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토) 오후 7시 10분, 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에서는 ‘유서 깊다, 천년 동네 – 경주 황남동, 교동 편’이 방송된다.
도시 전체가 지붕 없는 박물관과 같은 옛 신라의 천 년 도읍, 경주. 이곳엔 두 개의 시간이 공존하고 있다. 화려했던 신라가 남긴 시간과 현재를 가꿔가는 사람들의 시간이다.
수학여행 코스 중 빠지지 않던 첨성대를 다시 만난다. 첨성대가 신라시대 천문을 관측하던 건물이란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 하지만 첨성대에 앞에서 기억하는 수학여행의 향수는 저마다 다르다. 중학생 시절 첨성대 위에 올라가 단체 사진을 찍던 기억을 더듬어보는 배우 김영철. 문화재 보호로 이젠 그야말로 옛말이 됐다. 새삼 달라진 첨성대 주변의 모습을 바라보다 지금의 추억을 담고 있는 관광객들에게 사진 한 장 선물해준다.
첨성대 옆으로 발걸음을 옮긴 배우 김영철은 특별한 릉을 발견하고 시선을 놓지 못한다. 언덕만큼 큰 릉 위로 나무들이 우뚝 솟아있는 봉황대와 그곳을 오르는 사람들 때문이다. 이 사람들은 바로 ‘신라 임금 이발사’라는 별명을 가진 고분 벌초꾼들. 경주 시내에 있는 300여 개의 크고 작은 고분을 깔끔하게 이발해주는 벌초꾼들을 만나 경주에만 있는 특별하고도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옛 황족들이 살았다는 황남동은 아직도 마을 땅 아래 신라 시대 유물이 발견되고 있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발이 더뎠단다. 그러나 2년 전 일명 ‘황리단길’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옛 기와집은 그대로 살리되, 내부에 세련된 카페와 가게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젊은 관광객들의 발길로 새바람이 불게 된 황남동. 그곳에서 우연히 누구든 쉬고 갈 수 있게 문을 열어 놓은 무인 판화 가게를 들르게 된다. 경주의 모습을 판화로 담고 누구든 차 한 잔, 물 한 모금 하며 더위를 식히고 갈 수 있게 해놓은 무인 가게에서 잠시 여유를 느끼고 다시 길을 나선다.
황남동에서 조금 걸어 나오던 길, 교동 교촌 한옥 마을을 만난다. 교과서에도 종종 등장했던 최부잣집이 실존하는 곳. 400년간 대대로 경주 만석꾼 집안이었다는 이곳은 99칸 전통 가옥의 구조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가훈이 쓰인 곳간 앞에서 작은 의문의 쌀통이 하나 있었다. 주먹 하나가 겨우 들어갈 만한 크기로 입구를 만든 이 쌀통의 정체는 무엇일까. 최부잣집에 얽힌 비밀을 만나게 된다.
김영철은 경주의 수많은 사찰 중, 입구부터 범상치 않은 곳에 도착하게 된다. 무술하는 승려들의 동상이 반겨주는 곳. 한국의 소림사라 불리는 이 곳은 약 1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절이다. 예로부터 승군의 무예였다고 전해지는 선무도를 수련한다는 이곳에서 사족보행을 하며 무술을 연마 중인 스님과 외국인들을 만나게 된다. 몸과 마음을 수행하고자 전 세계에서 찾아왔다는 외국인들과 10대부터 선무도에 빠져 수련 중이라는 스님을 통해 선무도의 깊은 역사를 만나본다.
경주 곳곳을 다니며 보물찾기 기행을 마친 배우 김영철은 벌써 해가 지는 아쉬움을 숨기지 못한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서려있다는 월정교에서 해질녘을 맞이하며 아쉬웠던 경주 한 바퀴를 마무리한다.
신라시대의 보물을 품고 살아가는 곳,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함께 하는 천년 동네 경주에서의 보물찾기 기행은 9월 14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 41화. 유서 깊다 천년 동네] 편에서 공개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