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의 각성이 시작됐다. 오정세를 고소하겠다고 나서며 옹산 평정을 예고한 것. 시청률도 평정했다. 10.2%, 12.9%로 자체 최고 기록을 또다시 경신하며 전채널 수목극 1위를 수성했다.(닐슨코리아제공, 전국가구 기준)
3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남들이 박복하다고 말하는 동백(공효진)의 삶은 첩첩산중이었다. 용식이 끈질긴 추격 끝에 잡은 수상한 시선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동백의 엄마 조정숙(이정은), 어린 동백을 버린, 동백이 세상의 편견 속에 고개 숙이게 만든 장본인이었다. “버려지던 순간에 엄마가 한 말도 선명히 기억 난다”는 동백에겐 그 일이 크나큰 상처였고, 자신의 이름을 말하지 말라는 정숙의 27년 전 부탁을 끝까지 지켰다. 파출소에서 마주친 엄마를 모른 척한 것.
자신도 엄마를 버려보고 싶다는 마음에 그 길로 돌아섰지만, 동백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치매를 앓고 있는 정숙의 기억은 동백을 ‘아가’라고 부르는데 멈춰있었기 때문. 고아, 미혼모, 치매 걸린 엄마까지, 동백은 “무시무시한 내 팔자에 용식이 안 끼워주려고”라고 굳게 결심한다. “용식씨 옆에서 속 편히 행복할 수도 없어요”라며 작정하고 거절하는 동백에게 용식도 결국 “제가 마음까지 돌땡이는 아니에요”라며 힘없이 뒤돌아섰다.
용식은 내심 걱정됐던 동백을 위해 생일 서프라이즈를 준비한다. 동백꽃잎을 흩뿌려 만든 일명 ‘동백길’과 “동백씨의 34년은요 충분히 훌륭합니다”라는 용식의 축하 편지는 결국 숨겨왔던 하마의 본성을 드러내게 했다. 용식의 멈출 줄 모르는 응원폭격에 숙이고 다닌 고개를 들고 싶어진다는 것.
결의에 찬 동백은 그 길로 “샷따 내려”라며 파출소로 출동해 규태를 성희롱, 주폭, 무전취식으로 고소한다. 그런 동백의 모습에 덕순은 “둘이 정분나겠구나”란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변소장(전배수)은 “아주 그냥 피바람이 불겠구먼”이라고 예고했지만, 용식은 “지금 동백씨가 저를 지켜주신 거에요?”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동백의 각성, 기적의 로맨스가 시작된 것이다.
한편, 에필로그에서는 첫 회에 등장한 시신의 주민등록증이 발견됐고, 용식은 “아니아 안 죽었어”라며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과연 옹산호에서 발견된 사체는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