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항공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특집 다큐멘터리 ‘충천’(연출 김한석, 작가 김해연)을 10월 1일(화) 밤 10시에 방송한다.
조국의 하늘로 높이 오르길 갈망했던 한 남자가 있다. 독립운동가 최용덕(1898~ 1969)이다. 그는 왜 자신의 운명을 하늘에 걸었던 것일까? 그리고 그가 우리의 기억에서 잊혀지면 안 되는 이유를 찾아 여정을 떠난다. 내레이션은 싱어송라이터 요조가 맡았다.
1차 세계대전에서 발휘한 엄청난 폭발력으로 온 세계는 항공력에 주목했다. 전쟁의 판도를 뒤바꿀 신무기, 비행기. 이에 많은 한국인 청년들은 비행사가 되기 위해 일제에 빼앗긴 조국을 떠나 낯선 땅 중국으로 망명했다. 그중 한 사람이 바로 청년 최용덕이다.
그러나 당시는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한 지 고작 20여 년이 지난 시기였다. 목조로 된 뼈대에 천을 둘러싸서 만들어졌던 비행기는 약한 성능의 엔진으로 양력을 얻기 위해 날개를 4개까지 달기도 했다.
최용덕이 비행사로 활약하던 시절, 중국에서는 여러 군벌이 치열한 전쟁을 펼치고 있었다. 아시아 최대의 현대전이라고 불릴 만큼, 군벌 전쟁에는 비행기와 같은 최신 무기가 총동원됐다. 하지만 격동의 중국 내전 속에서 최용덕의 비행기는 거대한 화염에 휩싸이며 추락하고 만다. 불구덩이로 변한 전투기 속에서 생사를 넘나들다 무사히 탈출에 성공한 최용덕. ‘충천’은 군벌 전쟁에 휘말려 목숨을 잃을 뻔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는 왜 중국의 대격변 시대에, 중국 군대에서 싸울 수밖에 없었는가.
‘하늘에 살면서 하늘에 목숨 바친다.’ 최용덕이 직접 작사한 공군가 노랫말이다. 그가 안경 너머로 바라본 조국의 하늘은 어떠했을까? 장제스의 신임 속에서 중국 공군의 핵심 요원으로 살아간 최용덕. 그는 이국의 하늘에서 조국 독립의 방향을 모색하는 지난한 삶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다. 해방 후 마침내 그는 대한민국 공군 창군의 주역이 되었다. ‘충천’은 대한의 한 청년이 공군의 아버지가 되기까지, 그 대서사시를 전한다.
최용덕의 발자취를 따라 대한민국 공군 역사를 조명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100년 전 한국 청년이 조종했던 비행기(Avro 504K)를 찾아 실제 비행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방송되는 10월 1일은 대한민국 공군이 창설된 지 정확히 70년이 되는 날이다. 1949년 10월 1일, 우리의 하늘을 우리가 지키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30년 만에 모두의 염원이 실현됐다는 데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국군의 날 특집 <충천(沖天)>은 10월 1일 화요일 밤 10시,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