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3일 (금) 오후 10시 KBS 1TV <추적60분>에서는 '2024 중독사회 1부 - 젊고 멀쩡해 보이는 알코올 중독자들의 나라'가 방송된다.
우리나라의 술 문화는 주로 단체생활에서 시작됐다. 대학 입학 후 성인으로서의 자유를 즐기며 동기, 선배들과 단합을 다지는 ‘의리주’부터 사회생활의 일환인 회식 자리에서 접하는 부장님의 ‘폭탄주’까지. 이는 성인이 된 MZ 세대로부터 ‘악습, 꼰대 문화’로 낙인찍혀 서서히 비난받다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사라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새로운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형태의 술 많이 마시는 사회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주 <추적 60분>은 ‘젊고 멀쩡해 보이는 알코올 중독자들’을 만나 그들의 실태를 취재했다.
직장에서 인정받는 변호사 민철 씨의 퇴근길. 손엔 막걸리 두 병이 들려있다. 집에 돌아와 아이를 재운 뒤 게임과 함께하는 두 병의 막걸리는 민철 씨의 ‘소확행’(or 소소한 행복)이다. 저녁 메뉴에 따라 맥주가 되기도 하고 간간이 소주를 섞기도 하지만, 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 적은 없다. 그의 건강이 걱정되는 아내가 절주를 권해도 민철 씨는 모르쇠로 일관. 평소 육아와 가사에 성실히 임하는 그가 유일하게 양보하지 않는 것, 술이다. 젊고 멀쩡해 보이는 민철 씨는 애주가일까 아니면 알코올 중독자일까
최근 몇 년간 우리는 음주와 관련한 새로운 현상을 볼 수 있었다. 바로 ‘위스키 오픈런.’ 인기 위스키를 먼저 구매하기 위해 개장 전에 줄을 서있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작년 위스키 수입액은 약 3,400억 원으로 2007년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위스키에 열광하는 이들은 대부분 30대 이하, 퇴근 후 집에서 맛있고 고급스러운 취미를 즐기기 위해 오픈런을 불사한다.
고기능 알코올 중독자, 혼술과 더불어 우리가 주목해야할 새로운 음주 형태가 또 있다. ‘여성 알코올 중독자’ 최근 질병관리청에서 발간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약 10년 전부터 여성의 음주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30대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이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여성을 겨냥한 주류 회사의 광고도 여성 음주자를 늘어나게 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어리고 깨끗한 이미지의 주류 모델을 선정해 과거, 거칠고 만취한 사람들이 마실 것 같던 술의 이미지에서 닮고 싶은 사람이 마시는 술의 이미지로 변화시켜 여성들의 주류 소비량을 늘렸다는 것.
지난 1월 1일, 새해 첫날부터 우리는 소주 가격 인하 소식을 들었다. 정부에서 기준판매비율을 도입해 국내산 증류주에 부과되는 세금을 줄였다. 이에 주류업계도 소비자 부담완화와 물가안정에 동참하겠다며 출고가를 인하했다. 더 싼 가격으로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해야 할까.
언제, 어디서든 술을 사고 마실 수 있는 나라. 술 마시는 것도 능력이라고 평가되는 사회. 언제까지 알코올 문제를 개인 탓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추적60분 1356회 <2024 중독사회 1부 - 젊고 멀쩡해 보이는 알코올 중독자들의 나라> 편은 2월 23일 금요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한다.
[사진=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