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금) 밤 10시 50분, KBS 1TV <추적 60분>에서는 ‘훈육인가 폭행인가 - 장애인 시설 인권 실태’가 방송된다.
최근 한 장애인 시설에서 생활재활교사가 지적장애인들에게 폭행을 지시하고 이를 촬영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물리적 정서적 학대가 문제가 된 건 하루 이틀 된 문제는 아니다. 그런데, 장애인에게 욕설과 조롱을 일삼거나, 폭행을 가하는 등의 ‘학대’를 일삼는 이들의 상당수가, 장애인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가진 ‘교사’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 2018년 1월부터 9월까지, 10개월 간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접수된 학대 신고는 2,833건. 월 평균 무려 300여 건이 넘는 학대 신고가 이뤄지는 셈이다. 과연, 우리 사회가 장애인들을 보호할 울타리를 마련할 수는 없는 것일까.
■ 누가 폭력을 은폐하고 있나
서울의 한 장애인 특수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둔 선이(가명)씨. 어느 날부턴가 아들이 잠을 못자고, 사람들만 보면 주눅이 드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선이 씨는 지적장애 1급인 아들이 학교 내에서 심각한 폭행을 당해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하는데. 충격적인 건,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장애학생 지원을 위해 학교에 배치된 사회복무요원들이었다는 점이다. <추적60분>은 한 공익제보자를 통해 실제 사회복무요원들에 의해 책상 밑과 캐비닛에 감금당하고, 화장실에서 폭행당하는 장애 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회복무요원들의 폭행을 목격한 이후 이미 두 차례나 학교 측에 문제제기를 했다는 공익제보자. 이 후 학교 측이 대책 마련은 하지 않고,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고 주장하는데.
■ ‘훈육인가 폭행인가’
지난 해 10월, 한 장애인 특수학교에서 장애학생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담임교사 이 씨. 그녀는 장애학생에게 의자를 던지는 등 석 달간 10여 차례에 걸쳐 폭행을 가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실제 CCTV 화면을 분석해 본 결과, 해당 장애학생에게 직접 폭행을 가한 이 씨 외에 장애학생의 팔다리를 붙잡는 등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교사만 12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사건 조사 이후, 검찰이 12명의 교사 중 8명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특수학교의 특수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장애학생의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뤄진 행위’라는 학교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던 것.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장이 장애인 시설의 특수성을 악용해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일 뿐이라 반박하고 나섰다.
이번 주 <추적60분>에서는 장애인 시설 내에서 자행되는 폭행 사건들을 통해 장애인 인권 실태를 집중 점검해보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대책을 고민해본다. (KBS미디어 박재환)