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과 ‘미나리’에 이어 또 한 편의 한국 감성이 세계 영화팬의 호평을 받고 있다. 셀린 송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원제:Past Lives)이다. 어린 시절, 서울에서 단짝이었던 해성과 나영. 나영이 벤쿠버로 가족이민을 떠나며 둘은 헤어진다. 그리고 12년의 세월이 흘러 인터넷으로 다시 만난다. 그리고, 또 헤어진다. 그리고 또 다시 12년의 세월이 흐른 뒤, 뉴욕에서 재회한다. 세월의 시간을 수놓는 인연의 소중함을 전한다.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감정’을 가진 모든 세계인에게 말이다. 영화 개봉에 맞춰 한국을 찾은 셀린 송 감독을 만나 그 소중한 감성,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셀린 송 감독이 아버지는 <넘버 3>와 <세기말>을 만들고 홀연히 캐나다로 이민 간 송능한 감독이다. 셀린 송은 12살에 가족과 함께 한국을 떠났고, 금의환향한 것이다.
“12살까지 살았던 한국에서 이 영화가 ‘쉐어’되는 게 감명 깊고, 기대되고, 감사합니다.”
Q. 영화제를 통해 상영되며 호평을 받았고, 해가 바뀌며 수상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셀린 송 감독: “저의 첫 영화여서 생각보다 그 무게감을 모르겠다. 연극을 10년 넘게 해온 사람으로서 연극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만 영화계와 페스티벌은 처음이라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 그게 도움이 된 모양이다.”
Q. 뉴욕에서 오래 연극을 해오다가 영화를 처음 하게 되었다. 연극을 하다 영화를 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셀린 송 감독: “이게 영화적인 이야기라서 영화로 만들게 되었다. 장소와 시간이 중요한 데 해성이와 나영이가 24년의 시간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중요한 요소이다. 냄새와 소리를 제대로 보여주어야 한다. 서울과 뉴욕의 색깔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 장소 안에 그 인물을 넣고 싶었다. 우리 안의 12살 아이와 마흔이 된 성인이 공존하는 모순을 표현하는 것은 영화가 적합한 것 같았다.”
Q. 연극과 영화를 만들면서 다른 점이 있었다면.
▶셀린 송 감독: “우선 시간과 공간을 다루는 방식이 다르다. 예를 들어 ‘화성’을 배경으로 한다면 연극의 경우는 무대에 불을 조금 빨갛게 켜놓고 배우가 앉아서 ‘여기는 화성이야’하면 관객이 다 그렇게 생각한다. 영화라면 화성에 가든지, 화성처럼 만들어야한다. 그게 기본적으로 다르다. 비슷한 것도 있었다. 배우가 스테이지 어디에 서있는지에 따라 이야기가 되는데, 영화에서도 프레임이 움직이긴 하지만 어디에 서 있는지에 따라 이야기가 전해진다. <패스트 라이브즈>에서 회전목마 앞에서 두 사람이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는 장면이 있다. 그 두 사람이 앉아있는 거리만으로도 둘 사이의 관계를 알 수 있다. 너무 가까우면 이상하다. 어른이 되어 만나는 것이니. 너무 멀리 앉아있어도 이상하다. 적절한 거리감이 필요하다. 연극을 하면 그 거리를 알 수 있다. 연극이란 것은 매일 와서 똑같은 집을 하나 짓고, 매일 그 집을 무너뜨린다. 그렇게 6주를 하면서 매일 짓고 무너뜨릴 수 있는 배우가 필요하다. 모든 신이 최고인 것보다는 매일 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하다. 영화는 한 번만 잘 하면 제일 잘 한 그것이 영화에 들어갈 수 있다.”
Q. 작년에 크라이테리언에서 감독님 베스트10을 올린 기사를 봤는데, 한국영화는 없다. 그런데 대부분이 원작이 있는 작품이다. 혹시 한국 소설작품 중에 영화화 하고 싶은 게 있는지?
▶셀린 송 감독: “하하, 그건 크라이테리언 컬렉션에서 선정한 것이어서 한국작품이 없었다. 나도 당연히 이창동 감독님, 박찬욱 감독님, 봉준호 감독님 작품 좋아한다. 어린 시절 이민을 가서 한국 책은 잘 모르는 부분이다.”
