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주명이 제대로 꽃폈다.
이주명은 지난 31일 종영한 ENA 수목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연출 김진우, 극본 원유정, 이하 '모래꽃')에서 오두식과 오유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열연을 펼치며 서스펜스가 더해진 청춘 성장 로맨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주명은 첫 등장부터 두식 아닌 두식 같은 모습으로 극에 흥미를 돋웠다. 유경이 두식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이주명은 1인 2역에 맞먹는 캐릭터 변주로 재미를 한껏 끌어올렸다.
정체가 밝혀지고 난 후에도 이주명은 "니 자꾸 구라깔래" "아나떡이다" "쪼대로 살아"처럼 맛깔나는 사투리와 걸핏하면 백두(장동윤 분)의 이마를 때리는 등 단숨에 골목대장 두식이가 됐다가도, 사건을 마주할 땐 냉철한 눈빛과 아우라를 지닌 잠입 경찰로 돌변해 두식과 유경 각각의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여기에 이주명은 유경이 지난날 거산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떠올릴 때 절제된 감정 연기로 묵직함을 더하는 등 매회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이주명은 '모래꽃'을 통해 '이주명=청춘'이라는 공식을 한 번 더 입증했다. 이주명은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전교 1등이자 반장 지승완 역을 맡아 시대에게 꿈을 빼앗긴 청춘의 표상이 되어 캐릭터의 방황과 성장을 섬세하게 그려내 큰 호평을 얻은 바 있다.
모래판 위 뜨거운 청춘들의 이야기인 '모래꽃' 속 이주명은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고 사랑까지 쟁취한 청춘, 유경의 성장기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응원을 얻었다. 이주명의 말간 얼굴과 강단이 느껴지는 눈빛, 진정성 넘치는 연기는 청춘물과 찰떡 케미를 발산했다.
이주명은 유경과 백두의 풋풋한 로맨스 또한 완벽하게 그려냈다. 백두의 무해한 직진 고백 공격에 자신도 몰랐던 백두를 향한 마음을 서서히 드러내게 된 유경. 자신을 30년은 좋아했다는 백두의 말에 몸서리를 치면서도, 이내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은 풋풋한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다.
이주명은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드라마의 제목처럼 거산의 모래알에는 어떤 꽃이 필지 기대하며 임했던 작품"이라며 "제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 그대로, 시청자분들께서도 따스하고 유쾌하게 봐주셨길 바란다. 마지막까지 사랑해주시고 시청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여러분들의 마음 속에도 만개하는 꽃들과 행복하게 웃을 일들만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바라겠다"고 애정어린 종영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