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신보 ‘마더’로 돌아왔다. 이번 신보는 2015년 ‘그.리.다’ 발표 이후 4년 만에 발매한 앨범으로 새로 녹음한 신곡 7곡 등 모두 13곡이 담겼다. 새 앨범 ‘마더’와 함께 전국 투어를 준비 중인 조수미가 23일 오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수미와 함께 콘서트 무대에 서는 이탈리아 기타리스트 페데리코 파치오티도 함께 했다. 

조수미는 오래 준비한 이번 앨범 타이틀 ‘마더’에 대해 “우리 어머니, 그리고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한 노래를 담았다. 어머니처럼 따뜻하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듯한 느낌을 표현했다.”며 “클래식에만 치중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사랑을 잘 묘사한 곡이면 장르 상관없이 앨범에 넣었다. 서양악기와 우리 악기가 조합된 곡도 있고, 여러 나라의 민요도 있다. 또한 우리 어머니께서 개인적으로 좋아하시는 곡들도 있고. 어떤 앨범보다 많은 분께 사랑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수미는 ‘어머니’를 위한 송가로 가득한 이번 앨범을 만든 개인적인 이유도 밝혔다.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저는 파리에서 공연을 진행 중이었다. 어머니께서는 내가 장례식에 오는 것보다 예정대로 공연을 하길 원하셨다. 그날의 실황이 담긴 영상은 ‘For my father’로 남게 됐다. 모든 게 너무나 운명처럼 모든 것이 그 콘서트를 함께하지 못한 아버님을 위한 것처럼 되었다.”며 “시간이 많이 흘러 어머니를 위해 무언가 기억에 남는 것을 드리고 싶었다. 이제 어머니도 많이 늙으셨고 치매로 저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런 어머니를 위한 음반을 만들고 싶었다.”

조수미는 이번 앨범에 장르에 상관없이 어머니 품처럼 따뜻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담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폴란드, 스코틀랜드 민요도 있다. 또 엄마의 품이란 조국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서 3.1절 100주년을 위한 노래 ‘I’m Korean’도 있다. 제가 비록 엄마가 되지 못했지만 저는 항상 엄마같이 큰 사랑을 품고 산다고 생각한다. 그 사랑을 담아서 내 주위에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베풀 수 있는 사랑을 담고자 했다.”

한국을 너무나 사랑하는 소프라노로 유명한 조수미에게 북한 공연 계획을 물어봤다. 

“저는 한국이 낳은 예술가이기도 하지만 유네스코 평화예술인이기도 하다. 저에겐 상징적인 임무이다. 그래서 한국의 평화가 세계의 평화라고 굳게 믿는다. 정치인들이 갈 수 없는 곳에 예술가는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야 언제든지 갈 수 있으면 좋겠다. 하루 빨리 모든 것을 잊고 같이 음악으로만 교감할 수 있는 무대가 생기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조수미는 음악에 바친 삶과, 어머니에 대한 회한을 숨기지 않았다. “그때는 노래를 음악을 연습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다. 음악에 대한 어머니의 열정도 참기 힘들 때가 있었다.”며 “어느 날 설거지하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미워하고 원망도 많이 했지만 어느 날 초라해진 뒷모습. 8시간동안 피아노 연습하라고 무도 안 열어주시던 그 어머니의 초라해진 뒷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며 어머니에 대한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다. 

'마더'를 발표한 조수미는 전국투어를 진행한다. 조수미의 콘서트 '마더 디어'는 지난 21일 용인을 시작으로 강릉, 대구, 창원, 제주, 부산, 여수에 이어 오는 5월 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한국 공연이 끝나면, 쉴 틈도 없이 해외일정이 꽉 짜여 있다. 

“최근 아부다비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 행사에서 발달장애자 아티스트와 공연을 가졌었다. 이어 이태리에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초대받았었고. 한국에서의 투어가 끝나면, 런던 위그몰 홀에서 독창회가 있다. 그리고, 오사카, 카자흐스탄, 모차르트의 잘츠부르크. 레오나르도 다빈치 서거 500주년 공연도 잡혀있고, 노르웨이에도 가야한다. 여왕이 만드신 국제대회 심사를 하게 되었다. 한국 참가자에게 직접적으로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토닥거리고 용기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KBS미디어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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