Q. 배우의 얼굴을 비출 때, 그리고 뒷모습을 비출 때 카메라의 의도는?
▶셀린 송 감독: “촬영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몰입을 하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어떨 때는 카메라를 고정시켜 두고 두 사람을 엿듣는 느낌이 들게 하는 장면이 있다. 어떤 때는 카메라가 주인공일수도 있다. 해성과 나영이 재회하는 공원에서는 카메라가 중요하다. 카메라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둘이서 바라보는 장면에서 카메라의 시선의 변화가 그런 경우이다. 이 작품은 35밀리 코닥필름, 파나비전 카메라로 찍었다. 한국에서는 더 이상 필름으로 영화를 찍지 않는다. 현상할 수가 없어서 매일 밤 찍은 것을 뉴욕으로 보냈다. 통관시 엑스레이가 잘못 스치면 다 날아가니 밤마다 조마조마했다.”
Q. 뉴욕에서의 회전목마 신에서 두 사람의 앵글에 대해.
▶셀린 송 감독: “로케이션이 중요하다. 그 자체가 스토리를 이야기한다. 회전목마는 두 사람을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회전목마가 특별한 점은 그곳은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유리벽으로 보호되어있다. 그 장소에서 두 사람이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시나리오 때부터 생각한 것이다. 자유의 여신상도 그렇다. ‘스톤’이기에 찍었다. 이 영화는 투어리스트와 이민자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의미가 있는 장소라고 생각했다. 스펙터클한 곳보다는 잘 안보이지만 그 사람들이 잘 아는 공간을 택했다. 어릴 때 두 사람이 헤어지던 서울의 그 골목과 마지막 헤어지는 뉴욕의 밤거리처럼. 둘 다 모순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로케이션이다. 그곳에서 사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진짜 아름답고 의미 있는 소중한 곳을 찾았다. 주관적인 특별한 공간이어야한다고 생각했다.”
Q. 해성과 나영, 두 사람의 연애의 감정에 대해서.
▶셀린 송 감독: “내가 생각하기에는 연애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연애를 하고,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결혼도 하고, 같이 살고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어느 날 친구와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그 안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게 장르로서의 로맨스라고 말하지만 우리 인생 안에 있는 로맨틱함이 메인이라고 생각한다.”
Q. 극중 대사에 ‘버리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게 있다’고 말한다. 선택의 아쉬움, 다른 삶에 대한 가능성 등 안타까움에 대한 생각은?
▶셀린 송 감독: “누가 보는가에 따라서, 그 사람이 어떤 삶에 놓여 있는지에 따라서, 혹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것이다. 당연히 버리거나 두고 온 것을 이야기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제 생각에는 해성, 나영, 아서 세 사람이 모두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나영은 12살 나영과 헤어지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해성이 이곳에 놀려오면서 선물같이 ‘안녕’할 기회를 준 것이다. 나영이가 12살 자신에게 ‘안녕’할 수 있었기에 마지막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해성이는 비행기를 타고 자기가 내려놓지 못한 12살 나영이를 만나려온다. 어른이 된 나영을 보고 제대로 안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에 유태오 배우가 차를 타고 공항으로 갈 때 어떤 표정이어야 하는지 묻기에 ‘후련하고, 행복한 표정. 얻고 싶은 것을 얻은 표정’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서조차도 해피엔딩이다. 아서는 자기 와이프를 더 잘 알고 싶어 한다. 한국말을 배울 정도로 아내를 더 많이 이해하고 싶어 한다. 해성이의 방문으로 아서는 자기 아내의 12살 울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셋 다 행복하게 끝난다.”
Q. 해성, 나영, 아서의 관계를 보면 삼각관계로 번질 수도 있다. 한국문화로 봐서는 파격적일 수도 있는데.
▶셀린 송 감독: “저는 일반적인 로맨스물에 자주 나오는 삼각관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세 사람은 서로를 위해 자리를 내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남성성에 관심이 많다. 일반적인 남성성이라면 ‘내거 절대 건드리지 마!’같은 마초주의 식으로 생각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남성성을 그렇지 않다. 자신도 상처받고, 질투하고, 감정도 있고, 자존심도 있지만 내가 보살피는 사람을 위해 그런 감정을 잠깐 보류해 두는 것이 감동적이라고 생각한다. 해성이와 아서는 서로를 위해 그것을 해 줄 수 있기 때문에 해피엔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둘은 나영이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각자 다른 열쇠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해피엔딩이 가능하다. 해성이에게는 나영이가, 아서에게는 노라가 있다. 삼각관계라면 서로 싸우고, 내 열쇠 내놓으라고 하겠지만 서로가 가진 열쇠를 궁금해 하는 둘이 함께 있어야지 나영이가 완벽하게 열리는 것이다. 그래서 둘은 인연이다. 둘 중 하나라도 없으면 나영이는 완벽할 수 없다. 둘이 그것을 해냈기에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Q. 감독이 생각하는 인연이란.
