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간판뉴스인 ‘KBS 뉴스9’의 진행을 이소정 기자에 맡기는 등 뉴스 진행자를 대거 새얼굴로 교체하며 KBS 뉴스의 변화를 다짐했다.
KBS는 27일 오후,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새로이 진행을 맡은 뉴스 진행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KBS는 시대정신과 시청자의 변화 요구에 부응하여 ‘여성’과 ‘젊음’을 전면에 내세우며 KBS 뉴스의 미래를 예고했다.
KBS는 25일부터 9시 메인 뉴스인 ‘뉴스9’ 진행을 이소정 기자와 최동석 아나운서에게 맡겼다. 이소정 기자는 지상파 메인뉴스에서는 첫 여성기자가 되었고, 최동석 아나운서도 첫 메인 뉴스 아나운서의 기록을 세웠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양승동 KBS사장은 신임 뉴스 진행자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KBS가 근래 좀 크고 작은 실수들을 했고, 그것 때문에 시청자로부터 질책도 받았다”며 “뉴스 앵커들이 바뀌면서 새로운 변화를 알리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이소정 기자를 발탁한 것은 배팅이 아니다. 사내의 전체적인 평가가 좋았다. 여성이어서라기보다는 KBS가 지향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이소정 앵커를 통해 구현해 보고 싶은 변화의 열망이 있었다”라며, “지금은 KBS뿐만 아니라 기성언론이 신뢰의 위기에 빠져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디지털사회에서는 보다 엄밀함을 요구한다. 시청자의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저널리즘을 찾아보자는 의미에서 이소정 앵커가 필요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소정 기자에게 마이크를 넘긴 엄경철 신임 통합뉴스룸 국장(보도국장)은 “여성 앵커가 아니라 능력이 검증됐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뉴스를 위한 혁신을 추진하겠지만 쉽진 않다. 위기감 속에서 개인적으로, 집단적으로 혁신을 생각하고 있다. 곧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변화될 KBS뉴스에 대해 언급했다.
이소정 기자는 “저 자신도 놀랐다. KBS가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인데 며칠 곱씹어 보니 저희(KBS)가 절실했고 시청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앵커 하나 바뀐다고 뉴스가 바뀌진 않을 것이다. 다만 과감한 변화를 선택했다는 자체가 주는 메시지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KBS에 대한 시청자의 쓴 소리가 많은 것은 그만큼 기대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급변하는 상황일수록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중심을 더 잘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그러지 못했기에 질타를 받았고, 뼈아프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3년 KBS에 입사한 이소정 기자는 그동안 뛰어난 취재력으로 '올해의 여기자상', '한국방송대상' 작품상 등을 수상했었고, '아침뉴스타임', '미디어비평' 등을 진행했었다.
이날 스포트라이트가 이소정 앵커에 맞춰진 것에 대해 최동석 아나운서는 "아침뉴스에서도 (여)선배 기자와 호흡을 잘 맞췄었다.“며 ”지금은 KBS뉴스가 시청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소정 앵커가 잘 되어야 KBS뉴스가 살아나고, KBS가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말 뉴스9’ 앵커는 정연욱 기자와 박지원 아나운서가, 아침 출근길 뉴스인 ‘뉴스광장’은 위재천 기자와 김도연 아나운서가 진행한다.
기자와 아나운서의 조합에 대해 ‘11년차 기자’인 정연욱 앵커는 “직종의 차이는 없다. 방송경험에서 오는 대처능력이 잘 훈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앵커는 처음이다. 저만 시작하는 단계이다. 함께하는 박지원 아나운서는 낮뉴스를 오래 진행해 왔으니 배워야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잘 전달하는 것에 대한 예의에 대해서는 잘 알려줄 것이다.”고 밝혔다.
최동석 아나운서는 메인 뉴스 앵커가 된 이후의 아내(KBS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박지윤)의 반응에 대해 “아내가 밥도 잘 해주고 화도 안 낸다. 저녁 뉴스를 맡게 되어 밤에 못 나가 되어 섭섭해 하긴 하는데, 아이들을 잘 봐주면서 응원해준다”고 전해 웃음이 일었다.
한편 금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주말 ‘뉴스9’을 진행하던 김태욱 앵커는 이승현 아나운서와 함께 평일 낮 뉴스인 ‘뉴스12’를 진행하고, 아침 ‘뉴스광장’을 진행했던 이랑 앵커는 취재현장으로 복귀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