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금) 밤 10시 50분, KBS 1TV <추적 60분>에서는 ‘Since 1983 추적의 시간’이 방송된다.
지난 1983년 2월 27일 ‘한국의 할리우드 충무로 영화가’편을 시작으로, 36년간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의 이슈를 추적해온 <추적60분>. 2019년 8월 30일, 1326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마지막 방송은 총 65분간에 걸쳐 <추적60분> 36년간의 발자취를 되짚어 보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1980년대 <추적60분> PD였던 장해랑 前 KBS PD, 2005년부터 약 4년간 책임프로듀서 및 진행을 맡았던 구수환 前 KBS PD를 비롯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주인공 유우성 씨 등을 스튜디오로 초대했다. 그들이 증언하는 지난 36년간의 <추적60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 <추적60분>,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다
무려 36년간 이어져온 <추적60분>의 역사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기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3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당시로선 파격적이라 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어두운 사회 이면을 적나라하게 들춰냈던 <추적60분>. 일부 방송편의 경우 정부의 정책변화를 이끌어낼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83년 ‘긴급점검, 기도원’편 방송 이후 정신질환자 보호시설에 대한 정부의 법제화 노력이 시작됐고, 2006년 ‘과자의 공포’ 시리즈 방송 이후에는 음식물 포장지에 식품첨가물을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하는 식품 표시기준이 전면 시행됐다. 2005년 공공임대 아파트 정책의 허점을 다룬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누가 이들의 집을 빼앗았나’편이 방송된 다음 날엔 故노무현 전 대통령이 담당 부처 관계자들을 질타했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였다.
“<추적60분>이 영향력을 갖게 된 데는 단순한 정보전달의 차원을 넘어서 과학적인 실험과 구체적 대안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前<추적60분> 책임프로듀서 및 MC, 구수환 PD
■ 끊이지 않은 ‘외압’,
<추적60분>은 1984년 ‘대학가의 검은 덫-지하서클’편을 방송하며 민주화 운동을 하는 대학생들을 비판했다. 이는 당시 전두환 정부가 학생운동을 탄압하기 위한 의도로 강요한 방송이었다. 1996년에는 당시 안전기획부에서 제작한 비디오테이프를 그대로 받아 ‘긴급입수-한총련 북에 간 대학생들’편을 방송하기도 했던 <추적60분>. 당시의 막강한 정치권력은 <추적60분>에 끊임없는 외압을 행사하며 언론을 탄압했다. ‘천안함 무엇을 남겼나’,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편의 경우, 갑작스럽게 방송 불가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각종 외압 속에서 <추적60분>이 성역 없는 보도로 각종 비리와 맞서 싸울 수 있었던 힘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 제보자들의 고백
<추적60분>은 마지막 방송을 준비하며 그간 우리에게 제보를 해온 수많은 제보자들 가운데 세 명을 직접 스튜디오로 초대했다. 지난 2007년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故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 그는 ‘삼성’이라는 대기업을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 후,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이가 <추적60분>이었다고 회고한다. 지난 2009년 살인누명을 쓰고 머나먼 타국 온두라스의 감옥에 수감됐었던 한지수 씨와 2013년 국정원의 조작으로 간첩 누명을 썼던 유우성씨 역시 <추적60분>으로 인해 삶이 달라졌다고 증언하는데.
<추적60분> 책임프로듀서이자 진행을 맡고 있는 최지원 PD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동안 세상의 불의에 분노하고, 힘없는 사람을 보며 울었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추적60분>이 있어 우리사회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기를 바란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번 주 ‘Since 1983, 추적의 시간’에서는 <추적60분>의 지난 36년 역사를 되짚어보고, 향후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