▶셀린 송 감독: “극중에서 나영이가 아서에게 ‘그건 작업 거는 말’이라고도 한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인연이란 우리 인생의 작은 관계도 깊이를 주는 말인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그 단어가 파워풀하다. 한국 사람은 ‘인연’을 잘 이해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모른다. 그 사람들도 ‘인연’을 느껴보기는 했다. 어떻게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존재하게 되었는지 궁금하게 되었으니. 그 단어를 배우는 것만으로도 자기 인생이 깊어진 것이다. 뉴욕에 살면서 제 인생에 더 깊이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Q. 영화를 찍으며 ‘인연’이라고 느꼈는지.
▶셀린 송 감독: “이게 저의 첫 영화여서인지 인연이라는 감정을 많이 느꼈다. 영화를 만드는 것이 진짜 행복했고, 매일매일 신나고 재밌었다. 이걸 평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영화인데 저 자신에게도 그랬다. 함께 작업한 모든 사람들, 촬영감독, AD 등 모든 스태프와 그레타 리, 유태오 배우, 존 배우와 함께 매일 인연타령을 했다. 왜냐하면 그걸 느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다 인연 이야기를 하지만 그 때는 우리끼리만 그랬다.”
Q.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것이 자신의 옛 경험에서 영감을 떠올린 것이라고 했다. 그 때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어떤 감정이었는지.
▶셀린 송 감독: “오랜만에 한국에서 친구가 왔고, 남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었다. 그날 밤 대화 자체는 영화랑은 관계가 없다. 그 때 느낀 것은 그 친구와 남편이 서로 저에 대한 궁금한 걸 물었다. 나는 그 말을 옮기며 두 언어와 컬처만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역사, 아이덴티티까지 해석하는 것 같았다. 그게 특별했다. 나를 해석하는 것이 두 사람 사이의 다리가 되기도 한다. 이걸 이야기할까 하면서. 나는 영화라는 것이 관객과의 대화라고 생각한다. 제가 하고 싶은 대화는 ‘그날 옛날 친구랑 만나서 이런 느낌이었다’, ‘내 인생의 시공간이 한 방에 같이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현재, 미래, 과거가 한 자리에서 같이 술을 먹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경험은 나만 그런 것인가? 너도 그런 적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Q. 오디션을 통해 유태오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는.
▶셀린 송 감독: “오디션장에 유태오 배우가 들어왔을 때 곧바로 ‘이 사람이 해성인가’ 싶었다. 유태오 배우에게는 어린아이와 어른의 모습이 공존한다. 그냥 만났을 때는 마흔의 얼굴이지만 웃거나 농담할 때는 갑자기 어린아이 같았다. 이 영화에는 그런 캐릭터가 필요했다.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모순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모두 12살이 아니지만 ‘12살에 어땠어요?’라고 물으면 그걸 소중하고 간직하고 있기에 ‘아, 이랬었다’라며 12살 시절이 다시 살아난다. 그 두 가지가 공존해야한다. 그런 모습이 해성이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배우로서 유태오는 정말이지 타임스퀘어의 전광판 같은 얼굴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아주 작은 감정도 진짜 크게 보인다. 이 영화에서는 말없이 해야 하는 표현이 많기에 그 부분이 중요했다.”
Q. 중간에 레너드 코엔 노래와 김광석 노래가 흘러나온다.
▶셀린 송 감독: “한국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부모님이 좋아하는 것 넣었다. 나도 그 노래 좋아하고 알고 있었다.”
Q. 아버지가 <넘버 3>와 <세기말>을 만든 송능한 감독이다. 그런 영화와의 인연이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는지? 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
▶셀린 송 감독: “아버지가 대게 자랑스러워하고, 좋아하신다. 아버지가 영화감독이라 어린 시절부터 접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기엔 영화보다는, 내가 연극을 오래 했었기에 그것이 연관성이 더 많은 것 같다.”
