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과 <텔 미 썸딩>, 그리고 그 이전에 ‘불온한’ 독립영화 <파업전야>를 감독했던 장윤현 감독은 일찌감치 중국시장에 도전했다. 중국과 합작영화도 찍었지만 한중관계를 상징하듯 쓸쓸하게 돌아와야 했다. 그리고 맞이한 것이 코로나! 하지만 영화열정은 식지 않았다. 추자현과 이무생 배우를 캐스팅하여 소품 <당신이 잠든 사이>를 찍었다. 장윤현 감독을 만나 ‘파란만장 우여곡절’의 영화인생을 들어보았다. 영화는 어제(20일) 개봉되었다.
Q. 우선 중국에서 좌절된 작품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 달라.
▶장윤현 감독: “그게 <평안도>(平安島)라는 작품이었다. 중국에서 <알 포인트> 같은 작품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전쟁지역이 배경이었던 이야기를 섬으로 바꿨다. 섬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재밌게 찍었다. 배우들 연기도 좋았고 시사 평도 좋았다. 그런데 출연한 대만 배우가 정치적 문제가 생겨 마케팅을 아예 못하게 되었다. 개봉을 못했다. 대만문제가 얽혀있으니 영원히 못 보지 않을까. 많이 아쉽다.”
* <평안도>는 한국의 CJE&M과 중국의 영화사들이 합작으로 만든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CG장면이 75%에 달하고 중국 재난영화의 새 지평을 여는 작품이라고 기대되었지만 개봉을 앞두고 출연배우 다이리런(戴立忍/대입인)의 정치적 스탠스가 문제로 불거졌다. 중국에서는 그를 '대만독립파'(台獨份子)라며 보이콧 운동이 일었다 *
Q. <평안도> 이후 다른 프로젝트는 진행하지 않았나.
▶장윤현 감독: “그 영화는 개봉을 못했지만 다른 중국영화 의뢰가 있어서 준비하다가 사드 문제가 터지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해보려고 캐스팅까지 진행했는데 잘 안됐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온 것이다. 어영부영, 이런저런 악재를 만나면서 거의 10년의 세월이 없어진 것 같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코로나 때 찍은 것이다. 너무 절박했다. 이러다가 영화 못 하는 것 아닌가. 코로나 상황으로 극장이 닫히는 상황이었다. 언젠가는 극장이 다시 열리면 그때 내놓을 작품을 찍으려고 했다. 이 작품은 7년 쯤 전에 개발해놓은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과연 이걸 찍을 수 있을까 싶었다. 코로나 때여서 모든 것이 쉽지 않았다. 다들 마스크 끼고 있던 상태였다. 한 명이라도 생기면 촬영을 멈춰야했다. 배우들 스케줄도 어렵고. 끝날 때까지 조마조마했다. 일단 장소 섭외가 안 되었다. 밥 먹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 환경이었기에 대본도 많이 고쳐야했다. 스태프나 배우들이 무슨 에너지가 있었는지 다들 해보자며 끝까지 달릴 수 있었다. 회차는 얼마 안 된다. 한 달 안에 다 찍었다. 어쨌든 다 찍었으니 바로 개봉되었으면 하는데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영화는 운명인 모양이다. <평안도>처럼 영원히 못 보는 영화가 있고, 이렇게 힘들게 찍었지만 결국 개봉되는 영화가 있다.”
“찍을 때는 절박하게 찍었지만 지금 보는 관객입장에서는 절박하지 않을 수 있다. 지금 관객입장 생각하면 미안하기도 하다. 여유 있게, 환경에 대한 고민도 더 했으면 하는데 그 때는 그렇지 않았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이런 운명을 갖고 나온 것이다.”
Q. <당신이 잠든 사이>는 원래 중국에서 만들려고 한 것인가.?
▶장윤현 감독: “처음엔 그랬다. 중국영화로 해보려고 대본을 받은 것이다. 당시에는 그런 요청이 많았다. 중국에는 ‘기억’이나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 않았다. 상해 쪽에서 반응이 있어서 추진이 되었다가 이상하게 안 되더라. 캐스팅이 어긋나고, 제작사가 어긋나고. 그러다가 묻어버린 것이다. 한국에서 할 생각이 없었는데 갑자기 이민우 대표가 해보자는 것이었다. 지금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문제로 고통 받는 사람이 많으니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들 영화를 찍을 환경이 안 되었지만, 예전에 영화 찍던 시절을 생각하며, 서로 품앗이 하듯이 으샤으샤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러다가 추자현 배우가 하겠다면서 커진 것이다.”
