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이 돌아왔다. 워낙 많은 영화에 출연했고, 그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되고 있으니 마동석 영화가 새로 개봉되었다는 것은 뉴스가 아닐지 모른다. 그런데, 마동석 영화가 깐느에 진출했다는 것은 확실히 뉴스감이다. 마동석이 마블영화에 출연한다는 것보다 더 큰 뉴스인지도 모르겠다. 15일 개봉한 영화 <악인전>은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다. 마동석은 이번 주 출국하여 나비넥타이를 매고 레드카펫에서 ‘덩치’를 전 세계 영화팬에게 자랑할 예정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지난 주 진행된 인터뷰에서 만난 마동석은 ‘Think Positively’라고 쓰인 셔츠를 입고 있었다.
- 영화는 어땠나?
“시나리오가 좋았다. 내가 맡은 장동수는 굉장히 악랄한, 폭력적인 캐릭터다. 극단까지 가는 악당이 나와 연쇄살인마를 응징할 때 묘하게 응원하게 되더라. 그런 부분이 재밌었던 것 같다. 폭력을 최대한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여태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어떤 장면?
“펀칭백(샌드백) 안에 (삑삑~)” 장면과 이를 뽑는 장면“
- 아! 이야기 나온 김에. 그렇게 폭력적인 악당인데, 영화 중간에 정류소에서 비 맞고 있는 여학생에게 우산 건네주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은 ‘마블리’랑은 상관없다. 장동수는 자기사람(조폭)과 있을 때와 일반인과 있을 때 조금 다르다. 일반 사람들을 괴롭히거나 못된 짓을 하지는 않는다. 교통사고 장면에서도 ‘K’를 그냥 보내주려고 한다. 그게 다 감독님의 의도이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
- 칸에 진출한 소감을 안 물어볼 수 없는데.
“영광스럽죠. 좋아하는 봉준호 감독님도 가시고. <부산행>때 못 가서 너무 많이 아쉽지는 않았어요.”(웃음) “그런 행사에 참석해서 슈트 입고 있는 게 불편하다. 그냥 관객들하고 소통하고, 많이 보여주는 게 최고의 즐거움이다. 영화제는 두 번째 기쁨인 것 같다.”
- 마동석 배우도 시나리오를 쓰는가.
“시놉을 쓴다. 독수리 타법으로. 글을 잘 못 쓰지만” (마 배우는 인터뷰를 하면 액션을 취한다. 이날 가장 마블리한 모습이었다!)
“액션 연기를 수십 번 해봤지만 보완해보고 싶은 게 항상 있다. 다른 컨셉트의 액션도 생기고. 액션을 부수적이라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다. 내가 언제까지 이런 액션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드라마가 바뀌어야 액션하는 내가 다르게 보일 것이다. 리얼한 톤의 영화를 할 때는 최대한 그렇게 보여주려고 한다. 이번 영화에서 내리는 비속에서 둘이 부딪치는 장면을 보면, 칼을 뜯어내는 식의 연기를 한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 마동석은 러블리한 근육맨 액션배우로 각인되었지만, 프로듀서로 영리한 기획을 곧잘 하고 있다.
“연기를 하면서 기획을 같이 한다. 작가와 함께 시나리오를 만들면서 인물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작품 속 세계관을 세우는 것이 내게 큰 도움이 된다. 액션 연기를 하면서 굉장히 소비되고 마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채워 넣는 것이 프로듀서 같다. 계속 해나갈 것이다.“
- ‘샌드백’ 이야기를 좀 더 해 주시면
“원래 다른 장면부터 등장한다. 캐릭터가 가진 잔혹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긴장감 있게, 효과적으로 보여주어 빨리 그 인물에 이입할 수 있게.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은 나도 싫어하고, 감독님도 싫어하신다. 저의 의견을 감독님이 좋아하셨다. 감독님은 소설도 쓰신 분이다. 아이디어가 많으시다.”
마동석에게 힘든 액션 = 뛰는 것
- 액션 촬영이 많다.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인가.
“무릎이 안 좋다. 전력질주 할 때와 계단 내려가는 것 찍기 힘들다. 대역을 쓸 수밖에. 근데 올라가는 장면은 괜찮다. 대역이 많이 도와 주신거죠.”
“저랑 영화 작업을 여러 번 한 대역이 있다. 80킬로 나가는 친구가 있는데 100킬로 늘려 대역을 하고 있다. 액션장면 찍는 날 중간에 밥을 먹으면 힘들다. 김무열 같이 갑자기 살을 찌우면 금세 빠진다. 촬영 내내 유지하려면 힘들었을 것이다.”
마동석의 애드립
- “얼굴 보면 모르겠니”라는 대사가 웃겼다. 애드립인가.