Q.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을 비춘다. 이민자의 모습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셀린 송 감독: “이민자의 이야기가 한 가지의 모습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어딘가에 무언가를 두고 오기만 해도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이사도 많이 다니고, 일 때문에 옮기기도 한다. 새로운 것을 만나고, 여러 가지 언어를 하면서 모순된 삶을 산다. 그러면서 이민자의 이야기가 더 이상 이민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더 글로벌하게 사람들에게 다가온다. 아일랜드에서 상영될 때 더블린에 두고 온 여자친구가 생각난다고 하더라. 그렇게 작은 곳에서도 이야기가 되고, 나영이처럼 이민자이고 태평양을 건너며 언어와 컬처를 두고 이야기하는 큰 움직임에서도 충분히 보편적이라고 생각한다.”
Q. 영화를 보고나면 나영(노라)의 남편 아서(조 마가로)가 이야기를 꽉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어쩌면 첫 번째 관객 같은 느낌도 든다.
▶셀린 송 감독: “오프닝씬에서부터 보여주는 캐릭터였다. 영화는 나영과 해성의 관계를 줄곧 보여주며 진행하기에 이 사람이 다시 나타날 때 관객들은 ‘오, 노우. 어떡하지?’할 것이다. 아마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영과 존이 침대에서 대사를 나누는 장면이 중요했다. 만약 아서가 빌런이면 이야기가 쉽게 흘러갈 것이다. 나영이 존을 사랑하지 않고, 존이 나영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서로의 사랑이 부족하다면 더 쉬운 이야기가 되겠지만 중요한 것은 아서가 진심으로 나영이를 사랑하는 배우자란 것이다. 캐스팅할 때는 몰랐는데 존 마가로의 와이프가 코리안아메리칸이었다. 왜 그렇게 치열하게 이 역을 원했는지, 배역에 대한 이해가 깊었는지 알겠더라. 한국말을 할 줄 알았다. ‘한국말 잘 할 수 있다. 노력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노력하지 마라. 한국말 하려고 노력을 하는데 실패하는 모습이 더 감동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아서와 해성이 처음 만났을 때 두 사람은 어떻게 인사를 하는가. 아서는 잘 못하는 한국말로 안녕이라고 하고, 해성은 잘 못하는 영어로 안녕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날 밤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있다. 자기가 약한 언어로 상대편의 마음을 열어준다. 언어도 굉장히 중요하다. 아서가 ‘이거 재밌는 이야기인 것 같다’고 할 때, 아서도 글을 쓰는 사람이기에 적어도 관객만큼 똑똑한 사람일 것이다.”
“이 영화는 언제, 어떤 감정으로 보느냐에 따라, 인생을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달리 보일 것이다. 그런 감정은 오픈되어 있고, 5년 뒤에는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 나라에서 이 영화를 상영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양하게 반응한다. 어떤 사람은 연인에게, 와이프에게, 남편에게 함께 있어주어 고맙다고, 같이 늙는 게 기대된다며 고마워했고, 어떤 사람은 이 영화를 보고 헤어져야겠다고 한다. 어떤 싱글은 이 영화를 보고선 멀리 떨어진 그 사람과는 끝난 인연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진짜 운명인 것 같다면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헤어진 연인이 이제 생각나지 않는다면 감정을 이겨냈다고도 한다. 사람마다.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다르게 느끼는 것이다.”
참, 셀린송 감독이 선정한 크라이테리언 컬렉션 베스트10은 다음과 같다. 감독의 취향을 조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양철북(폴커 슐렌도르프), 앙드레와의 저녁식사(루이 말), 천국과 지옥(구로사와 아키라), 피나(빔 벤더스), 순수의 시대(마틴 스코세이지), 배리 린던(스탠리 큐브릭), 셀레브레이션(토마스 빈터버그), 하워즈 엔드(제임스 아이보리), 가까이서 본 기차(이리 멘젤), 'And Everything Is Going Fine'(스티븐 소더버그)
유태오, 그레타 리, 조 마가나가 출연하는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는 내일(6일) 개봉한다. 이 영화는 11일 열리는 제96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오른 상태이다.
[사진=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