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일) 밤 10시 KBS 1TV ‘다큐 인사이트’ 시간에는 KBS 아카이브 프로젝트 <모던코리아 2편 대망>이 방송된다.
이 프로그램은 KBS만이 할 수 있고, KBS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다큐멘터리로 시대를 기억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대망’(연출 염지선)은 대한민국 경제의 큰 희망이었던 기업 ‘대우’의 결정적인 순간들이 담긴 현대사의 치열한 비망록이다. 정부의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서도, 미수교국에 들어가 시장을 개척할 때도,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의 현장에서도, 심지어 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대우와 김우중은 늘 중심에 서 있었다. 한국 경제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기업사 ‘대망’의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대우는 어떻게 한순간에 사라졌는가?
1967년 서른 살의 청년 김우중이 자본금 500만원으로 세운 기업은 정권의 비호를 받으며 거침없이 거대한 재벌로 성장했다. 80년대 오일쇼크도 가뿐히 이겨낸 대우는 한국 경제의 최대 시련기로 꼽히는 IMF 환란이 왔을 때 1998년 말 기준 대우그룹 자산총액은 78조원, 현대그룹에 이어 재계 2위에 해당되는 규모였다. 같은 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매출 500대 기업 중 18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룹 총수였던 김우중 회장의 일대기는 샐러리맨의 성공 신화로 회자되었다.
그러나 이듬해 여름 대우그룹은 워크아웃에 들어간다. 도대체 1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대우와 김우중 회장에겐 어떤 일이 생긴 것일까. 김대중 정부 초대 경제수석 김태동과 (주)대우 사장이었던 장병주의 육성으로 시한폭탄 같았던 당시 정부와 대우의 숨 가쁜 상황을 듣는다.
KBS는 개국 이래 지금까지 자료실에 잠들어 있던 영상물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기 시작했다. 모던코리아 제작진은 짧은 뉴스 보도에 쓰이고 남은 장면들 혹은 여러 이유로 편집되어 전파를 타지 못한 수많은 영상들을 엮어 하나의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승화시켰다. 모든 것은 수십 년간의 방대한 아카이브 영상이 있기에 가능했다. 시청자들은 엄선된 영상들로 이루어진 다큐멘터리를 보며, 잊었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될 것이다.
기억의 발굴, 다큐멘터리 스토리텔링과 스타일의 진화
<모던코리아>는 최신 카메라 장비로 만들어낸 화려한 영상미, 스타급 내레이터로 시선을 끌지 않는다. 과거 전파를 탔던 KBS 뉴스, 드라마, 쇼 프로그램 등 조각조각 흩어져 있었던 영상들을 엮어 역사의 현장을 함께 한 이들의 육성. 그리고 DJ소울스케이프의 강렬한 음악과 김기조의 독특한 타이포그래피로 채웠다. 4050세대에겐 과거의 향수를, 2030세대에겐 겪어본 적 없는 시대의 신선함을 전한다.
제작진의 친절한 가이드라인, 내레이션은 없다. 현대사의 장면들을 그대로 흘려보며 당시를 회상하는 다큐멘터리의 스토리텔링 진행방식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것이다. 김우중식 세계경영으로 대표되는 대우그룹의 해체는 어떤 배경 속에서 이루어졌는가. IMF 이전과 이후로 완전히 뒤바뀐 대한민국의 뜨거웠던 1999년의 기록. 모던코리아 2편 ‘대망’은 11월 7일 목요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