“애드립처럼 들리지만 시나리오에 다 있는 것이다. 전 연기를 잘 못하지만 추구하는 건 리얼이다. 실제에 가깝게 하려고 한다. ‘아트박스’나 ‘진실의 방’은.. 내가 한 것이 맞다. 근데 이번 작품에서는 시나리오에 다 있었다.”
그러면서 이원태 감독의 시나리오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사실 감독님 대사가 어려웠다. ‘라이브’하지 않게 들렸다. 대사가 마치 책에 나오는 것 같은 게 많았다. 감독님은 꼭 그렇게 해달라고 그러셨다. 어쨌든 즐겁게 찍었다.”
김무열과의 연기 합은
“제가 먼저 캐스팅되고 나서, 김무열 배우 이야기할 때 너무 좋았다. 원래 친분은 없었다. 주위에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친한 친구들이 무열이 후배라서.”
‘김무열과는 오래 전 작품을 함께 한 적이 있다. 옴니버스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에서 류승범이 주연을 맡았던 ’멋진 신세계‘ 편에서이다. 마동석은 ’놀랍게도‘ 교복 입은 불량고등학생 역으로 출연한다. 좀비에 감염된 그가 도심지를 방황하다 막아서는 전경을 덮친다. 그 중에 김무열이 있다.
“그 당시 특수효과란 게 좀비 눈에 불투명 렌즈를 끼우는 거다. 그렇게 하면 앞이 잘 안 보인다. 앞에 친구가 무열이인 줄 몰랐다.” '
- 악역을 많이 했나, 형사를 많이 했나
“악역을 많이 했다. <감기>에서도 했고. 영화를 7-80편하고 드라마까지 합쳐. 형사나 갱스터 역할은 편수에 비해 많지는 않다. 최근 들어 주연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동석은 작년의 경우 천만 영화 <신과함께-인과연>(8월)을 비롯하여 ‘성난 황소’, 동네사람들, 원더풀 고스트, 챔피언 등 다섯 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우연찮게 개봉이 미뤄졌던 영화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다작 배우 인상을 준다. 마동석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내가 하는 연기를 두고 늘 똑같다는 사람도 있고, 조금 변주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난, 내가 맡은 영화에서 필요한 만큼, 감독이 필요한 연기를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제의 마동석보다 조금 더 진화한 마동석을 연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악인전, 할리우드 리메이크
이원태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악인전>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될 예정이다. 마동석은 할리우드판에서 연기와 함께 프로듀서로 참여할 예정이다.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할 때는 각색 작업이 필요하다. 그쪽이 원하는 컨셉트가 더 있을 것이다. 직접 만나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소통은 에이전트가 하고 있다.”
아시아 액션 스타의 할리우드 진출이라면 이소룡-성룡 말고도 몇 있었다. 예전에 양자경(와호장룡)이나 장쯔이가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나서, 그들에게 주어지는 배역이 한정되어있다고 불만 아닌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다. 마동석의 자세는?
“그 동안 할리우드에서 출연 제의는 있었는데 타이밍이 안 맞았다. 아시아 배우들의 한계점이란 것은 확실히 있다. 저는 형사 액션물을 꼭 해보 싶었다. 나이 들어 액션하기 힘들어지기 전에. 제안이 안 와서 내가 직접 하지하고 만든 게 <범죄도시>이다. 앞으로 그러고 싶다. 미국과 코워크해서, 한국배우도 출연하고. 한국영화도 미국에 배급하고 싶다. ‘와호장룡’처럼 한국영화가 미국에서 개봉되고 박스오피스 오르면 얼마나 좋을까.”
-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물 <이터너스> 출연 이야기는?
“마블에 대해서는 (진행상황을) 잘 모른다. 나도 뭐 좀 해 줬으면 좋겠다.”
- 지금 심정은
“무엇보다 영화 <악인전>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칸 가는 것 보다는 이 영화가 잘 되었으면 하는 긴장이 더 크다”
자신의 영화 흥행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야구를 보면 안타 하나 못 치는 날도 있고. 만루 홈런 날리는 날도 있다. 안주하지 말고. 발전하는 배우가 되려고 노력한다.”
마지막으로 마동석에게 제일 무서운 게 무엇인지 물어봤다. ‘먼지’란다.
“먼지를 너무 많이 마신다. 야외에서 액션을 펼쳐야 하는 배우에겐 그게 너무 싫다. 촬영 다음날 목이 붓는다. 편도, 기관지. 약을 먹어야한다. 그게 제일 무섭다.”
지난 15일 개봉된 <악인전>은 어제(18일)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마동석 배우는 이원태 감독, 김무열, 김성규 배우와 함께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한다. 22일 밤 10시 30분(현지시각) 미드나잇 스크리닝 레드카펫 과 공식상영에 참석하고 다음날 공식 포토콜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KBS미디어 박재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