Q. 그럼 추자현 배우는 중국에서 찍으려고 할 때 염두에 둔 배우가 아니었군요.
▶장윤현 감독: “그렇다. 한국에서 만들기로 했을 때 팬데믹이어서 배우들 스케줄이 조금씩 뜨기 시작했다. 시나리오를 돌렸는데 추자현씨가 하겠다고 한 것이다. 우리는 다들 좋아했지만 내심 겁이 났다. 이렇게 해도 되나. 그리고 이무생 씨도 하겠다고 해서 그때부터 에너지가 좀 생겼다.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찍을 수 있었다. 한여름 때라 무척 힘들었다. 예산 얼마 들었는지 들으면 깜짝 놀랄 것이다. 마케팅팀에서 제작비에 대해선 말하지 말라고 하더라. 들으면 깜짝 놀랄 것이다.” (하하)
Q. 이무생 배우는 어떻게 캐스팅하게 되었나.
▶장윤현 감독: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너무 좋았다. 준석이란 역할 자체가 이무생 이미지와 잘 맞았다. 추자현에 이무생이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돌이켜보면 이 영화는 그런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들었다기보다는 두 배우가 만들고자 하는 운명이었던 것 같다.”
Q. 그동안 영화현장의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체감한 것이 있는지.
▶장윤현 감독: “코로나 상황이 워낙 특별하다 보니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은 못 느꼈다. 이번 작품은 인원도 많지 않았고, 짧은 시간에 찍는 것이어서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난 독립영화도 찍어봤으니까. 아, 그런 것 있다. 노동시간을 지켜야 하고, 그걸 지키기 위해 프로덕션 과정이 치밀해졌다. 감독들이 계산적으로 찍어야하는 것이 있더라. 그게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현장의 환경이 개선되고, 스태프에 대한 처우가 좋아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것 때문에 제작과 투자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감당해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요즘 카메라나 현장에서 쓸 수 있는 보조 장치, 기구들이 좋아져서 연출하기 좋았다. 전에는 배우들에게 제약을 많이 줄 수밖에 없었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배우들이 만든 영화라고 말했듯이 감독입장에서는 배우연기를 가감 없이 받아내는 방식으로 연출했다.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큰 요구 없이 찍었다.”
Q. 독립영화집단 '장산곶매'가 만든 16밀리 영화 <파업전야>(1990)가 세상에 나온 지 30년이 넘는다. 공동감독(장동홍, 이은, 이재구, 장윤현)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다. 당시 어떤 역할 분담이 있었는지.
▶장윤현 감독: “그 전에 <오! 꿈의 나라>(1989)를 만들면서 시행착오가 많았다. 그래서 <파업전야>할 때는 역할을 조금 나눴다. 현장 감독은 장동홍 감독이 주로 했고, 제작역할을 이은 감독이, 나는 시나리오하고 현장하고 제작을 같이 왔다 갔다 하며 메꿔주는 그런 역할이었다. 장동홍 감독은 당시 저희 중에서 연출력이 제일 뛰어났다. 실제 장 감독은 연출에 대한 열의와 집요함이 있었다. 환경자체가 워낙 안 좋았던 때여서 현장을 만드는 과정이 어려웠다.”
Q. 오랜만의 복귀작으로 ‘멜로’를 선택한 이유가 있는지.
▶장윤현 감독: “이 작품 전에 스릴러를 준비하기도 했다. 한석규 배우와 다시 한 번 해 보려다가 못하게 되었고, 코로나가 오자 뭘 찍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사극은 일단 불가능했다. 가장 적은 인원으로 효과적으로 찍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한 것이다. 내가 특별히 어떤 장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사극보다는 SF를 해보고 싶다. 그건 아직 못해 봐서. 하드한 느와르도 해보고 싶고. 코믹한 것은 여전히 꺼려진다. 나이가 더 들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코미디는 연륜이 있어야할 것 같다. 삶의 페이소스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아직은 다양한 장르에 관심이 많다.”
