선율 역시 어느덧 마음을 열고, 수현에게 곁을 내주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는 모두 복수를 위한 선율의 설계였다. 사실 선율은 '펜션 방화 사건 피해자'가 아닌 수현이 살해한 지웅(오만석 분)의 아들이었던 것. 그리고 정체를 밝히기 전, 수현에게 남편 수호(김강우 분)의 불륜 사진을 보내며 수현의 삶에 균열을 일으켰던 선율은 실체를 드러내고 난 뒤 마치 폭주하듯 수현의 행복을 차례차례 파괴하며 극에 파란을 야기했다. 이에 선율의 악의를 알아차린 수현 역시 선율의 복수에 물러섬 없이 맞서며 매 장면 폭발적인 텐션을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수현과 선율이 '범죄의 피해자이자 사적 복수의 가해자'라는 공통 분모를 바탕으로, 때때로 서로를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10화에서는 수호의 불륜 상대가 유리(임세미 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고은이 충격을 받고 쓰러지자 선율이 곧장 고은을 업고 응급실로 달려가고, 선율 모친의 부고를 전해 들은 수현이 조문객 하나 없는 빈소를 찾아가 진심 어린 조의를 표하는 등 잠시나마 서로를 향한 적의를 내려놓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때 선율이 빈소를 떠나는 수현의 팔목을 붙잡고 마치 기댈 곳이 필요한 어린아이처럼 서글픈 눈물을 흘려, 수현을 향한 선율의 광기 어린 복수가 전환점을 맞이할지 귀추를 주목하게 했다.
김남주 차은우의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 <원더풀 월드> 11화는 5일, 디즈니+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