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주진숙)은 12일부터 10월 13일까지 영상자료원 내 한국영화박물관에서 기획전시 ‘나쁜 여자, 이상한 여자, 죽이는 여자 : 여성 캐릭터로 보는 한국영화 100년展’을 개최한다.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하고자 준비된 이번 전시는, 한국영화에 등장한 주목할 만한 여성 캐릭터들, 특히 자신의 의지와 욕망에 충실하고, 경계를 넘고 위반하며, 사회의 위선과 억압에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해 소위 ‘나쁜 여자’, ‘이상한 여자’로 불리웠던 여성 캐릭터들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영화 속 여성 캐릭터들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기 위하여 불온한 섹슈얼리티, 위반의 퀴어, 초-능력, 비인간 여자, 법 밖에 선 여성, 엄마의 역습이라는 여섯 가지 주제를 선정, 감각적인 영상과 함께 주요 캐릭터들을 소개한다.
한국영화에서 여성 섹슈얼리티를 다루는 서사의 원형을 제시한 <미몽>(양주남, 1936)의 애순(문예봉), 팜므파탈의 대명사 <지옥화>(신상옥, 1958)의 소냐(최은희), 맹목적 본능을 표출한 <충녀>(김기영, 1972)의 명자(윤여정) 등 익히 알려진 매혹의 여성 캐릭터들은 물론, <홍콩에서 온 마담장>(신경균, 1970)의 미령(정혜선), <유정검화>(권영순, 1970)의 여검객(홍세미) 등 새롭게 주목할 만한 캐릭터도 발굴, 소개한다.
또한 자신의 능력과 힘을 스스로 통제하고 거침없는 액션의 쾌감을 선사하는 <마녀>(박훈정, 2018)의 구자윤(김다미), 자신의 욕망과 정체성을 더 이상 변명하지 않고 험담과 음모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아가씨>(박찬욱, 2016)의 히데코(김민희)와 숙희(김태리), <도희야>(정주리, 2013)의 영남(배두나), 모성의 이데올로기를 도전하고 극복하는 <마더>(봉준호, 2009)의 엄마(김혜자), <비밀은 없다>(이경미, 2015)의 연홍(손예진) 등 새로운 시선으로 다채로운 여성 캐릭터를 해석, 소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영화와 미디어아트의 접목을 시도한 첫 전시로, 영화 속 여성 캐릭터들의 매혹적인 이미지가 미디어아트와 만나 더 큰 감동과 여운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시에 반영된 13편의 영화 상영과 함께, <비밀은 없다> 이경미 감독, <박쥐>(박찬욱, 2009) 정서경 작가 등이 참여하는 영화인 토크, 큐레이터 전시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 악녀(2017, 정병길)의 김옥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