Q. <접속>과 비교했을 때 <당신이 잠든 사이>의 멜로의 감정은 어떤가.
▶장윤현 감독: “소재와 관련이 있다. <접속> 당시에도 사회가 많이 변하고 있었다. 개인 중심적으로 변한다고 보았다. ‘PC통신’을 통해 개인 간 소통을 다뤘다. 이번 작품도 코로나로 인한 단절을 겪으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촬영할 때 스태프들이 서로 잘 모르더라. 마스크를 쓰고 작업을 해야 했고, 그런 상태에서 끝났으니. 나중에 친해졌다. 이렇게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정신적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그런 쪽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아주 개인적이고 사적인, 사랑의 감정에 다시 집중하게 된 것 같다. <접속>과 달리 누군가의 고통에 다가갈 때 얼마만큼의 공감의 깊이로 갈 수 있을까, 그 어려운 지점을 극복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같이 공감하고, 나누면서 치유되는 과정을 보았다. 관객들도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남편(이무생)이 집을 떠나면서 몇 차례 집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게 무슨 행동일까 의아해하다가 마지막에 블랙박스 장면에서 재생되면서 그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장윤현 감독: “처음 받은 대본에서는 그게 아니었다. 남자 주인공에겐 그것이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다. 자기가 돌아오지 못하는 것을 알고 떠나는 설정이다. 이걸 관객에게 어떻게 알려줄까. 해설을 할 수도 없고. 고민하다가 블랙박스를 생각했다. 이게 마지막 장면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과거와 블랙박스’는 이번에 영화를 생각하며 새롭게 장치로 들어간 것이다.”
Q. 아주 오랜 전 <접속>에서는 PC통신을 다뤘고, <썸>에서는 디지털카메라를 활용했다. 그리고 이젠 ‘블랙박스’도 멜로에 다뤘다면, 앞으론 어떤 것을 가져와야 할까. AI정도는 되어야할 것 같은데.
▶장윤현 감독: “하하. A.I(에이아이) 영화도 고민하고 있다. 관심이 많아 공부하고 있다. 알게 모르게 주변에서 크리에이티브 일하는 사람들이 에이아이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다보니 에이아이와 공존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더 좋게 하는 방법인데 거기에 무언가 재미있는 포인트가 있을 것 같다. 에이아이 때문에 인간성이 어떤 것이고, 사람은 어떠해야하는지. 사람의 가치와 존재 의미를 좀 더 뚜렷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A.I가 등장하기 전까지, 인간이 쌓아온 지적인 것들, DNA에 들어있는 풍부한 정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동안 생물학적으로 축적된 DNA, 문화, 사고방식이 AI와 비교되면서 인간스러움에 대한 새로운 개념규정이 생기지 않을까.”
Q. 추자현-이무생 연기의 케미스트리에 대해.
▶장윤현 감독: “막연했던 느낌을 두 사람이 만들어준 장면이 있다. 사고 이후 남편의 모습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 난감했다. 막막함, 두려움, 슬픔 등 많은 감정이 들어있는 장면이다. 많이 걱정했었는데 막상 찍으면서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무생은 그냥 그 인물이 되어 있더라. 그냥 카메라에 담기만 하면 되었다. 추자현 씨도 대본에서 생각한 인물은 막연하게 상상한 것일 뿐이어서 배우에게 많이 의존하며 찍었다. 시어머니와 통화 하는 장면의 경우가 그러하다. 자기의 두려움이 드러나는 장면인데 한 번에 그렇게 나온 것이다. 그 감정을 더 잘 잡아내지는 못할 것 같았다. 지금도 찍을 때 그 장면이 생각난다.”
Q. <접속>때와 비교하면 관객의 취향이 많이 바뀌었다. 이런 빠른 변화에 대해.
▶장윤현 감독: “이번에 영화 만들고 공개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게 관객들은 예전보다 영화를 신중하게 보는 것 같다. 예전에는 흥미 포인트가 강했다면 지금은 주제나 예술, 의미를 찾는 것 같다. 나는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계속 영화를 만들어 왔는데 관객들의 요구가 점점 더 딥해지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영화를 만들면서 재미만큼이나 예술적 가치, 주제의식, 메시지를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영화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과거보다 어려워지고, 좀 더 신중해지고,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젊은 감독들의 영화를 보면 그 사람들은 이미 그런 것이 체화되어 있는 것 같다. 저는 좀 더 고민해야겠더라.”
