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7일 <집우집주>(연출 이현석, 극본 이강)로 시작된 KBS의 단막극 프레이드 'KBS드라마스페셜' 2019시즌의 열 번째 작품이자 마지막 작품인 <히든>(연출 이현석 극본 윤지형)이 오늘밤 11시 15분 시청자를 찾는다.
‘히든’은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친 학생과 그에 대해 묵묵부답인 그의 부모, 그리고 그 사건의 진실을 좇는 경찰의 이야기를 통해 소년범죄의 현실과 그 이면의 이야기를 전한다.
방송을 앞두고 29일 낮, 서울 여의도 KBS누리동 카페에서는 연출을 맡은 이현석 피디와 배우 류현경, 서동현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이현석 피디는 시즌 첫 작품 '집우집주'의 연출을 맡았었다. 류현경은 경찰 초임시절의 악몽에서 벗어나려는 여성청소년과 소속의 한주경 경찰을 맡았다. 서동현은 사건의 중심에 있는 ‘중2’ 김건을 연기한다.
우리나라 사법체제에서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가 저지른 행위, 즉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저지른 ‘촉법소년’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은 형사책임능력이 없기 때문에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한주경이 초임경찰 시절 소년범죄로 동료를 잃은 트라우마가 있고, 또 다시 그 소년을 마주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연출을 맡은 이현석 PD는 "어려운 이야기고 무거운 주제였지만, 드라마스페셜을 준비하면서부터 꼭 다뤄보고 싶었던 이야기이다. 최대한 현실적으로 그리려고 노력했다. 불편하거나 꺼려지는 이야기는 아닐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류현경은 "대본을 보고 처음에 재미있었고 흥미진진했다. 인물이 겪는 감정이나 갈등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 봄 방송된 JTBC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에서 학교폭력 가해자로 호연을 펼친 서동현은 이번 작품에서는 촉법소년을 연기한다. “내가 맡은 김건은 ('아름다운 세상'의) 오준석의 경우와는 결이 다르다. 이야기의 흐름을 알아야겠더라.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피해자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주의 깊게 살펴 보았다.”며 “비언어적 표현이 중요했는데 연기자들의 마음을 읽으며 연기하는 법을 배워서 도움을 되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작품(집우집주)에 이어 시즌 마지막 작품을 연출한 이현석 PD는 “'집우집주'는 힐링이었고 '히든'은 장르물이다. 드라마 안에는 사람이 있고, 같이 아파하고 분노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드라마를 보고 나서 누군가와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피디는 촉법소년 문제를 다루면서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강조한다. “인물이 과거에 저지른 행동을 과대포장하거나, 일방적으로 변호하거나, 어떤 우려를 전달하려고 하지 않았다. 용서를 해야 한다 아니다 같은 이야기는 최대한 배제시켰다. 건이라는 아이의 성장과정을 통해, 이 아이 속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류현경은 “한주경이라는 형사를 연기하면서 어떤 사건이나 일을 바라봤을 때 내가 정말 편견 없이 똑바로 보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 드라마를 재밌게 보시려면 첫 장면부터 보셔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류현경은 “아역배우로 활동하면서 꾸준하게 드라마 단막극에 출연했었다. <드라마게임>, <드라마시티>, <드라마스페셜>까지. 꾸준하게 단막극을 촬영했다. 단막극을 좋아한 입장에서 성덕(성공한 덕후)인 셈이다. 나이 들어서도 <드라마스페셜>이 남아있어 출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에너지를 더 집중해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단막극만의 매력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KBS는 지난 9월 27일 <집우집주>를 시작으로 '웬 아이가 보았네', '렉카', '그렇게 살다', '스카우팅 리포트', '굿바이 비원', '사교-땐스의 이해', '때빼고 광내고', '감전의 이해', ‘히든’까지 집, 노인, 이사, 댄스, 취업, 죽음 등 다채로운 소재의 단막극 열 편을 내보였다.
이현석 PD는 "타사에서는 누릴 수 없는 행운이다. 드라마PD로서 단막극부터 출발할 수 있어 행복했다. 올해 작품을 보면 단막극이었기에 가능했던 소재나 이야기들을 충분히 완성도 있게 만든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나와서 더 많은 시청자들이 단막극의 재미와 매력을 느꼈으면 한다“면서 ”이번 시즌에서는 ‘히든’이 제일 재밌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이 피디는 단막극을 집필하는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신인 연출자, 배우들처럼 ‘드라마스페셜’ 작가들도 본인의 작품이 방송된다는 것에 대해 기뻐할 것이다. 부담도 될 것이다. 드라마스페셜의 작가들은 신인이라서 실제 방송될 작품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도 있다. 화면에 구현될 것 같지만 실제 찍으면 그렇지 않은 부분, 그걸 조율하는 과정이 있다. 그 과정을 거쳐 작가들도 성장한다. 단막극이라는 틀 안에서 이야기를 녹여내는 장점이 있다. 작가에게도 좋은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
류현경, 서동현과 함께 오연아, 유재상, 양대혁, 최대훈이 출연하는 드라마스페셜 2019시즌의 마지막 작품 <히든>은 오늘밤 11시 15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KBS미디어 박재환)
[사진= 드라마스페셜2019 – 히든 간담회/ KBS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