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를 거쳐 <옥자>에 이어 2년 만에 신작을 내놓는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은 내달 4일 막을 올리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영화 <기생충>의 제작 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 배우들이 참석했다.
'기생충'은 온 가족이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과외 면접을 위해 글로벌 IT기업의 CEO인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봉준호 감독은 “일단 영화에 '기생충'이 나오지 않는다. 이 배우들 몸에 기생충이 있는 내용은 아니다"라며 "이들은 아주 위생적으로 완벽한 캐릭터다"라며, “'님의 침묵' 배울 때 ‘님’은 뭘까라는 생각을 한 것처럼 '기생충'의 뜻이 뭘까라고 추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봉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이 이야기를 생각한 것은 2013년 겨울인 것 같다. 두 가족의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너무도 다른 환경의 두 가족이 마주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했다. 처음 제작사와 이야기할 때는 ‘데칼코마니’라는 제목이었다. 완전히 같은데, 한 가족은 가난하고 한 가족은 부유하다면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영화이다.“
봉 감독은 <옥자>에 이어 <기생충>으로 칸 경쟁부문에 직행했다. 경쟁부문 말고도 ‘괴물’이 감독주간, ‘도쿄!’(2008)와 ‘마더’가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었다. 봉 감독은 "영광스럽고, 떨리기도 한다. 언제가든 설레고 긴장된다. 가장 뜨겁고 열기가 넘치는 곳에서 신작을 공개하고, 고생해서 찍은 영화를 처음 선보이게 돼 기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마, 외국 분들이 이 영화를 100%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워낙 한국적인 영화이다. 한국관객들이 봐야 뼛속까지 이해할 수 있는 디테일들이 포진돼 있다.”고 덧붙였다.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에 이어 네 번째 봉 감독 작품에 출연하는 송강호는 “'기생충'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살인의 추억'을 받았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괴물'과 '설국열차'가 장르적인 재미가 있었다면 이 작품은 '살인의 추억' 16년 이후 봉준호 감독의 진화이자, 한국영화의 진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테일하고, 통찰력 넘치는, 구성이 뛰어나다. 역시나 봉준호 감독이다"라고 전했다.
송강호는 ‘괴물’, ‘밀양’(2007),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박쥐’(2009)에 이어 이번 영화로 다섯 번째 칸 참석이다. 송강호는 “운이 좋았다”며 “경쟁부문 초청작은 두 편 다 상을 받았었다.”고 덧붙였다. (전도연 여우주연상(밀양), 박찬욱감독 심사위원상(박쥐))
'부산행'과 '옥자'에 이어 세 번째로 칸에 가게 된 최우식은 “앞선 두 영화에서는 작은 역할이었다. 이번에는 더 큰 역할로 가니까 더 긴장 된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선균은 "저는 최우식씨에 비해 역할은 작다"라며, "봉준호 감독의 출연 제안이 믿기지 않았다. 마치 대학교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작품을 하기로 하고 봉 감독에 감사인사를 많이 했다. 그런데 대본을 봤는데 생각보다 분량이 적었다"고 말해 웃음이 일었다.
장혜진은 아내 충숙을 연기한다. 봉준호 감독은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에 출연한 장혜진 배우를 보고 캐스팅했다고. “감독님이 살을 좀 많이 찌우라고 하셨다. 살은 쪘지만 날렵한 역할이라 힘들었다.”며 “백수인 남편을 구박하지만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이 넘치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다"라고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장혜진은 극중에서 특이하게도 ‘해머던지기 메달리스트 출신’이란다.
봉준호 감독은 "항상 최근작이 최고작이기를 바란다.“며 ”이 영화의 칸 수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영화를 배울 때부터 보던 쟁쟁한 감독님들 틈바구니 낀 것만으로 영광이다"고 밝혔다.
제 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기생충>은 5월 말 개봉될 예정이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