Q. 중국에서의 경험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장윤현 감독: “영화라는 것은 문화이고 대중을 상대로 하는 것이다. 중국에 갈 때는 중국의 대중을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이나 입장에서만 이해하려고 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 가서 보니 중국은 시장이 크고, 인구도 많고, 그만큼 다양성이 존재한다. 그 사회가 돌아가는 나름대로의 합리성이 있는 것이다. 외부에서 보면 그게 잘 안 느껴지고 잘 모르는 것이다. 안에 들어가서 보니 그들 나름대로 합리성, 그들 나름대로의 자부심, 문화를 움직이려하는 노력이 보였다. 최근 중국의 젊은 예술인, 영화인들은 관객과 대중과 호흡하려는 열망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장이 크니 비즈니스 측면에서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그런 에너지가 매력적인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교류가 많이 단절되어 아쉬운데, 그런 교류는 우리 영화인에게 나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묘한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Q. 처음 중국에 갈 때는 어떤 심정이었는지.
▶장윤현 감독: “처음에는 단순했다. 시장을 넓혀보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때는 넷플릭스가 없을 때였다. 한국의 예능인, 젊은 엔터테이너 입장에서 보자면 한국은 너무 작은 시장이었다. K열풍이란 게 막연했을 때다. 시장 확장에서 중국과 교류할 지점이 분명 있다고 보았다. 당시 한국 콘텐츠 좋아했고, 리메이크 많이 할 때였다. 중국 가서, 중국 관객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중국엔 이미 CJ차이나가 들어가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었다. 현지에서 같이 콘텐츠 만들겠다고 한 것이다. 공동제작을 한 것이다.”
Q. 그동안 플랫폼 변화도 대단하다.
▶장윤현 감독: “OTT 드라마 만들려고 대본 작업을 하는데 만만치가 않다. ‘2시간’ 영화와 ‘8시간’ 드라마는 이야기가 다르니까. 대본에 대한 내공이 다르다. 지금 배우며 준비하고 있다. 지금 OTT 드라마 두 개 정도, 그리고 영화 2개 정도 구상하고 있다.”
Q. 예전에 ‘텔미 썸딩’ ‘4시간짜리’ 컷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장윤현 감독: “지금은 데이터로 저장하는 것이니 다 보관할 수 있지만 그 당시는 필름으로 찍을 때이다. 네가(Nega) 필름 커팅하고 나면 다 사라진다. 다 없어졌다.” (OTT에 올라온 <텔 미 썸딩>을 보니 너무 많이 잘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유가 이다. <텔미 썸딩>은 대본 양도 많았고, 찍기도 많이 찍었다. 편집에서 많이 자른 이유가 있다. 한국에선 그런 스릴러를 처음 하다 보니 생긴 일일 것이다. 당시 <식스 센스>가 상영되었었는데 반전이 있는 영화였다. 서울에서는 제법 흥행이 되었는데 지방에서는 2주도 채 못 걸렸다. 스포일러가 너무 퍼져서이다. 영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알고는 못 보니까. <텔미 썸딩>은 범인에 대한 궁금증이 제일 많을 것이니 최대한 그에 대한 정보를 자르고, 숨기고, 제외시켰다.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상상을 해서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에 하려고 일부러 노력한 편집본이다. 실제 기자시사회 때 기자들이 보고 나오면서 아무 이야기를 안 하는 것이었다. ‘영화 어땠어요?’ 물어보니 그냥 ‘열심히 했네. 재밌네’라고만 했다.”
“그래도 관객들과 소통을 하게 하려고 당시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자기 스토리를 올리게 했다. 그게 두 번 정도 다운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몰렸었다. 거기 올라온 스토리 보면 기가 막힌 게 많았다.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보고, 만들어내고, 찾아내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좀 오래 상영되었다. 어떻게 보면 성공한 것이다. 물론 처음 하는 것이라 부족한 것도 많았다.”
Q. 오랜만에 한국 관객을 만나는 소감은.
▶장윤현 감독: “정말 신인감독이 된 것 같다. 기자들도 대부분 낯설고. 이번에 시사회 하고, 영화 개봉하면서 다짐도 했다. 예전 환경하고는 달라졌으니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관객을 만나는 신인감독의 마음으로 영화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윤현 감독은 이제 제작은 하지 않는단다. 대신 시나리오 강의를 하고 있단다. “지금은 사업적으로 할 자신도 없다. 대신 지망생에게 내가 경험하고 배운 것을 가르치고 있다. 사실 작가들이 작법을 배워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기획하는 것이다. 나름대로 고민한 것을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어렵게 돌아왔으니.”
추자현, 이무생 주연의 장윤현 미스터리 스릴러, 혹은 치명적 멜로 <당신이 잠든 사이>는 20일 개봉했다.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