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걸그룹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소녀시대는 지난 2007년 여름 공식 데뷔했다. 소녀시대의 키 큰 미녀 윤아(임윤아)는 걸그룹 데뷔 직전 MBC 주말드라마 <9회말 투아웃>에서 작은 역할을 맡아 연기자로 먼저 인사했다. 그리고 2019년. 윤아가 가요무대가 아닌 커다란 스크린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발휘한다. 재작년 780만 관객을 동원한 <공조>에 이어 31일 개봉하는 영화 <엑시트>를 통해서이다. 이번에는 조정석과 함께 투톱으로 스크린을 완전 장악한다. 시사회 반응도 화끈했다. 개봉을 앞두고 임윤아를 만나, 소녀시대로 세월을 훌쩍 건너뛴 소감을 들어보았다.
영화 <엑시트>는 도심 한가운에서 발생한 가스‘누출’테러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사람들이 안전한 곳을 찾아 탈출하는 액션물이다. 준비 전혀 안된 시민들을 도와 신속,정확,안전하게 탈출을 이끄는 인물이 의주(임윤아)와 용남(조정석)이다. 둘은 안전관리요원은 아니다. 대학 다닐 때 등산반 동아리 선후배 사이였다. 유독가스 전파가 빠른지, 임윤아의 달리기가 빠른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윤아가 뛴다
“의주는 매사에 능동적인 캐릭터이다. 빠른 판단력으로 상황을 잘 대처한다. 나와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다.”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이야기한다.
“영화는 2년 전에 <공조>에 처음 출연했다. 영화를 늦게, 적게 한 이유는 특별히 없다. 예전부터 드라마나 영화대본을 많이 봤는데 저한테 어울리는 작품을 기다린 것이다. 타이밍에 딱 맞게, 자연스럽게 늦어진 것 같다.”
- 드라마에서는 청순가련형 캐릭터인데 영화는 두 편 다 활달하다
“일부러 그런 선택을 한 것은 아닌데. 유독 밝은 대본들이 많이 들어온 것 같다. <공조>이후는 더 많아진 것 같다.
-조정석과 함께 도심 클라이밍을 펼친다. 준비과정은 어땠나
“영화 촬영 두세 달 전부터 정석 오빠랑 같이 클라이밍을 배웠다. 액션스쿨에서 건물 오르는 방법과 촬영에 필요한 신들을 연습했다. 대본을 읽자마자 운동을 시작했다.”
- 영화에서 많이 뛴다
“촬영 내내 뛰고, 구르고. 체력전의 연속이었다. 찍을 때 제일 힘들었던 것은 달리는 것이었다. 와이어액션 장면은 불편하고 힘들긴 하지만 재밌었다.”
- 코믹 연기가 대단하다. 조정석에게 전수받은 것이 있나
“<공조>때도 그러했지만 특별히 코미디 연기를 한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평소 나의 모습도 있기는 하겠지만 이렇게까지 코믹하지는 않다. 정석 오빠랑은 둘 다 힘드니 힘내자는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아이디어 내고 상의를 많이 했다.”
- ‘소녀시대’ 멤버로 오랫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드라마에서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소녀시대’와 연기자 데뷔를 거의 동시에 했지만. 사실 활동한 것은 가수가 훨씬 많다. 연기도 12년차라고 말하지만 어색하다. 그래서 더 많이 보여드릴 것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영화도 이제 신인이다.”
- 연기를 계속 하면서 고민한 것이 있다면
“드라마 ‘THE K2’ 찍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그 작품은 이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어두운 느낌이 들었다. 내가 출연한 작품이 크게 성공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작품을 하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성장할 수 있는 게 뭔지, 시간이 지나도 남아 있을게 뭔지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더 열심히 작품에 임한다.”
소녀시대 윤아가 벌써 서른이다
“그렇다. 작년에는 힘들었다. 정말 힘들다는 스물아홉,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잘 해야지, 잘해야지’ 하는 생각을 항상 했었는데 이젠 여유도 생기는 것 같다. 어떻게 항상 잘 할 수만 있겠나. 못할 때도 있지. 그렇게 여유로워진 것 같다.”
윤아에게 소녀시대란?
“제가 18살에 데뷔했으니, 제 20대 전부를 소녀시대와 함께 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그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 더 여유롭고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고, 많은 추억이 있다. 좋은 시기를 보낸 것 같다. 그 동안 드라마를 하며 가수로 활동하며 너무 바쁘게 보내서 저를 돌아볼 시기가 없었다. 이제 저를 돌아볼 시간이 생겼다. 같이 활동하고 있는 동료들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 진다.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고 그러니까. 서로 응원한다. 같은 일을 하니 좋은 점이 많다.”
- <엑시트>를 통해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매 작품을 할 때마다 그 작품에 내가 잘 어우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엑시트>에, 의주 캐릭터에 내가 잘 녹아들었으면 한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잘 되면 좋은데 그게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다. 예전에 드라마 <너는 내 운명>(KBS,2007)에서 새벽이 연기를 할 때 거의 40% 넘게 시청률이 나왔었다. 많이 나온다고 생각했지만 체감은 못했다. 나중에 그런 수치를 보면 ‘와 정말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영화도 그렇다. 어느 정도가 많은 것인지 아직 감이 안 온다. 몇 작품을 더 하면 알게 되겠지.”
옆에서 영화사관계자가 <엑시트>의 손익분기점은 350만 명이라고 말해 준다.
-<공조>와 <엑시트>를 비교하자면?
“엑시트 시사회 때 같이 본 스태프들이 그러더라. <공조>의 민영이 취직해서 의주가 된 것 같다고. 순수하고 책임감이 있어 보인다.
- 인기 걸그룹 멤버로 20대 청춘을 다 보냈다. 영화에서는 ‘산악부’ 동아리 활동을 했다. 특별한 캠퍼스의 추억이나, 동아리의 즐거움이 있는지.
“사실, 학교에서 밥을 먹어도 주목을 받았다. 저희과 학생들은 그러지 않았는데. 그래도 그 친구들과 수업하며 캠퍼스의 추억이 많이 생겼다. 동아리 활동을 하지 못한 게 많이 아쉽다. 중고등학교 때 방송반하며 마이크로 곡 소개하면 재밌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대학시절 등산 동아리 선후배였던 임윤아와 조정석은 캠퍼스를 나와 험난한 사회에서, 유독가스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350만 명이 지켜볼 수 있을까. 내일(31일) 개봉한다. (KBS미디어 박재환)
[사진=SM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